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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재의 새록새록] 물 위의 프러포즈…"내 사랑을 받아주오"

송고시간2022-04-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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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으로 돌아가다 동해안 하천에 머물던 검은목논병아리가 그동안 보지 못하던 행동을 한다.

봄철 하천으로 올라오는 숭어를 잡기 위해 그물을 던지던 사람들 사이에서도 활발하게 먹이활동을 하던 검은목논병아리 5∼6마리 가운데 2마리가 수상한 움직임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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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목논병아리 구애 행위 희귀 장면 포착…뿔논병아리의 세레나데

검은목논병아리의 구애 행위
검은목논병아리의 구애 행위

[촬영 유형재]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북쪽으로 돌아가다 동해안 하천에 머물던 검은목논병아리가 그동안 보지 못하던 행동을 한다.

봄철 하천으로 올라오는 숭어를 잡기 위해 그물을 던지던 사람들 사이에서도 활발하게 먹이활동을 하던 검은목논병아리 5∼6마리 가운데 2마리가 수상한 움직임을 보인다.

검은목논병아리는 날개 길이가 13∼14cm로 아주 작은 축에 들어가지만 피 흘린 듯 아주 빨간색 눈을 가진 강렬함이 특징이다.

유영하던 몸을 들어 몸을 세운 뒤 배를 맞대며 고개를 좌우로 돌리는 일명 '도리도리'를 하며 구애 행위를 한다.

뿔논병아리와 비슷한 구애 행위를 하기 시작한다.

검은목논병아리의 구애 행위
검은목논병아리의 구애 행위

[촬영 유형재]

잠시 후 다시 세웠던 몸을 낮추고 부리로 털을 고르고 몸단장을 하며 몸을 비비 꼬는 듯한 행동을 하기도 했다.

상대방에게 교태를 잔뜩 부리는 행동으로 보였다.

물속으로 모두 들어가 풀을 뜯어 나오는 다음 행위를 잔뜩 기대하는 순간 그들은 기대와는 달리 허망하게 헤어졌다.

검은목논병아리의 구애 행위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다.

포털 등을 통한 검색에서도 국내에서는 검은목논병아리의 구애 행위에 대한 사진 자료가 거의 없었다.

개체가 많지 않은 탓도 있고 중요하지 않거나 관심이 없는 것도 원인일 수 있다.

검은목논병아리의 구애 행위
검은목논병아리의 구애 행위

[촬영 유형재]

그러나 뿔논병아리의 구애 행위는 엄청난 자료가 있어 대조를 보였다.

오랜 기간 탐조를 해온 전문가급 작가도 검은목논병아리의 구애 행위를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며칠을 더 기대하며 찾았지만 그들의 구애 행위를 더는 볼 수 없었고 그 무리는 기온이 급속히 오르면서 북쪽으로 떠났다.

동해안의 대표적 석호인 강릉 경포호에서는 혼인 깃으로 화려한 색을 자랑하는 뿔논병아리의 구애 행위를 봄이면 관찰할 수 있다.

뿔논병아리는 전체 몸길이가 55cm 정도로 논병아리 종류 가운데 가장 크다.

사자처럼 화려한 갈기(깃)를 가진 데다가 특이한 애정 표현으로 눈길을 끈다.

뿔논병아리의 구애
뿔논병아리의 구애

[연합뉴스 자료사진]

봄이 시작되면 여러 마리의 뿔논병아리가 서로 짝을 찾는다.

그러나 짝 찾기가 쉬운 일은 아니어서 여기도 기웃, 저기도 기웃거리곤 한다.

그렇게 사랑을 찾아 나섰던 암수가 마음이 통하면 요란한 세리머니를 하며 프러포즈를 한다.

화려한 뿔 깃과 갈기, 털을 잔뜩 세우고 서로에게 다가가 잘 보이려는 듯 털을 고르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거나 부리를 맞대며 '하트'를 만든다.

수놈은 자신의 몸을 잔뜩 부풀리고 날개를 활짝 펴 최고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려 애쓴다.

서로에게 사랑을 받아 달라는 듯 이런 애정 표현을 한동안 계속한다.

그러다 약속이나 한 듯 암수 모두 물속으로 들어가 수초를 물고 올라온다.

뿔논병아리의 구애 행위
뿔논병아리의 구애 행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로 까치발을 하고 마주 보며 아프리카의 동물인 미어캣이나 극지방의 펭귄처럼 몸을 잔뜩 세운 채 한참 동안 몸을 맞대고 비비는가 하면 수초를 얼굴에 문지르고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등 사랑을 한껏 발산한다.

이런 구애 행동은 한 번에 그치지 않는다.

그러다가도 자신들 있는 곳으로 다른 놈이 접근하면 몸을 잔뜩 엎드린 낮은 포복 자세의 전투태세로 곧바로 쫓아 버린다.

마음이 맞아 서로 갖은 교태를 부리다가도 다른 한쪽에서 수초를 물고 나오지 않고 자신만 수초를 물고 나오면 대부분 가차 없이 수초를 버린다.

이렇게 짝을 정한 뿔논병아리는 본격적인 애정행각을 벌이고 갈대와 부들을 이용해 물 위에 둥지를 지어 알을 낳고 새 생명을 만든다.

바야흐로 만물이 소생하는 봄, 사랑이 싹트는 시기다.

뿔논병아리의 구애
뿔논병아리의 구애

[연합뉴스 자료사진]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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