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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이 정도로 아플 줄은"…달러의 힘 실감하는 러시아

송고시간2022-03-05 04:24

수년간 구축한 방어벽 일순 무력화…옐런 "고통경감 방안 찾기 힘들 것"

러시아의 환전소
러시아의 환전소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각종 경제제재에 대비해 수년간 방어벽을 구축했지만, 달러화 중심의 세계 금융시스템에서 제외된 순간부터 무력한 모습을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미국의 달러화와 유럽의 유로화가 중심이 된 국제 금융시스템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고 했던 러시아 정부의 정책이 일단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6천430억 달러(한화 약 782조 원) 상당의 외환을 보유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수년 전부터 국제사회의 금융제재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포트폴리오를 변화시켰다.

러시아가 보유한 각종 금융자산 중 적지 않은 부분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중국이나 일본 등의 금융기관으로 이전됐다.

달러화에 대한 노출을 낮추기 위해 금 보유량도 늘렸다.

그러나 NYT는 글로벌화가 진척된 현대 사회에서 국제 금융시스템과 동떨어져 자립할 수 있다는 것은 헛된 꿈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외환 다각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보유 자산의 절반가량은 미국과 유럽의 은행에 예치돼 있었고,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계좌가 동결됐다.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금융제재 효과는 즉각적으로 드러났다.

러시아 루블화의 가치는 사상 최저치로 폭락했고, 주식거래는 중단됐다.

게다가 자동차와 가전제품을 비롯한 각종 상품의 가격이 뛰어올라 러시아 서민들은 경제적으로 엄청난 고통을 겪을 전망이다.

모스크바의 환전소 앞에 서 있는 러시아 시민
모스크바의 환전소 앞에 서 있는 러시아 시민

[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러시아가 준비한 중국 위안화 국채나 금은 이 같은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장관은 러시아 경제 상황과 관련해 "세계의 경제 대국들과 금융시장이 이 정도 수위의 제재를 부과한다면 고통을 경감할 방법을 찾기 힘들 것"이라며 "러시아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중국과 함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을 대체하는 자체 결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지만, 성공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최근 의회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자체 결제 시스템 개설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하룻밤에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장기적으로 달러화 중심의 금융시스템에서 독립된 결제 시스템이 작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러시아가 당장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 경제제재를 피해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국제 금융시스템에서 독립성을 구축하겠다면서 시행한 각종 대비책이 오히려 더 가혹한 제재를 불렀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 정도의 경제 규모를 가진 국가에 대해선 국제 사회에 미칠 연쇄효과를 고려해 제재 수위를 조절해야 하지만, 러시아는 독립성을 강화한 탓에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오히려 줄었다는 것이다.

애덤 포슨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장은 "러시아 경제가 좀 더 글로벌 경제에 융합됐다면 강제로 차단당할 위험성은 적었을 것"이라며 "러시아의 의도와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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