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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지하철 승강기 100% 설치 약속 박원순 시장 때 했다?

송고시간2022-03-2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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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약자인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가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의 지하철역 엘리베이터 100% 설치 약속은 박원순 시장 때 한 것이 맞을까?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의 두 번째 임기 때인 2015년 장애인의 날(12월 3일)을 맞아 2022년까지 서울 시내 모든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승강장까지 휠체어로 이동이 가능하게 하겠다(1역사 1동선)는 내용이 포함된 '장애인 이동권 증진을 위한 세부실천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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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 "2004년까지 모두 설치"…지켜지지 않아

박원순 시장 시절인 2015년에 다시 '2022년까지 100% 설치' 발표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교통약자인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가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장애인의 일상적인 생활을 위한 이동권 투쟁이 수백만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에 대해서는 (서울경찰청과 서울교통공사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며 진압을 시사하는 비판 글을 올리면서다.

그는 "박원순 시정에서 장애인 이동권을 위해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단 이유로 오세훈 시장이 들어선 뒤에 지속해서 시위하는 것은 의아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전장연의 요구 중 하나는 서울 모든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는 서울시 약속을 제때 이행하라는 것이다. 이준석 대표의 말은 박원순 전 시장이 지키지 못한 약속으로 지금 시위를 벌이는 것은 부당하다는 뜻으로 들린다.

서울시의 지하철역 엘리베이터 100% 설치 약속은 박원순 시장 때 한 것이 맞을까?

승강장서 인사 나누는 김예지 의원과 전장연 대표
승강장서 인사 나누는 김예지 의원과 전장연 대표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앞줄 오른쪽)과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28일 서울 중구 충무로역 3호선에서 전장연 및 시민단체의 장애인 이동권 보장·장애인 권리예산 반영 요구 시위인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에 참여한 뒤 승강장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2.3.28 [공동취재] jieunlee@yna.co.kr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의 두 번째 임기 때인 2015년 장애인의 날(12월 3일)을 맞아 2022년까지 서울 시내 모든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승강장까지 휠체어로 이동이 가능하게 하겠다(1역사 1동선)는 내용이 포함된 '장애인 이동권 증진을 위한 세부실천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의 이행이 어렵게 되자, 서울시는 올 1월 28일 서울 지하철 1~8호선 275개 전 역사에 엘리베이터 설치를 2024년까지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다시 내놨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현재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역은 254개(92.3%)다.

이에 비춰보면 박원순 시정에서 지하철역 엘리베이터 100% 설치를 약속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약속은 이보다 13년 앞선 이명박 서울시장 재직 시절에 먼저 나왔다.

2001년 1월 22일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전철 4호선 오이도역에서 발생한 장애인 리프트 추락 사고를 계기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장애인들의 승강장 시위가 이어지자 이명박 당시 시장은 2002년 8월 29일 서울시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장애인 여러분께 드립니다'란 글에서 "장애인용 엘리베이터가 없는 역에는 2004년까지 모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보면 서울 지하철역 엘리베이터 100% 설치 약속은 20년 전인 이명박 전 시장 때 처음 했으며, 박원순 전 시장과 오세훈 현 시장 때 다시 이행을 약속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장애인 단체 회원과 대화하는 윤석열 대선후보
장애인 단체 회원과 대화하는 윤석열 대선후보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운데)와 이준석 대표(왼쪽)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거리 플렛폼74에서 열린 청년문화예술인간담회에 참석하기 전 입구에서 윤 후보와 면담을 요구하던 장애인 단체 회원과 대화하고 있다. 2021.12.8 [국회사진기자단] srbaek@yna.co.kr

이준석 대표 측은 이에 대해 "효시가 이명박 시장 때인 것은 맞고 박원순 시정에 대한 언급은 정치적인 의미를 강하게 얘기하면서 나온 것으로 논리적으로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편적인 공간인 지하철을 볼모로 한 시위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일 뿐 전장연의 요구를 모두 부정하거나 장애인 전체를 불편하게 만들려는 의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장연은 이준석 대표의 발언이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 요구를 마치 정치적 의도가 깔린 것처럼 호도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필순 전장연 기획실장은 "작년 말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개정에 앞서 장애인콜택시 등 특별교통수단에 대한 정부의 의무 지원을 반영하고자 나선 것이 이번 시위의 출발"이라며 "서울시가 약속한 지하철역 엘리베이터 설치 이행도 중요하지만 장애인 권리예산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의 답변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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