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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마리우폴 눈 떨어져 식수 고갈…지하대피소까지 폭탄 불길"

송고시간2022-03-21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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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이 함락 위기를 맞았다.

인구 40만여명의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해안 봉쇄를 노린 러시아군에 침공 초기부터 타깃이 되며 포위가 됐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마리우폴에 갇힌 주민들의 삶도 더는 지속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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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폭격 속 도시기능 잃고 폐허 돌변

러 최후통첩에 40여만 민간인 재앙 우려

'러군 포격' 아파트 앞에서 눈물 훔치는 우크라 여성
'러군 포격' 아파트 앞에서 눈물 훔치는 우크라 여성

(마리우폴 로이터=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에 박살이 난 아파트의 주민으로 보이는 여성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17일째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을 받는 마리우폴 시청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거지역 건물의 약 80%가 파괴됐다"고 전했다. 2022.3.18 sungok@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아직 많은 이들이 대피하지도 못하고 남아 있어요. 피란 가다가 러시아군 총에 맞을까 무서워서…"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이 함락 위기를 맞았다.

러시아군은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냈고, 우크라이나군은 결사 항전을 다짐하며 마지막 일전을 앞두고 있다.

인구 40만여명의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해안 봉쇄를 노린 러시아군에 침공 초기부터 타깃이 되며 포위가 됐다.

이후 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도시는 기능을 잃었고 사실상 폐허가 됐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뉴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마리우폴에 갇힌 주민들의 삶도 더는 지속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시민들은 집을 버리고 지하로 숨어들었지만, 안전하지 못했다. 곳곳에서는 민간인 피해가 났지만 제대로 손을 쓸 수도 없었다.

지난달 27일 6살 소녀가 러시아군이 쏜 포격의 파편에 맞아 잠옷을 피로 물들이며 죽어갔고, 지난 2일 16살 소년은 갑작스러운 폭발에 두 다리를 잃었다.

9일에는 산부인과 병원이 폭격을 받아 임산부가 결국 세상을 떠났다. 18개월 아이는 감당조차 안 되는 파편이 머리에 박혔다.

러군 포격으로 우크라 마리우폴 거리에 생긴 거대한 구덩이
러군 포격으로 우크라 마리우폴 거리에 생긴 거대한 구덩이

(마리우폴 AP=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러시아군에 포위된 채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한 거리에 폭발로 인한 거대한 구덩이가 파여 있다. 2022.3.15 leekm@yna.co.kr

물도, 먹을 음식도, 전기도 끊긴 지 오래됐다. 그나마 눈을 녹여서 식수로 사용하지만 눈마저 없으면 이제 마실 물도 없다.

스카이뉴스는 마리우폴을 떠나 중동부 도시 드니프로로 탈출한 크리스티나 씨 가족 인터뷰를 통해 마리우폴의 참상을 소개했다.

크리스티나 씨 가족은 대피 전 아이 50명을 포함해 시민 200명과 집을 버리고 마리우폴의 한 학교 지하에 몸을 숨겨 지냈다.

"포탄이 학교를 강타했을 때 한 여성이 엉덩이에 파편을 맞았어요. 그녀는 24시간 누워있었는데, 너무 아파서 차라리 독약을 달라고 소리쳤어요."

그는 마당에 떨어진 포탄으로 한 남성이 두 다리를 잃고 피를 흘리면서 죽어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앰뷸런스도 없었다"며 인도주의 위기가 고조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러시아군의 쉴 새 없는 포격에 밤낮없이 벽은 흔들렸고, 공포는 밀려왔다고 했다.

"포탄이 어디에 떨어질지 몰라, 정말 무서웠어요. 마리우폴에는 47만명이 살지만 아무도 대피하지 못하고 아직 그곳에 있어요. 21세기에 이런 일이 있다니…"

사람들은 포격 소리가 잠시 잠잠해질 때면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는 땅, 지붕, 차 위에 있는 눈을 긁어모았다.

크리스티나 씨는 "눈을 녹여서 음식을 만들 물로 사용했다"며 "200명이 사용하기 있기 때문에 화장실도 깨끗하게 써야 했고 눈이 떨어지면 물도 없었다"고 말했다.

매일 아침 똑같은 옷을 입고 깨서 같은 옷을 입고 자야 했다고 한다.

지하는 춥고 난방장치는 없어 여기저기에서는 기침 소리만 났고 그런 증세는 다른 사람에게 옮아갔다고 한다.

병원 밖에 방치된 '러군 포격' 희생 우크라이나인 시신
병원 밖에 방치된 '러군 포격' 희생 우크라이나인 시신

(마리우폴 AP=연합뉴스) 지난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한 병원 밖에 러시아군 포격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시신이 천으로 덮인 채 방치돼 있다.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에서 어린이병원, 산부인과 병원, 모스크 등을 가리지 않고 포격하고 있다. 2022.3.17 leekm@yna.co.kr

크리스티나 씨는 시신을 묻을 곳이 없어 여기저기 죽은 사람들이 방치됐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2주 동안 고립됐던 마리우폴은 지난 14일 마침내 민간이 탈출이 시작됐다.

크리스티나 씨는 "다행히 차고에 있던 차가 멀쩡했다"며 "그렇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떠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들 가족은 드니프로에 도착해 빈니차로 이동할 계획이다. 그러나 끝내 탈출하지 않겠다고 마리우폴에 남으신 부모님이 마음에 쓰인다.

올가 볼고바 씨는 지난 16일 마리우폴에서 힘들게 시동생이 있는 자포리자에 왔다. 지난달 26일 이후 지하와 밖을 전전하다 처음 침대에 누웠다.

볼고바 씨는 마리우폴의 공포를 하루하루 일기로 썼다.

그는 영국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3월 12일 오전 4시5분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250명이 넘게 살던 아파트를 포탄이 강타해 대피해있던 지하실까지 불이 급속히 내려온 날이었다고 한다.

볼고바 씨는 시동생 집에서 모처럼 편안한 밤을 보냈다. 그러나 평소와 같이 새벽 3시에 눈을 떴다. 매일 폭격이 시작되던 그 시각에 몸이 저절로 반응했다는 말이었다.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chMwqyWP4t4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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