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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과학적 접근해야" 중국서 터져나오는 '이견'들(종합)

송고시간2022-04-20 20:54

중의약품 롄화칭원 우선 배포에 우려 목소리…"봉쇄 기간 단축해야"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9일 봉쇄 중인 중국 상하이에서 주민들이 핵산 검사를 받는 모습. 2022.4.20.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9일 봉쇄 중인 중국 상하이에서 주민들이 핵산 검사를 받는 모습. 2022.4.20.

(홍콩·베이징=연합뉴스) 윤고은 김진방 특파원 = 상하이 도시 봉쇄를 계기로 중국에서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대한 이견들이 하나둘씩 터져 나오고 있다.

소수의 확진자도 발본색원한다는 명분 아래 봉쇄를 단행하고 강제 검사를 수없이 반복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 2년을 넘어서면서 피로감과 분노를 표출하는 여론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현지 전문가들도 정부 정책과 다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관영매체와 당국자들이 연일 '제로 코로나'를 강조하고 있지만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이견들을 막지는 못하고 있다.

베이징 수도의과대 라오이 학장은 지난 17일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 계정에 올린 글에서 중국 정부는 봉쇄 지역 주민들에게 음식과 다른 필수품보다 중국 전통 약품인 '롄화칭원'을 우선 배포하기에 앞서 해당 약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약은 엄격한 시험과 검사를 거쳐 배포해야 한다. 가짜나 조잡한 제품은 대중에 제공돼서는 안 된다"며 "롄화칭원의 효과가 확실히 입증되지 않았다면 이를 의무 배포하는 것은 음식과 필수약 부족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이익을 해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중국 관영 매체들은 중의학에서 독감 치료제로 사용되는 '롄화칭원'이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고 전했다.

이 약의 제조사는 지난 8일 상하이 증시 공시에서 6천100만 위안(약 117억원) 상당의 롄화칭원을 상하이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최소 800만 상자 분량이다.

롄화칭원
롄화칭원

[촬영 윤고은]

지난주 상하이의 한 배달 자원봉사자가 자신이 배달한 물량의 3분의 1이 사람들이 절박하게 필요로 하는 채소와 쌀, 마스크 대신 롄화칭원이었다고 말하면서 소셜미디어에서는 분노가 퍼져나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전했다.

중국 지난대의 셰왕스 등 다른 3명의 전문가도 17일 중국 건강 플랫폼 DXY에 올린 글에서 "건강한 사람들에게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없는 약을 배포해서는 안 됐다"며 이는 다른 필수품 배포를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부동산 재벌 완다그룹 왕젠린 회장의 외아들 왕쓰충도 웨이보에 세계보건기구(WHO)가 롄화칭원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추천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웨이보는 지난 19일 "관련 법과 규정 위반" 딱지를 붙여 그의 계정을 정지시켰다. 그의 웨이보 팔로워는 4천만 명에 이른다.

SCMP는 "롄화칭원은 중국에서 이용 가능한 유일한 코로나19 치료제는 아니지만 다른 약품보다 저렴하다"면서 "그러나 중국 전역 의사들은 이 약을 건강한 이들에게 배포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류샤오빙 상하이 재경대 학장 소셜미디어 글
류샤오빙 상하이 재경대 학장 소셜미디어 글

[중국 소셜미디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잇따른다.

류샤오빙 상하이 재경대 학장은 최근 위챗 계정을 통해 확진자 1명이 나왔다고 건물, 지역사회 심지어 도시 전체를 봉쇄하는 과도한 방역 관행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러한 과도한 정책으로 2차 피해가 발생한다며 지역별 상황에 맞춰 현지 결정권자들이 방역 정책을 취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 학장은 "전염병 정책의 과학적 성격을 개선해야 한다"며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앞선 바이러스에 비해) 사나흘로 짧아졌음에도 현재의 통제 기간은 여전히 과거의 관행을 기계적으로 반복해 수많은 인도주의적 재난을 촉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핵산 검사를 위해 줄을 서는 것이 오히려 바이러스 전파를 쉽게 할 수 있다"며 "항원 검사를 우선적으로 채택하고 무증상과 경증 환자는 재택 격리를 허용하며 봉쇄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다이내믹 제로 코로나(動態淸零·둥타이칭링)와 사회면 제로 코로나, 과학적 방역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 감염병 권위자인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는 지난 6일 영문 학술지 '내셔널 사이언스 리뷰'에 장기적인 '제로 코로나'는 결국에는 추구할 수 없다며 중국도 세계 흐름에 맞춰 다시 문을 열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해당 글은 중국어로 번역돼 지난 18일 중국의 뉴스 사이트들에 발표됐지만 이후 삭제됐다고 SCMP는 전했다.

펑파이(澎湃) 등에 따르면 중 원사는 지난 8일 톈진 난카이대에서 열린 원격 강연에서는 "중국의 현재 코로나19 상황에서 완전 개방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이내믹 제로 코로나를 유지하면서 점진적으로 개방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미크론은 사망률이 낮지만 전파력이 강하고, 대규모 발생할 경우 많은 생명을 잃을 수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완전 개방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점진적인 개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상하이 제2 군사대학병원인 창정병원의 부원장을 지낸 먀오샤오후이는 최근 소셜미디어에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일반 환자들의 피해가 오미크론의 피해를 훨씬 초과했다"며 당국이 과학적인 접근을 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해당 글의 원문은 현재 삭제된 상태이며 소셜미디어 위챗에서 원문의 캡처본만이 돌아다니고 있다.

[홍콩 명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홍콩 명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상하이 민심도 한계점에 다다르며 당국의 통제에도 소셜미디어에는 3주째로 접어든 봉쇄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최근 상하이의 한 도로에는 "무제한 봉쇄 반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등의 내용이 적힌 현수막과 봉쇄 속에서 숨진 이들의 명단을 적은 현수막 등이 내걸렸다고 홍콩 명보가 전했다.

해당 현수막은 철거됐고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신문은 전했다.

pretty@yna.co.kr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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