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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⑤ 권력수사 공백·민생 사건 지연…당분간 혼란

송고시간2022-04-24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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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합의한 박병석 국회의장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대로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권력 수사 공백과 민생 사건 처리 지연 등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 없이 이뤄진 정치권 합의에 대해 '야합'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안착 때까지 형사사법 체계 전반에서 혼선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공직자와 선거범죄를 검찰 직접 수사 범위에서 제외한 것은 정치권에 대한 수사를 막겠다는 여·야의 암묵적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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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사법 체계 흥정하듯 거래…법조계 "공산당도 이렇게 안 해" "도둑처럼 야합"

부실 수사 통제·인권 보호 고민도 빠져…검경 사이 사건 핑퐁 우려

검찰 지휘부 총사퇴에 불 밝힌 대검찰청
검찰 지휘부 총사퇴에 불 밝힌 대검찰청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시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중재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키로 한 데 반발해 검찰 지휘부가 총사퇴한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가 불을 밝히고 있다. 2022.4.22 yatoya@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여야가 합의한 박병석 국회의장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대로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권력 수사 공백과 민생 사건 처리 지연 등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 없이 이뤄진 정치권 합의에 대해 '야합'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안착 때까지 형사사법 체계 전반에서 혼선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의장의 중재안에는 현재 검찰청법 4조 1항에서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대 범죄'에 한정한 검찰의 수사 개시 범위를 부패·경제범죄 2개로 대폭 축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문가들은 공직자와 선거범죄를 검찰 직접 수사 범위에서 제외한 것은 정치권에 대한 수사를 막겠다는 여·야의 암묵적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거 사건은 공소시효가 6개월로 매우 짧은 반면 법리의 적용이나 해석은 까다로운 경우가 많다. 때문에 중요 선거 범죄는 그동안 검찰 내에서도 '공안통'으로 분류되는 전문가들이 도맡아 수사해왔다.

공공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선거 사건은 축적된 경험과 깊은 법률적 이해가 있어야 신속한 수사가 가능한 분야"라며 "이러한 사건이 노하우가 적은 다른 기관으로 넘어간다면, 상당 기간 수사 공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찰이 서너 달을 끌다 송치하면 검찰은 사건을 살펴볼 시간이 부족해 결국 경찰 의견대로 기소하는 식으로 사건을 끝낼 수밖에 없다.

검찰이 아닌 다른 수사기관이 권력 수사과정에서 들어오는 '외압'에 맞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 법조인은 "공직자 범죄 수사는 기본적으로 권력자나 그 주변을 겨냥해 벌어진다"며 "신분보장이 되는 검사가 아닌 다른 수사기관이 이를 맡는다면 정치권의 입김이나 윗선의 압력에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청사 떠나는 조종태 광주고검장
청사 떠나는 조종태 광주고검장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조종태 광주고검장이 22일 오후 광주고검 청사를 떠나고 있다. 조 고검장은 검수완박 중재안에 반발해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시한 검수완박 법안 중재안이 여야가 처리하기로 합의하면서 김오수 검찰총장에 이어 박성진 대검차장, 전국 고검장 등 검찰지휘부가 잇따라 사직서를 제출했다. 2022.4.22 iny@yna.co.kr

박 의장의 중재안에 담긴 보완 수사 제한 규정을 두고도 비판이 쏟아졌다.

중재안은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한 수사권은 유지하되, 범죄의 단일성과 동일성을 벗어나는 수사는 금지했다.

전문가들은 중재안에 담긴 제한적인 보완 수사로는 민생 범죄에서 발생하는 경찰의 과잉수사나 인권침해를 바로잡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는 중재안 내용이 공개된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중재안이라고 내놓은 것이 1%도 안 되는 권력형 범죄만 딜(협상)의 대상이고 99% 서민사건, 민생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통제 방안은 전무하다"며 "과잉 또는 부실 수사 전반에 대한 통제와 인권 옹호 기능은 전혀 보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중 민생 피해사건의 수사가 검찰과 경찰의 '사건 핑퐁'으로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에서 활동했던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을 언급하며 "경찰이 고소 취하를 종용하거나 고소장을 선별 접수하는 등 사건을 회피한다고 한다. 이의신청이나 보완수사 등 절차를 거치면서 수사가 지연되고 사건이 적체되고 있는데 이는 궁극적으로 사건 당사자의 피해"라고 지적했다.

정웅석 한국형사소송법학회 회장은 "중재안에 따르면 검찰은 송치 후 수사 과정에서 추가 피해자나 범죄 혐의를 포착하는 경우, 사건을 다시 경찰에 돌려보내거나 경찰의 별도 수사 후 송치를 기다려야 한다"며 "피해자가 많은 다중 피해 범죄의 경우 이러한 절차가 여러 차례 반복되면서 수사 지연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야 '검수완박' 법안 합의 회동
여야 '검수완박' 법안 합의 회동

(서울=연합뉴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해 여야가 박병석 국회의장이 제시한 중재안을 모두 수용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한 뒤 박수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박병석 국회의장,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2022.4.22 [국회사진기자단] srbaek@yna.co.kr

형사사법제도의 근간을 바꾸는 입법을 진행하면서 사회 각계의 충분한 의견수렴이 없었던 합의 방식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나왔다.

김성룡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중재안 합의에 대해 "얼굴이 뜨거워서 법을 밖에 내놓을 수가 없게 됐다. 공산당도 이렇게는 안 한다"며 "70년 역사를 가진 형사소송법의 대들보를 정치인들이 마음만 먹으면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지청장 출신의 김종민 변호사도 자신의 SNS에 "중재안은 명백한 검찰 폐지법안"이라며 "검찰을 폐지하려면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할 일이지, 여야 원내대표가 도둑들처럼 야합해 결정할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trau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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