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안전] ①"나도 모르게 영원히 잠들수도" 캠핑장 일산화탄소 중독
송고시간2022-02-06 09:00
무색·무취로 인지 불가…저산소증 유발해 의식 잃거나 사망할 수도
[※ 편집자 주 =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각종 안전사고는 우리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노립니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안전을 담보할 수 있습니다. 갑작스런 재난상황에서도 작은 관심과 실천으로 비극적인 결과를 막을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소방청과 지역 소방재난본부 등 관련 기관 도움을 받아 현장 사례를 중심으로 매주 1편씩 모두 50편에 걸쳐 평소에 알아두면 쓸모 있는 안전 상식을 소개합니다.]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겨울철 감성 캠핑 불멍(장작불을 보며 멍하니 있는 것)이 빠질 수 없지. 텐트 안이라면 더 아늑하고 좋을 텐데…"
연간 캠핑 인구 700만명 시대. 우리는 얼마나 안전하게 캠핑을 즐기고 있을까.
2021년 2월 21일 전북 완주군의 한 캠핑장에서 어지러움과 두통을 호소하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캠핑장 이용객 텐트 안에는 난로가 있었다.
두 달 뒤 전북 장수군 한 캠핑카에서도 비슷한 신고가 들어왔다.
캠핑카 주인은 간밤에 캠핑카 안에 숯을 넣고 잤는데 새벽부터 어지럽고 팔이 마비되는 느낌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해 5월 1일 강원도 횡성군 한 캠핑장에서는 텐트 안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심정지 상태였다.
텐트 안에는 불에 탄 숯과 함께 화로가 있었다.
이들 사고의 주요 원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인데, 겨울철을 중심으로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일산화탄소는 불완전 연소 시 발생하는 기체다. 무취·무미·무색·무자극의 특성이 있어 그 농도가 짙어지는 것을 인지하기 어렵다.
산소와 비교했을 때 헤모글로빈과 240배 높은 친화도를 가지고 있어 일산화탄소에 노출되면 체내 산소의 이송과 이용을 저해해 저산소증을 유발한다.
농도가 2천ppm에 도달하면 1~2시간 이내에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실제로 부산소방재난본부와 부경대가 지난해 12월 캠핑용 난방기구 일산화탄소 발생 실험을 해보니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숯을 활용하는 화로의 경우 참숯과 차콜 2가지 모두 불을 피우는 동시에 일산화탄소 농도가 500ppm 이상으로 치솟아 일산화탄소 경보기가 울렸다. 참숯은 17분께 2천40ppm, 차콜은 2분 내 의식불명 가능 농도인 2천ppm까지 도달했다.
2구형 이동식 부탄연소기의 경우 약 30분 후 산소 농도가 17.3%로 안전 한계 수치 이하로 낮아졌다. 일산화탄소는 38분 이후부터 꾸준히 증가하더니 70분이 지나자 253ppm까지 올라갔다.
등유난로는 일산화탄소의 농도가 실험 시작 35분께까지 43ppm을 기록했고, 산소는 10분 후 17.7%, 50분 후에는 14.7%까지 낮아졌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캠핑용 난방기구 사용 시 가스 중독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텐트 환기구를 필히 확보해야 한다"며 "화로를 사용할 경우 자주 환기한다고 하더라도 사고 발생 우려가 높기 때문에 텐트 내에서 절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취재지원·자료협조]
1. 소방청, 부산소방재난본부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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