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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서부거점 르비우에서] "한국에도 참상 전해달라"

송고시간2022-05-07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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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는 한국 언론 중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총참모부와 대한민국 외교부의 허가를 받아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서부 최대 거점인 르비우주에 첫발을 디뎠다.

폴란드 국경과 접한 르비우는 우크라이나를 빠져나가려는 난민이 가장 많이 집결한 곳이자, 서방이 지원한 인도적 구호품은 물론 무기와 탄약 등 군수 물자가 반입되는 최대 보급기지다.

르비우는 러시아 국경과 먼 우크라이나 서쪽 도시지만 러시아의 장거리 미사일 공격이 집중되는 교전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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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서부 핵심 지역 르비우 국내언론 첫 취재

우크라이나 군 전시 프레스카드엔 "생명 책임지지 않는다" 경고

폴란드로 향하는 우크라이나 피란민들
폴란드로 향하는 우크라이나 피란민들

(르비우[우크라이나]=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7일(현지시간) 오전 우크라이나 르비우 셰게니 국경검문소에서 피란민들이 폴란드로 가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22.5.7 hwayoung7@yna.co.kr

(르비우[우크라이나]=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우크라이나군은 교전 지역에서 당신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군 총참모부는 이메일을 통해 발급한 전시 프레스 카드와 함께 이런 경고 문구를 보냈다.

연합뉴스는 한국 언론 중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총참모부와 대한민국 외교부의 허가를 받아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서부 최대 거점인 르비우주에 첫발을 디뎠다.

폴란드 국경과 접한 르비우는 우크라이나를 빠져나가려는 난민이 가장 많이 집결한 곳이자, 서방이 지원한 인도적 구호품은 물론 무기와 탄약 등 군수 물자가 반입되는 최대 보급기지다.

나토군이 우크라이나군을 훈련시키는 기지도 르비우 부근이다.

2월24일 전쟁 발발을 전후로 각국 외교 공관이 임시 공관을 르비우로 옮겼고 세계 유력 매체들도 이곳에 취재본부를 마련했다.

이 때문에 르비우는 러시아 국경과 먼 우크라이나 서쪽 도시지만 러시아의 장거리 미사일 공격이 집중되는 교전 지역이다.

르비우 취재를 위해 한국 외교부의 승인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군 총참모부의 사전 허가(프레스카드)가 필요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금까지 외교부의 여행 금지 조처로 한국 언론은 르비우가 아닌 이곳과 가까운 폴란드의 국경 도시 프셰미실과 메디카 국경검문소에서 난민을 상대로 전쟁을 ''간접 취재'해야 했다.

폴란드로 향하는 우크라이나 피란민들
폴란드로 향하는 우크라이나 피란민들

(르비우[우크라이나]=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7일(현지시간) 오전 우크라이나 르비우 셰게니 국경검문소에서 피란민들이 폴란드로 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2.5.7 hwayoung7@yna.co.kr

지금까지 외교부가 국내 언론의 취재를 허락한 곳은 3월 말 루마니아 접경의 남서부 최후방 도시인 체르니우치가 유일했다.

연합뉴스는 당시에도 외교부의 허가를 받아 우크라이나에 입국해 취재했지만 한번도 러시아 군의 공격을 받지 않은 최후방 도시에서 전쟁의 실상을 생생하게 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체르니우치는 우크라이나 군의 사전 허가없이도 취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르비우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실제로 불과 나흘 전 러시아는 장거리 미사일로 르비우의 발전소와 철도 시설을 공격해 시내가 정전되기도 했다. 공습 경보 사이렌을 허투루 넘길 수 없었다.

르비우를 통한 입국 절차도 체르니우치 취재 때보다 엄격했다.

체르니우치 국경검문소에서는 어떤 서류도 확인하지 않고 불과 몇 초 만에 입국 도장을 찍어줬지만, 르비우의 세계니 국경검문소에서는 프레스 카드와 여권 사진을 꼼꼼히 대조한 후에야 입국을 허가했다.

검문소를 통과하자 폴란드로 향하는 난민 행렬이 눈에 들어왔다. 개전 초기보다는 우크라이나를 떠나는 난민의 수가 크게 줄었다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수가 출국 심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크라이나 셰게니 국경검문소
우크라이나 셰게니 국경검문소

(르비우[우크라이나]=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7일(현지시간) 오전 우크라이나 르비우 셰게니 국경검문소에서 차량이 오가고 있다. 2022.5.7 hwayoung7@yna.co.kr

검문소 앞에 서 있는 100여 명의 난민 중 미콜라이우에서 온 옥사나 씨에게 폴란드로 피란하는 이유를 물었다.

미콜라이우는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에서 우크라이나 최대 항구인 오데사로 가는 길목에 있는 도시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이 치열하게 전투를 벌이는 곳이다.

이곳에서 농장을 운영하던 옥사나 씨는 러시아 군의 공격으로 모든 것을 잃었다고 했다. 집은 불탔고 농장은 완전히 파괴됐다고 한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던 옥사나 씨는 "아이 네 명을 데리고 친척이 있는 르비우로 왔지만 이곳에는 일자리가 없다. 애들을 키우려면 폴란드에서 돈을 벌어와야 한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키이우에서 온 마리아나 씨는 취재진에게 "한국에도 전쟁의 참상을 그대로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마리아나 씨는 "러시아 군이 무고한 시민과 어린이를 죽이고 여성을 성폭행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공격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있는지 꼭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전쟁이 일어난 지 석 달째 접어들면서 외부에선 러시아의 침공과,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비극을 전하는 뉴스에 날이 지날수록 둔감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본 우크라이나 국민의 전쟁 속 매 순간은 절대로 익숙해질 리 없는 생사를 건 위태로운 줄타기였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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