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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책가도' 화가 이형록, 개명 전후 그림 특징은

송고시간2022-04-17 10:12

국립중앙박물관 서화도록 발간…문방도·책가도 17점 소개

이형록이 이응록 시절 그린 '책가도'
이형록이 이응록 시절 그린 '책가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이형록(1808∼1883 이후)은 그림을 업으로 삼은 가문 출신에서 태어났다. 증조부, 조부, 부친, 숙부가 모두 화원(畵員)이었다.

그도 많은 궁중 행사에 동원돼 그림을 그렸다. 1852년과 1861년에는 철종 초상화 제작에 참여했다.

이형록은 특히 책가도(冊架圖)로 명성을 날렸다. 조선 후기에 유행한 책가도는 책장에 서책과 문방구, 골동품을 그려 넣은 그림이다. 투시법과 음영법이 적용돼 서양화 영향을 받은 회화 장르로 평가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형록이 두 번이나 이름을 바꿨다는 점이다. 1864년에는 이응록, 1871년에는 이택균으로 개명했다. 이름 변경은 화풍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17일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최근 발간된 서화도록 '조선시대 채색장식화, 문방도·책가도'에서 이 박물관 민길홍 학예연구사는 이응록 시기 '책가도'를 분석해 "기물을 묘사한 필선이 능숙하고 색감 완성도가 높은 전성기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옆면을 채색하면서 뒤로 물러날수록 여러 단계에 걸쳐 어두워지도록 색을 구사한 것은 공간감을 의도한 것으로, 이형록·응록·택균 세 시기에 모두 보인다"며 "이택균 시기에는 색상이 급작스럽게 어두워지는데, 기계적으로 처리한 결과"라고 짚었다.

민 연구사는 이형록 시기의 문방도(文房圖)도 검토해 "책장과 서안(書案·책상) 등 좌식 가구가 없는 문방도"라며 "이형록의 자 '여통'(汝通)이 좌우 반전된 도장이 그려져 있다"고 밝혔다. 문방도는 바닥에 책과 기물이 놓인 모습을 묘사한 그림이다.

그는 "책갑(冊匣·책을 넣을 수 있는 상자)의 비단 패턴, 병의 무늬 등에 금니(金泥·금물)가 사용됐는데, 그림이 궁중 또는 높은 신분의 주문자를 위해 제작됐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형록인' 도장이 있는 문방도
'이형록인' 도장이 있는 문방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수경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이형록인'이라는 도장이 있는 문방도가 이형록 계통 문방도와 기물 구성·배치, 채색 기법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관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문방도 가운데 기물이 매우 크고 빽빽하게 배치된 사례"라며 "이형록 이름을 새긴 도장을 근거로 그의 그림이라고 단정하는 접근법에 한계가 있음을 알려준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견해에 따라 도록에 이 그림의 작가는 '이형록'이 아닌 '작가 모름'으로 기술됐다.

도록은 19세기부터 20세기 초반 사이에 제작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문방도 13건과 책가도 4건을 싣고, 기본 정보와 특징을 국문과 영문으로 소개했다.

이애령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장은 발간사에서 "문방도와 책가도에는 왕실에서 민간에 이르기까지 책을 중요하게 여겼던 조선시대 사람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며 "도록이 문방도와 책가도 연구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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