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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느렸지만 강력한 존재감 드러내는 독일

송고시간2022-05-0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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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맞서 독일이 유럽의 강국으로서 존재감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개전 초기 러시아에 대한 높은 에너지 의존도 탓에 서방 전선의 '약한 고리'로 여겨졌던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화기 지원과 러시아 에너지 제재에 적극 나서는 움직임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2차대전 종전 기념일인 8일(현지시간) 대국민 TV 연설에서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중화기를 계속 공급할 것이다.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은 역사적인 책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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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가스 의존 높아 '약한 고리' 비판…에너지 제재에도 전향적 변화

대러시아 외교전, 피란민 수용에도 적극 나서

독일 연방군의 자주포2000
독일 연방군의 자주포2000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송병승 기자 =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맞서 독일이 유럽의 강국으로서 존재감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개전 초기 러시아에 대한 높은 에너지 의존도 탓에 서방 전선의 '약한 고리'로 여겨졌던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화기 지원과 러시아 에너지 제재에 적극 나서는 움직임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2차대전 종전 기념일인 8일(현지시간) 대국민 TV 연설에서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중화기를 계속 공급할 것이다.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은 역사적인 책무"라고 말했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인도주의적, 재정·군사적으로 계속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부터 살상 무기 지원을 꺼리던 독일이 방어용 무기를 보낸 데 데 이어 장갑차, 탱크 등 중화기 지원도 서슴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독일은 우크라이나에서 인도주의적 참사가 계속되고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태세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이 군사 지원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하고 아울러 독일 야당도 중화기를 지원할 것을 요구하는 등 국내외의 압박이 증가한 것도 이런 입장 변화의 배경으로 보인다.

독일은 이번 전쟁을 맞아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처음으로 분쟁지역에 살상 무기를 보내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우크라이나에 다량의 무기를 제공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달 21일까지 독일에서 우크라이나에 도착한 무기는 지대공미사일 2천500기, 대전차 로켓포 900대와 탄약 3천발, 기관총 100정, 대벙커로켓포 15대와 로켓 50대, 수류탄 10만발, 박격포탄 2천발, 폭약 5천300개, 기관총 등 화기용 탄약 1천600만발 등이다.

나토군 훈련에 동원된 게파르트 장갑대공포
나토군 훈련에 동원된 게파르트 장갑대공포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독일 정부는 지난달 26일 그동안 거부했던 중화기 제공을 처음으로 허용했다.

독일 KMW(크라우스-마페이 베그만)사의 '게파르트 장갑대공포' 50대를 우크라이나에 직접 수출할 수 있도록 승인한 것이다.

KMW는 이 밖에 장갑유탄포 100대도 우크라이나에 수출할 예정이다. 독일 군수업체 라인메탈이 우크라이나에 '마르더 장갑차' 100대를 공급하는 방안도 곧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정부는 또 '자주포2000' 7대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 기종은 155mm 주포로 사거리가 40㎞ 이상이다. 독일 육군이 보유한 무기로, 화력을 집중하면 축구장 1개 면적을 파괴할 수 있을 만큼 위력적이다.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20억 유로(약 2조 7천억원)로 늘리기로 했다.

또한 지원한 무기체계를 가동을 위해 우크라이나군을 교육 훈련할 계획이다.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제재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독일이 에너지 부문에 대한 제재에서도 과감한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다.

EU는 이미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고 원유 수입 중단도 준비 중이지만 그간 가스 수입 중단은 독일의 망설임으로 논의가 진전하지 못했다.

독일의 석유정제 시설
독일의 석유정제 시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이제 독일이 EU의 러시아 에너지 제재에 전향적인 태도로 바뀌고 있다.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은 1일 독일은 EU의 대러시아 제재 6차 패키지를 통해 회원국이 모두 함께 러시아산 석유 금수조치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어복 장관은 "대러시아 제재를 통해 우리는 향후 수년간 러시아가 다른 지역으로 군사행동을 확장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라며 "러시아는 이번 침공 전쟁과 서방의 제재에 너무 피해가 커서 정상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그는 "독일이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힌다"며 "우리는 러시아 석유 수입을 여름에 반으로 줄이고 연말에는 중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스도 유럽 차원의 공동 로드맵에 따라 같은 경로를 따를 것"이라며 "EU의 완전한 수입 중단은 우리 모두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숄츠 총리도 독일의 '약점'인 러시아에 대한 석유와 가스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독일은 최근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와 에너지 협정을 체결하는 등 러시아 의존을 줄이려는 노력에 착수했다.

독일은 러시아에 대항하는 외교전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두둔하는 인도가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도록 설득하는 모습을 보였다.

숄츠 총리는 2일 독일을 찾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2030년까지 인도의 청정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 100억 유로(약 13조3천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주요 7개국(G7) 의장국인 독일은 6월 독일 바이에른주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인도를 초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은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폴란드나 루마니아로 탈출한 우크라이나 난민 중 상당수가 다시 서유럽 국가로 이동을 시도하는 가운데 독일이 최종 정착지로 가장 선호되고 있다.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독일로 들어온 우크라이나 난민은 6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프랑스(5만1천명), 이탈리아(10만명), 스페인(13만5천명), 영국(2만7천명)이 받아들인 우크라이나 난민을 합친 것보다 많다.

독일에 도착한 우크라이나 난민은 망명 신청을 할 필요도 없이 최장 3년간의 거주 허가를 얻을 수 있다.

독일 정부는 이들에게 기초생활 수급제도를 적용받는 수준의 생활을 보장하고 독일 노동시장에 편입돼 적당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을 위해 20억 유로를 투입할 계획이다.

songb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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