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불안해지는 밥상물가…밀 선물값 2008년 이후 최고
송고시간2022-03-02 15:53
작년 인플레 영향 상승 이어 전쟁으로 취약해진 공급망 더 압박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밀 등 곡물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밀 선물 가격은 5.35% 상승했다. 부셸(곡물의 중량 단위로 약 30L에 해당) 당 가격은 9.84달러로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밀 선물가격 상승은 식품시장의 밀 가격 인상을 초래하고, 이는 결국 소비자 가격에 전가될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밀 가격 상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이다. 비옥한 흑토로 유명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함께 전 세계 밀 생산량의 14%를 담당하고 있다.
두 국가의 밀 수출은 전 세계 수출량의 29%를 차지한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러시아 침공 전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은 사상 최대 규모를 달성하고 있었던 반면 러시아의 밀 수출은 둔화하고 있었다.
롭 맥키 미국제빵협회장은 "이보다 더 나쁜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밀 가격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전쟁 발발은 가뜩이나 취약해진 공급망에 더욱 압박을 가할 수밖에 없다.
러시아는 최대 밀 수출국이고 우크라이나는 상위 5위 안에 든다. 두 국가는 이집트와 터키, 방글라데시 등지의 밀 수출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맥키 회장은 "전쟁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고 얼마나 오래 가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크라이나 농부들이 봄에 밀과 옥수수 등을 심을 수 없게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미국의 시리얼과 빵 가격은 더욱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CNN은 전망했다.
이미 작년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미국에서 시리얼과 제빵 제품은 6.8% 올랐다.
보통 소비자 가격은 밀과 옥수수 등 곡물 시장 가격을 후행한다. 원자재 가격은 미리 계약되기 때문이다.
이는 밀 가격 상승이 수주나 수개월 후에는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러시아의 침공은 우크라이나의 항구 기능을 붕괴시켜 수출에도 차질을 빚게 하고 있다.
농업정보회사 Gro 인텔리전스의 임원 짐 헤네건은 "우크라이나의 항구에서 상업 운송은 중단되고 있으며, 이는 거의 모든 교역의 중단을 뜻한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상업선이 공격받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작년 세계 식량가격은 28%나 올랐다. 공급망 마비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악천후가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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