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체조 대표팀 막내서 맏언니 된 여서정 "너무 신기해요"
송고시간2022-04-14 06:50
5개월간 선수촌서 담금질…기술 정확성 연마에 집중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여서정이 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청 로비에서 열린 메달 봉납식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8.4 xanadu@yna.co.kr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한국 여자 기계체조의 간판 여서정(20·수원시청)이 14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 입촌해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을 본격적으로 준비한다.
여서정은 지난 10일 끝난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신솔이(충북체고)에 이어 2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는 대표팀의 막내였지만, 4년 후인 올해에는 대표팀의 맏언니로 동생들을 이끌고 항저우로 간다.
신솔이를 비롯해 김서진(경기체고), 이다영(포항제철고), 이윤서(경북도청) 등 대표로 발탁된 4명이 모두 여서정보다 어리다.
13일 전화 인터뷰에서 '이제 막내에서 맏언니가 됐다'고 하자 여서정은 "너무 신기하다"고 밝게 웃으며 "내가 화를 못 내는데 애들이 내 말을 잘 따라와 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여서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그동안 운동을 못 했다"며 "운동을 막 시작하려던 시기에 하필 또 코로나19에 걸려 격리를 하느라 겨우 한 달간 준비하고 대표 선발전에 나갔다"고 근황을 설명했다.
도마-이단평행봉-평균대-마루운동 4개 종목을 모두 뛰는 개인종합 점수로 순위를 가린 대표 선발전에서 여서정은 2위에 머물렀지만, 주 종목인 도마에서만큼은 압도적인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여서정은 "도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을 때보다는 점수가 낮았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올림픽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33점을 획득했다. 훈련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이번에는 이틀에 걸쳐 13.850점, 14.000점에 머물렀다.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여서정이 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청 로비에서 열린 메달 봉납식에서 부친 여홍철 교수와 함께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8.4 xanadu@yna.co.kr
한국 여자 기계체조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시상대에 선 여서정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또 하나의 신기원에 도전한다.
바로 우리나라 여자 기계체조 선수 첫 아시안게임 2연패다. 4년 전 영광을 선사한 도마에서 또 금메달을 노린다.
여서정의 아버지인 여홍철 경희대 교수는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과 1998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도마를 연속해 제패했다.
여서정이 이번에도 도마를 석권하면 '부녀 아시안게임 2연패'라는 진기록을 세운다.
여홍철-여서정 부녀는 앞서 '부녀 아시안게임 금메달', '부녀 올림픽 메달'기록을 작성했다.
여서정은 "남은 기간 준비를 잘해서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어떤 기술을 펼칠지는 선수촌에 합류해 이정식 대표팀 감독님과 상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탓에 올해 국제대회를 한 번도 못 뛰어 아시안게임에서 경쟁할 선수를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난도 6.2점짜리 '여서정' 기술을 항저우에서도 펼칠지도 두고 봐야 한다. 여서정은 이 기술로 도쿄에서 동메달의 발판을 놓았다.
여서정은 "올림픽 후 채점 규정이 바뀌어 기술을 더 정확하게 수행해야 높은 점수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위험한 고난도 기술보다는 난도가 낮더라도 정확하게 연기를 펼치면 고득점할 수 있다는 얘기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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