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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檢 개혁' 주문하며 민주당에도 메시지…극한충돌 일단 제동

송고시간2022-04-18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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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공정성 의심" 개혁 필요성 강조…檢에 '집단반발' 대신 자성 주문

민주당에도 자성 당부, 일방통행에 우려 표해…속도조절론 피력 해석도

"법 보완 요구나 속도조절론은 아냐"…민주당 강행시 거부권 등은 고민 남아

문대통령, 김오수 검찰총장 면담
문대통령, 김오수 검찰총장 면담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김오수 검찰총장을 면담하고 있다. 2022.4.18 [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ee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를 둘러싼 강대강 충돌 정국에 일단 제동을 걸었다.

우선 검찰을 향해서는 집단반발을 하기보다는 수사의 공정성을 돌아보고 개혁에 스스로 매진하라고 주문했다.

동시에 민주당을 향해서도 '입법 역시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하는 등 사실상 양측에 모두 자성과 자중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냈다.

여기에는 지금의 강경한 태도를 다시 살펴보고 대화와 타협에 나서 절충점을 찾으라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생각은 반기를 들고 사표를 냈던 김오수 검찰총장의 사의를 반려하는 동시에, 김 총장을 직접 만나 면담을 했다는 점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검수완박' 이슈에 대한 입장 표명을 삼가왔다.

무엇보다 지금은 "지금은 국회의 시간"이라면서 법안에 대한 찬반 의견 자체를 내지 않았다.

그러나 사태가 김 총장의 사표 제출을 시작으로 검찰의 조직적인 반발 조짐이 현실화하는 등 파문이 확산하자 더는 이를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서 사태에 개입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정의당은 물론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마저 민주당의 법안 처리 강행에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 역시 이같은 '중재 행보'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은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이 바뀌는 법률의 처리가 정국의 쟁점이 된 상황에서 검찰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무엇보다 임기를 채 한 달도 남기지 않았지만 정국의 혼란을 방치하게 된다면 그에 따른 부담은 시간이 갈수록 커진다는 점이 침묵을 지키던 문 대통령을 움직인 이유라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문 대통령은 실제로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김 총장을 만나 검찰과 민주당 양측에 법안 처리를 둘러싼 갈등을 좀 더 원만하게 해결해줄 것을 당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물론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는 검찰을 질타하는 듯한 언급이 다수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김 총장에게 "국민이 검찰의 수사 능력을 신뢰하는 것은 맞지만,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것도 현실"이라며 "검찰도 끊임없는 자기 개혁과 자정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지금의 '검수완박'을 비롯한 검찰개혁 제도화 움직임의 기저에는 검찰의 신뢰 문제가 깔려 있으며, 집단반발 대신 자신들을 돌아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개혁은 검경의 입장을 떠나 국민을 위한 것이 돼야 한다"면서 "국회의 입법도 그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검수완박' 법안으로 조성된 현재의 혼란이 발생한 데는 검찰과 민주당 모두의 책임이 있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검찰을 향해서는 일부 잘못된 수사 관행이 국민의 신뢰를 저버렸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검찰 개혁의 당위성을 역설한 것이다.

아울러 민주당을 향해서도 '밀어붙이기식' 입법을 우려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검찰과 대화하려는 노력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검찰의 입장'이 아닌 '검경의 입장'이라고 표현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검찰은 물론 경찰 역시 이 문제를 자신들의 권한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셈이다.

다만 문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는 결국 '검수완박' 법안의 내용에 대한 판단을 내비쳤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관측도 있다.

감정의 골이 깊어진 민주당과 검찰의 태도를 지적하면서도 법안 자체가 옳고 그른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 것이다.

그동안 청와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도 수사·기소 분리라는 큰 틀에는 동의를 하면서도 이렇게 급하게 처리하는 것은 부담스러워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입법 속도를 다소 늦추거나 아니면 법안을 보완하는 '단계적 접근'을 선호할 수 있다는 추측이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이 '검수완박' 법안을 보완하라거나 법안 처리를 전제로 속도를 조절하라는 뜻으로 해석되는 것에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이 김 총장의 사표를 반려하고 검찰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당장은 정국의 대치가 극단으로 치닫는 것은 막은 것 까지가 이날 문 대통령의 역할이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김 총장은 직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전국의 고검장들도 김 총장을 중심으로 국회를 설득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문 대통령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기어코 강행했을 때다.

이 경우 문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임기 종료가 임박해 정국의 극심한 혼란을 막기 위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거론되기는 하지만, 실제 이를 결심할 경우 핵심 지지층이나 민주당 내 강경파들의 거센 반대에 직면할 수 있어 문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지게 되는 것이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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