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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이탈리아서 발레리나 꿈 이어가게 된 13세 소녀

송고시간2022-03-1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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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베네토 발레학교 교장 앞으로 한 통의 이메일이 왔다.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학교가 갑자기 문을 닫으면서 세계적인 발레리나가 되겠다는 바실리아의 꿈도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참혹한 전쟁 와중에 우크라이나에서 그 꿈을 이어갈 방법은 사실상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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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지난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베네토 발레학교 교장 앞으로 한 통의 이메일이 왔다.

전쟁의 참화 속에 휩싸인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에 거주하는 '줄리아'라는 이름의 여성으로부터 온 메일이었다.

"우리는 곧 우크라이나를 떠나야 해요. 제 딸이 당신 학교에서 발레리나의 꿈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줄리아의 13세 딸 바실리사는 키이우에서 최고로 꼽히는 세르게 리파르 발레 아카데미에 적을 둔 촉망받는 발레리나였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학교가 갑자기 문을 닫으면서 세계적인 발레리나가 되겠다는 바실리아의 꿈도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참혹한 전쟁 와중에 우크라이나에서 그 꿈을 이어갈 방법은 사실상 없었다.

줄리아가 이탈리아 발레학교의 문을 두드린 것도 이런 상황에서였다.

마침 키이우 발레 아카데미의 일본인 선생님이 베네토 발레학교를 추천했고, 줄리아도 마지막 동아줄을 붙잡는 심정으로 이메일을 보낸 것이었다.

다행히 학교 측의 답신은 긍정적이었다. 바실리사를 받아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줄리아는 기쁘면서도 기뻐할 수 없는 처지였다. 소아과 의사로 있는 첫째 딸과 징집명령이 내려진 남편을 두고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바실리사의 꿈을 위해 가족이 생이별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줄리아에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모녀는 지난 14일 버스를 타고 키이우를 떠나 1천400㎞ 거리, 36시간을 달린 끝에 이탈리아 땅에 발을 내딛게 됐다.

프란체스코 마르촐라 베네토 발레학교 교장은 현지 공영방송 라이(Rai)에 "어린 소녀가 한 손에 강아지를 안고 환하게 웃으며 버스에서 내리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탈리아에서 큰 환대를 받았다. 현지 한 시민의 도움으로 학교에서 가까운 곳에 보금자리도 얻었다.

줄리아에게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바실리사가 다시 발레 슈즈를 신을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14일에는 이탈리아에서의 첫 발레 수업에 참여했다. 줄리아가 학교에 메일을 보낸 지 꼭 일주일 만이다.

바실리사보다 한 살 어린 우크라이나계 학생이 이탈리아어에 도움을 주고 있어 무리 없이 차근차근 학교생활에 적응해가고 있다고 한다.

마르촐라 교장은 "학생들이 바실리사를 따뜻하게 맞아주고 있다"며 "그들은 무용이라는 보편적 언어로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 모든 게 너무 자연스럽다"고 칭찬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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