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윌리엄 니콜슨 감독 "부모의 이혼, 서른 살이던 나 역시 자책해"

송고시간2022-02-19 09:18

beta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원제 'Hope Gap')을 연출한 윌리엄 니콜슨 감독은 최근 연합뉴스와 한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영화는 29년을 함께 살다가 갑작스레 이혼하게 된 에드워드(빌 나이 분), 그레이스(아네트 베닝) 부부와 그의 외동아들 제이미(조시 오코너)가 겪는 일을 그렸다.

부모의 이혼을 지켜보는 아들의 시선을 통해 진정한 행복과 사랑, 인생에 관해 이야기한다.

요약 정보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줄인 '세 줄 요약' 기술을 사용합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야 합니다. 제공 = 연합뉴스&줌인터넷®

자전적 영화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내 이야기여서 직접 연출"

'글래디에이터'·'레미제라블' 각본가 출신…"빌 나이·아네트 베닝 연기 마법 같아"

영화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 연출한 윌리엄 니콜슨 감독
영화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 연출한 윌리엄 니콜슨 감독

[티캐스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부모가 이혼하면 아이는 그것을 자기 탓이라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제 부모님이 이혼하셨을 당시 전 거의 서른 살이었는데, 어른이던 저조차 아이들과 비슷한 감정이 들더군요. 어머님이 돌아가실 때까지도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원제 'Hope Gap')을 연출한 윌리엄 니콜슨 감독은 최근 연합뉴스와 한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영화는 29년을 함께 살다가 갑작스레 이혼하게 된 에드워드(빌 나이 분), 그레이스(아네트 베닝) 부부와 그의 외동아들 제이미(조시 오코너)가 겪는 일을 그렸다. 부모의 이혼을 지켜보는 아들의 시선을 통해 진정한 행복과 사랑, 인생에 관해 이야기한다.

니콜슨 감독이 젊을 적 경험을 바탕으로 쓴 희곡 '더 리트리트 프롬 모스코'(The Retreat from Moscow)가 원작이다. 영화에 나오는 아들 제이미는 감독의 페르소나라 볼 수 있다.

1997년 '파이어라이트'(Firelight)를 선보인 이후 '글래디에이터', '레미제라블', '언브로큰', '에베레스트' 등 극본을 쓰는 데 집중했던 그가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내 이야기인 만큼 내가 직접 감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희곡을 처음 썼을 땐 영화로 만들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그런데 각본가로 활동하다 보니 감독들에게 불만족스러울 때가 있더군요. 시나리오를 통해 구현하려고 했던 걸 감독이 하지 못하거나 저와 생각이 다를 때도 있었죠. 그러면서 영화 창작의 모든 과정에 직접 관여하고 싶다는 열망이 피어났습니다."

영화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 니콜슨 감독(좌)과 제이미 역의 배우 오코너
영화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 니콜슨 감독(좌)과 제이미 역의 배우 오코너

[티캐스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어떤 주제로 영화를 만들까 고심하던 그는 결국 자전적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니콜슨 감독 본인이자 영화에서 제이미로 나오는 아들은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의 행복을 지키려 분투한다. 어머니를 보기 전 미리 대사까지 연습할 정도로 서먹했던 그는 부모의 이혼 소식을 들은 뒤엔 어머니를 매일같이 찾아가 상처를 보듬는다.

니콜슨 감독은 "그땐 어머니의 행복을 아들로서 책임져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고 한다.

"제가 어머니에게 행복을 만들어줄 수 없다는 사실이 매우 고통스러웠습니다. 행복은 각자 추구해야 하는 거니까요. 어머니는 끝내 다른 연인도, 행복도 찾지 못하셨어요. 마지막까지도 고통스러워했고 분노에 차 있었죠."

그는 영화에서는 실제와 다른 결말을 지었다. 그레이스는 스스로 행복의 길을 찾아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오래 산 부부가 갑작스레 이혼하고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이야기는 그동안 다른 영화에서도 많이 다뤄온 소재다. 그런데도 이런 스토리에 몰입하게 되는 이유는 부부를 연기한 빌 나이와 아네트 베닝의 호연 덕분이다.

나이는 수십 년이 넘도록 아내에 맞춰주느라 정작 본인의 행복은 포기한 중년 남자를, 베닝은 그런 남편과 헤어진 뒤에도 끊임없이 못살게 구는 중년 여성의 모습을 훌륭히 소화했다.

나이를 "자기감정을 억누르는 영국 남자의 전형"이라고 소개한 니콜슨 감독은 처음부터 그를 캐스팅 1순위로 염두에 뒀다고 강조했다.

아네트 베닝은 '우리의 20세기'를 보고 한눈에 반해 출연을 제의하게 됐다. 딱 한 가지 걸리는 것은 미국인인 그가 영국의 중년 여성을 연기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막상 촬영을 시작하니 "역시 배우는 배우다"라는 생각이 들 만큼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선보였다고 한다.

"시나리오를 쓰고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각본가지만 그것에 생명을 불어넣는 건 배우들이라고 생각해요. 연기력으로 대사 하나하나에 큰 힘을 불어넣는 배우들이 마법 같이 느껴졌어요. 놀랍고 고마운 경험이었습니다."

영화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 속 한 장면
영화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 속 한 장면

[티캐스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을 대표하는 거장 리들리 스콧을 비롯해 톰 후퍼, 앤젤리나 졸리, 앤디 서키스 등 여러 감독과 협업해온 니콜슨 감독은 "한국 영화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다"라면서도 한국 감독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한국 영화는 제게 마치 미래처럼 느껴져요.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죠. 할리우드 같지 않은 접근 방식이 좋은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한국 감독과 일하고 싶지만, 그들이 저와 일하고 싶을지는 모르겠네요. 하하. 하지만 누가 아나요? 몇몇 한국 감독들이 이곳으로 와서 각본가를 찾게 된다면, 여기 제가 있습니다!"

영화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 속 한 장면
영화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 속 한 장면

[티캐스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rambo@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