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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일촉즉발] 정부, 제재동참엔 신중 기류…인도적 지원은 적극 검토

송고시간2022-02-2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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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 전운이 고조되면서 미국 주도의 대(對)러시아 제재 등 대응 조치도 속도를 내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아직은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러시아가 앞으로 행동 수위를 높이고 국제사회의 여론이 악화하면 정부도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제재 등 대러 압박에 동참하라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시아 지역인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하고 이곳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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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적 해결 촉구" 거듭 강조하며 원론 입장 유지…성명도 '규탄'없이 '우려'만

2014년 크림병합 때도 제재 동참 안해…상황 격화시 동참 압박 커질 수도

우크라이나-돈바스 교전 (CG)
우크라이나-돈바스 교전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김경윤 기자 = 우크라이나에 전운이 고조되면서 미국 주도의 대(對)러시아 제재 등 대응 조치도 속도를 내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아직은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다만 러시아가 앞으로 행동 수위를 높이고 국제사회의 여론이 악화하면 정부도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제재 등 대러 압박에 동참하라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시아 지역인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하고 이곳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라고 지시했다.

우크라이나 영토 내 러시아군 배치를 사실상 공식화한 것으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이를 우크라이나 주권 및 영토에 대한 침해로 규정하고 즉각 제재에 착수했다.

특히 미국은 러시아의 추가 행동에 대비해 동맹 및 우방국들과 공조를 통해 고강도 제재 패키지도 준비하고 있다. 동맹 결집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압박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인 셈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아직 제재 동참 여부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22일 기자들과 만나 제재 동참 의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현 단계에서 일단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한 뒤 "미국 등 국제사회와 관련 정보를 공유하면서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및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 연석회의 모두발언에서 "미국과 서방국가들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에 대한 침해이자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적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거론했지만, 동참 여부에 대해 구체적 방향성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문 대통령은 "사태가 장기화하고 미국 등 서방이 러시아에 강도 높은 제재를 취하면 우리 경제에도 큰 영향이 미친다"라고도 언급했는데, 제재의 주체를 '미국 등 서방'이라고 밝힌 점에 비춰 우리의 직접적 동참에는 다소 거리를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는 최근 전개되는 우크라이나 상황과 관련해 러시아를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데도 다소 신중한 분위기다.

외교부가 이날 내놓은 대변인 성명은 우크라이나의 주권 및 영토 보전, 국제법 존중 필요성 등을 강조하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지만, 러시아를 향해 '규탄' 표현을 쓰지 않는 등 서방 국가들의 입장보다는 다소 강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의 이런 기류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밀접하게 연관된 한·러관계, 우리 기업들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는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했을 때도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대러시아 제재 등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지는 않았다.

그러나 러시아가 실제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행하는 등 상황이 추가 격화하고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정부도 마냥 거리를 두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등 국제사회가 한국의 동참을 더욱 강하게 주문할 수도 있다.

주러시아 대사 등을 역임한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국대사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국제질서와 법치주의가 심각하게 위협을 받으면 경제적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한국과 같은 나라가 어떤 편에 설지를 분명히 해야 하는 순간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상황 격화 가능성에 따른 단계별 대응 수위를 내부적으로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에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도 말했는데, 할 수 있는 역할을 모색하겠다는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직접 제재에 참여하기보다 위기에 처한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의 보복으로 에너지난을 겪을 수 있는 유럽을 지원하는 것은 한국이 참여하기에 더 수월한 옵션으로 꼽힌다.

정부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유럽의 에너지난 우려와 관련해 액화천연가스(LNG) 스와프(교환) 계약 등이 계속 거론되자 유럽 에너지 지원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아울러 우크라이나는 한국이 5년 주기로 선정하는 공적개발원조(ODA) 중점협력국에 지난해 1월 추가로 포함됐기 때문에 ODA 규모 확대는 자연스러운 수순이기도 하다.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필요할 경우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평화적 해결 노력에 동참한다고 이야기한 것이 제재 동참보다는 유럽 및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무게를 실은 것이냐'는 질문에 "특정한 영역을 염두에 두지 않고 협력이 가능한 모든 분야에 대해 국제사회와 소통하고 있다"고 답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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