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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목숨 앗아간 후진국형 사고…누군가의 가족 그만 죽어야"

송고시간2022-03-2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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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 사는 직장인 A(26) 씨의 어머니는 지난 14일 밤12시 가까운 시간에 119 구급대원으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남편 B(56) 씨가 의식이 없는 상태로 작업장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 중이라고 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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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사망 근로자 아들 인터뷰…"근로자들 작업 환경 개선됐으면"

숨진 한국철도공사 근로자의 빈소
숨진 한국철도공사 근로자의 빈소

[유족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중대재해처벌법이라는 것이 생겼는데, 누가 처벌받기를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확한 진상 규명이 이뤄지고 앞으로는 이런 후진국형 사고로 누군가의 아버지가 죽거나 다치는 일이 없기만을 바랍니다."

대전에 사는 직장인 A(26) 씨의 어머니는 지난 14일 밤12시 가까운 시간에 119 구급대원으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남편 B(56) 씨가 의식이 없는 상태로 작업장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 중이라고 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고 했던가. 가족은 급히 병원으로 향했지만, B씨는 이미 시신으로 변해 있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 37년간 일한 B씨는 숨진 그날도 평소처럼 조차장(열차를 연결·분리하는 정차장)에서 열차를 점검하는 작업을 했다.

고용노동부는 당초 B씨한테 지병이 있다는 회사 측 전언에 따라 B씨 죽음에 다소 신중하게 접근했다. 하지만 이후 B씨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이 발견되면서 코레일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조사에 나섰다.

올해 1월 27일부터 시행된 이 법은 근로자 사망 등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사고를 막기 위한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게 했다.

B씨 가족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부검 결과 '목과 가슴 파열로 인한 사망'이라는 구두 소견이 나왔다는 소식을 사건 담당 형사로부터 전해 들었다.

열차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B씨와 다른 직원 사이에 신호가 맞지 않아 B씨의 신체가 열차에 빨려 들어갔다는 것이 가족의 추정이다.

B씨가 입고 있던 옷의 일부가 찢어졌고, 옷에는 기름 자국이 '일자' 형태로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고 한다.

B씨는 묵묵히 직장을 다니면서 좋은 남편, 아버지가 되려고 노력하는 전형적인 50대 가장이었다고 한다.

A씨는 수목장을 지낸 지 이틀 만인 20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사고가 발생하기 하루 전 집에서 정년퇴직 이후의 삶에 대해서 말씀하셨다"며 "가족 앞날에 대한 그런 일상 대화가 아버지와의 마지막 기억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A씨는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이런 사고를 우리 아버지가 당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근로자들의 작업 환경이 개선돼 앞으로는 이런 사고가 근절되면 좋겠다"고 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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