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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어진 지구촌 '워세션' 먹구름…"생계 타격 이어 굶주림 위기"

송고시간2022-04-3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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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음식을 구하고 방세를 내는데 항상 애쓴다"며 "코로나19가 (생계에) 타격을 줬는데 이젠 치솟는 원자재 가격(식품·연료비)이 우리를 굶주리게 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은 지난 12일 '처음엔 위기, 그다음엔 재앙' 보고서를 통해 가난한 나라의 빈곤층이 처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세계 경제에 '워세션'(War-cession·전쟁으로 인한 경기 침체) 공포가 드리운 가운데 물가 급등과 경기 추락의 충격은 극빈국에, 또 한 국가 안에서는 빈곤층에 더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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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발 인플레 악화 여파…양극화·불평등 심화 우려

옥스팜 "연말까지 극빈층 2억6천만명 늘어난 8억6천만명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남아프리카의 빈국 말라위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는 넬리 쿠맘발라는 "식용유를 사러 가게에 갔다가 돈이 부족해 사지 못했다"고 말했다.

식용유 가격이 한 달 사이에 3배 가까이 뛰었기 때문이다. 두 아이의 엄마로 노모도 모시는 쿠맘발라는 "가족을 어떻게 먹일지 매일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네팔 카트만두에서 택시 기사로 일하는 바부 라마는 방 하나를 빌려 아내, 세 살배기 아들과 살고 있다. 그는 "음식을 구하고 방세를 내는데 항상 애쓴다"며 "코로나19가 (생계에) 타격을 줬는데 이젠 치솟는 원자재 가격(식품·연료비)이 우리를 굶주리게 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은 지난 12일 '처음엔 위기, 그다음엔 재앙' 보고서를 통해 가난한 나라의 빈곤층이 처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가파르게 끌어올린 국제 식량과 원자재 가격이 가난한 나라 국민에게는 재앙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세계 경제에 '워세션'(War-cession·전쟁으로 인한 경기 침체) 공포가 드리운 가운데 물가 급등과 경기 추락의 충격은 극빈국에, 또 한 국가 안에서는 빈곤층에 더 클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커진 지구촌의 불평등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물러가라"…정권 퇴진 요구하는 스리랑카인들
"물러가라"…정권 퇴진 요구하는 스리랑카인들

(콜롬보 AFP=연합뉴스)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 관저 앞에서 26일(현지시간) 시위대가 반정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악의 경제난에 거리로 나선 시위대는 대통령과 총리의 사임을 촉구했다. 2022.4.27 sungok@yna.co.kr

◇ 워세션의 고통 커진다…빈곤층엔 '재앙'

세계은행이 지난 26일 50여 년 만에 가장 큰 물가 충격과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불황 속 물가 급등) 가능성을 경고할 정도로 경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아이한 코세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식량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류와 경제가 큰 희생을 치를 것"이라며 "가난을 줄이는 것도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옥스팜은 전 세계에서 올해 2억6천300만명이 추가로 하루에 1.9달러(약 2천400원) 이하로 생활하는 극도의 빈곤에 빠질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의 인구를 합한 규모로 연말까지 극빈층이 총 8억6천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유행과 불평등 심화, 식량 가격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부유한 나라의 경우 소비자 지출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7%인 반면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에선 40%에 달하는 데서 보듯이 가난한 나라와 빈곤층이 받는 타격이 훨씬 크다는 것이 옥스팜의 설명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높은 식품·연료비는 특히 소비 지출에서 식품·연료 비중이 큰 저소득국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한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치솟는 물가에 외화까지 바닥난 스리랑카는 이달 12일 대외부채 상환을 잠정 중단하는 일시적 디폴트를 선언했다.

신흥국에도 경고음이 한층 커지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위기가 현실화했다.

최근 이집트는 외화 부족에 시달리다가 IMF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카이로무역관에 따르면 이집트는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하는 관광 수입이 급감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로 밀 등 수입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지난달에만 외화보유액이 약 40억달러 감소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가 인플레이션 압력 가중, 선진국 통화긴축 강화, 달러화 유동성 축소, 신흥국 통화가치 절하와 자금 유출로 이어지는 가운데 신흥국들이 대응책으로 금리 인상 등 긴축을 하고 있지만 소비·투자 심리 위축, 부채 상환 부담 증대 등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기록적 인플레 속 연금 인상 촉구하는 베네수엘라인들
기록적 인플레 속 연금 인상 촉구하는 베네수엘라인들

(카라카스 AP=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연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이 "월 30달러도 안 되는 비참하고 굴욕적인 급여. 교사와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도와주세요"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686.4%라는 높은 인플레율을 기록했다. 2022.2.16 alo95@yna.co.kr

◇ 약해지는 세계 경제 엔진…"가난한 나라 지원 늘려야"

모하메드 엘-에리안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퀸스칼리지 학장은 최근 일간 가디언 기고문에서 IMF의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과 관련, "경제 엔진이 털털거리고 있다"며 "국가 내, 국가 간 불평등이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래픽] IMF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
[그래픽] IMF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
bjbi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IMF는 이달 19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6%로 기존보다 0.8%포인트 낮췄다.

이중 선진국은 3.3%로 0.6%포인트, 신흥국은 3.8%로 1%포인트 낮춰 신흥국의 하향 조정폭이 컸다. 물가 상승률 전망치의 경우 선진국은 5.7%로 1.8%포인트, 신흥국은 8.7%로 2.8%포인트 높였다. 우크라이나 사태 충격파가 신흥국에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 반영됐다.

세계 1위의 경제 대국인 미국의 1분기 경제가 역성장(연율 환산 -1.4%)으로 돌아설 정도인 만큼 최빈국이나 신흥국의 시름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빈국은 물론 경제 기초체력이 약한 신흥국은 향후 경기 회복도 더딜 수밖에 없어 국가 간 불균형·불평등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가브리엘라 부커 옥스팜 인터내셔널 총재는 "주요 20개국(G20)과 세계은행, IMF는 즉각 가난한 나라의 부채를 탕감하고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부자들에게 부유세를 걷어 빈곤층 지원에 써야 한다는 것이 옥스팜의 주장이다.

앙투아네트 사예 IMF 부총재는 "정책당국자들이 빈곤층에는 결국 세금인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재정을 강화해 취약계층을 지속해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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