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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마라톤 첫 공식 여성 참가자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라"

송고시간2022-04-19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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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금녀(禁女)의 벽을 허물고 보스턴 마라톤에 출전한 밸 로고세스키(75)가 50년 전 떨리는 가슴을 누르고 섰던, 그 출발선에 다시 섰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 보스턴에서 열린 2022 보스턴 마라톤에서 로소세스키는 대회 시작을 알리는 '공식 스타터'로 나섰다.

보스턴육상연맹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보스턴 마라톤의 여자 선수 공식 출전 허용 50주년 기념행사'를 구상했고, 로고세스키를 초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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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보스턴 마라톤 출전한 여자 선수 8명 중 한 명인 로고세스키

보스턴 마라톤 출발선에 선 로고세스키
보스턴 마라톤 출발선에 선 로고세스키

(보스턴 AP=연합뉴스) 1972년 보스턴 마라톤 첫 공식 여자 출전자 여덟 명 중 한 명이었던 밸 로고세스키가 18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22 보스턴 마라톤 출발선에 서서 미소 짓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1972년 금녀(禁女)의 벽을 허물고 보스턴 마라톤에 출전한 밸 로고세스키(75)가 50년 전 떨리는 가슴을 누르고 섰던, 그 출발선에 다시 섰다.

그리고 결승선도 통과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 보스턴에서 열린 2022 보스턴 마라톤에서 로소세스키는 대회 시작을 알리는 '공식 스타터'로 나섰다.

보스턴육상연맹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보스턴 마라톤의 여자 선수 공식 출전 허용 50주년 기념행사'를 구상했고, 로고세스키를 초청했다.

로고세스키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1966년 보비 깁처럼 덤불에 숨어 있다가 나오고 싶었다"고 농담을 건넸다.

1만2천명의 여성이 보스턴 마라톤에 출전하는 2022년, 로고세스키는 막막했던 과거를 유쾌하게 떠올렸다.

2016년 보스턴 마라톤 행사에 참여한 깁
2016년 보스턴 마라톤 행사에 참여한 깁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여자 선수의 마라톤 참가가 처음 허용된 건 1972년이다. 그전까지는 "마라톤은 여성의 건강을 해친다"는 억지 주장으로 여성의 마라톤 참가를 막았다.

이에 반발한 선구자들이 있었다.

1966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깁은 가발을 쓰고, 숲에 숨어 있다가 남자 선수들과 섞여 레이스를 펼쳤다. 깁은 완주를 했지만 선수 등록 절차를 밟지 않았고 출발선에도 서지 않았다.

캐스린 스위처는 더 용감했다. 1967년 보스턴 마라톤을 앞두고, 그는 이니셜로 이름을 적어 성별을 숨기고 등번호 261을 받았다.

하지만 여성임은 숨기지 않았다. 립스틱을 바르고, 긴 머리칼을 드러낸 채 달렸다.

곧 조직위원회는 스위처가 여자라는 걸 알게 됐고, 조직위원장이 나서 레이스를 막으려 했다. 그러나 스위처는 달리고 또 달렸다.

1967년 보스턴마라톤에서 스위처는 실격 처리됐다. 미국 아마추어 육상연맹은 그를 제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용기로 견고했던 금녀의 벽이 무너졌다.

1972년 로고세스키를 포함한 여자 선수 8명이 '공식 출전'했고, 모두 완주했다.

로고세스키는 CBS 보스턴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출발선에 서기 전까지 우리 8명은 만난 적도 없었다. 하지만 우리 모두 많은 사람의 시선이 우리를 향하는 걸 알았다"며 "여성은 마라톤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 완주해야 했다. 그리고 모두 완주에 성공했다"고 떠올렸다.

보스턴 마라톤에 출전한 여자 선수들
보스턴 마라톤에 출전한 여자 선수들

(보스턴 AP=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22 보스턴 마라톤에 출전한 여자 마라토너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선구자들의 노력은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줬다.

미국 여자 마라토너 데시리 린덴은 "50년 전, 선배들이 장벽을 허문 덕에 우리는 자유롭게 마라톤을 하고 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꼭 완주하겠다"는 각오 속에 결승선을 통과한 50년 전 그날처럼, 로고세스키는 2022 보스턴 마라톤 결승선도 통과했다. 고령인 탓에 실제 42.195㎞를 달리지는 않았지만, 이번 대회에 출전한 두 딸이 결승선에 도착할 때쯤 레이스에 합류해 걷고 뛰고를 반복하면서 결승점에 이르렀다.

로고세스키는 "지금은 1972년처럼 소수의 여성만 마라톤에 출전하지 않는다. 여성들이 더 많은 기회를 얻고, 무언가를 이뤄내는 모습을 보면 정말 기분 좋다"며 "달리기가 아니면 어떤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뭐든 도전하라"고 과거보다는 기회가 많지만, 여전히 많은 장벽을 넘어야 하는 여성들에게 조언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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