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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불안 커지는 몰도바 '제2의 우크라' 되나

송고시간2022-04-2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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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장악 지역에서 연이어 발생한 테러로 안보 불안이 확산하고 있는 몰도바는 우크라이나 다음으로 러시아군의 표적이 될 것이란 우려가 일찌감치 제기됐던 국가다.

최근 친서방 정권이 들어섰고,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일부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등 국내 사정이 우크라이나와 판박이인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몰도바로의 확전 가능성을 암시하는 정황이 일부 드러나서다.

루마니아,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구 328만명(미국 중앙정보국 2022년 추산)의 소국인 몰도바는 중세에는 몰다비아 공국으로 오스만 제국의 제후국이었다가 1812년 러시아 제국에 편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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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와 국내사정 판박이…친러지역 잇단 테러

러 군사개입 구실 만드는 '가짜 깃발' 작전 정황도

전문가 "확전 가능성 작아…몰도바 친러세력도 참전 꺼릴 것"

낫과 망치가 포함된 트란스니스트리아 문장
낫과 망치가 포함된 트란스니스트리아 문장

[AFP 연합뉴스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장악 지역에서 연이어 발생한 테러로 안보 불안이 확산하고 있는 몰도바는 우크라이나 다음으로 러시아군의 표적이 될 것이란 우려가 일찌감치 제기됐던 국가다.

최근 친서방 정권이 들어섰고,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일부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등 국내 사정이 우크라이나와 판박이인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몰도바로의 확전 가능성을 암시하는 정황이 일부 드러나서다.

루마니아,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구 328만명(미국 중앙정보국 2022년 추산)의 소국인 몰도바는 중세에는 몰다비아 공국으로 오스만 제국의 제후국이었다가 1812년 러시아 제국에 편입됐다.

이 지역은 러시아 혁명과 1차 세계대전의 혼란을 틈타 1917년 독립했으나, 이듬해 루마니아에 편입됐고 1940년에는 다시 소련의 영토가 됐다. 결국 몰도바 국민은 1991년 소련 붕괴 이후에야 주권을 되찾았다.

문제는 드네스트르강 동쪽 '트란스니스트리아'(러시아명 프리드녜스트로비예) 지역이 별도의 국가로 독립을 선언한 것이다.

트란스니스트리아는 약 50만 인구의 3분의 1가량이 러시아어를 사용한다. 몰도바가 루마니아에 편입됐을 당시에도 이 지역은 소련령으로 남았다.

트란스니스트리아의 러시아군 지휘소
트란스니스트리아의 러시아군 지휘소

[AP 연합뉴스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몰도바는 트란스니스트리아의 독립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내전이 벌어졌다. 전쟁은 러시아의 개입으로 곧 멈췄지만, 러시아는 트란스니스트리아에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군을 파병했고 현재도 1천500명가량이 주둔해 있다.

러시아계 주민이 많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장악한 친러 세력이 분리독립을 선언한 우크라이나와 마찬가지로 한 지붕 아래 친러와 친서방의 두 체제로 갈라선 상황이 이어져 온 것이다.

두 나라는 정치적 상황도 비슷하다.

러시아계 비율은 4% 내외에 불과하지만 인구의 90.1%가 정교회를 믿는다. 러시아와 같은 정교회 문화권에 속하는 몰도바는 유럽연합(EU)과의 관계 강화와 러시아와의 전통적 우호 관계 유지 사이에서 오랜 내홍을 겪어왔다.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집권한 공산당이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 끝에 물러난 이후로는 친러 세력과 친서방 세력이 번갈아 가며 정권을 차지했고, 현재는 마이야 산두 대통령을 필두로 한 친서방 성향 정당이 2020년 대선과 2021년 총선에서 친러 성향 정당을 꺾고 집권 중이다.

2014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친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당시 대통령을 몰아내고 친서방 세력이 정권을 잡은 우크라이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그런 까닭에 몰도바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부터 큰 경각심을 보였다.

여기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한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지난달 초 안보회의를 주재하면서 몰도바 침공 계획처럼 보이는 화살표 표시가 있는 지도를 공개해 논란을 빚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폭탄 테러로 파괴된 트란스니스트리아 방송탑
폭탄 테러로 파괴된 트란스니스트리아 방송탑

[타스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심지어 이달 22일에는 러시아군 장성급 인사가 군수업체들과의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다음 목표는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는 것이라며 이는 "러시아군이 트란스니스트리아로 나아갈 수 있는 또 다른 출구를 만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25일에는 트란스니스트리아의 수도 격인 티라스폴 국가보안부 건물이 로켓포 공격을 받았고, 26일에는 그리고리오폴스키 지역의 라디오 방송탑 두 개가 잇따라 폭파됐다.

잇따른 공격에 산두 몰도바 대통령은 최고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하고 군에 비상을 걸었다.

트란스니스트리아 측도 테러 경보를 최고 수준으로 높이고 군에 전투준비태세 상향을 지시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군사행동을 확대할 구실을 만들기 위해 친러 반군 지역에서 일종의 자작극인 '가짜 깃발'(false flag) 작전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인들이 몰도바를 분쟁에 끌어들일 목적으로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 테러를 벌인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전시위 벌이는 우크라이나 난민과 몰도바 시민들
반전시위 벌이는 우크라이나 난민과 몰도바 시민들

[EPA 연합뉴스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현시점에서는 트란스니스트리아에서 발생한 테러가 러시아의 가짜 깃발 작전인지, 반러 세력의 소행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당장 몰도바로 전쟁의 불길이 옮겨붙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몰도바 전문가인 밥 딘 네덜란드 국제관계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우크라이나군과 격렬한 전투를 벌이는 러시아군의 현 상황을 고려할 때 몰도바 국경에서 공세를 취할 여력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7천500명 규모인 트란스니스트리아군이 우크라이나 서부를 공격하며 러시아군에 가세할 가능성도 회의적이라면서 "벨라루스와 마찬가지로 이 지역은 이번 전쟁에 완전히 말려들길 바라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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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vKXcFdVL36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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