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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비에 '강제연행' 새긴 日 NGO "사도광산 강제노동 인정해야"

송고시간2022-02-0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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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연행'을 명기한 조선인 추도비를 세운 일본 시민단체 대표는 일본 정부가 사도(佐渡)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고 싶다면 역사를 직시하라고 촉구했다.

이노우에 요코(井上洋子·72) '조세이(長生)탄광 물비상(水非常·수몰사고)을 역사에 새기는 모임'(이하 모임) 공동대표는 "사도(광산 추천서)를 냈더라도 유네스코가 그것을 인정하기에는 장애물이 높아졌다"면서 이런 견해를 밝혔다.

조선인 136명이 바다 밑에서 목숨을 잃은 조세이탄광 수몰사고 발생 80년을 하루 앞둔 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 응한 이노우에 공동대표는 일본 정부가 2015년 세계유산에 등록된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의 강제노동을 제대로 알리기로 약속해놓고 결국 알맹이 없는 정보센터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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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136명 희생 조세이탄광 수몰사고 80년…"매우 위험한 탄광이었다"

군함도 약속 외면한 일본 정부에…"사도광산 등재 장애물 높다" 지적

조세이탄광 참사 역사에 새기는 이노우에 대표
조세이탄광 참사 역사에 새기는 이노우에 대표

(우베[일본 야마구치]=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제 강점기에 강제 노역하던 조선인 136명이 목숨을 잃은 조세이(長生)탄광 수몰 사고 80주년을 하루 앞둔 2일 일본 야마구치(山口)현 우베(宇部)시의 해안에서 이노우에 요코(井上洋子) '조세이(長生)탄광 물비상(水非常·수몰사고)을 역사에 새기는 모임' 공동대표가 조세이탄광의 시설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콘크리트로 된 기둥 모양의 이 시설물은 현지에서는 '피야'라고 불리고 있으며 탄광이 가동하던 당시 배기구·배수구 등으로 사용됐다. 2022.2.3 sewonlee@yna.co.kr

(우베[일본 야마구치]=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강제 연행'을 명기한 조선인 추도비를 세운 일본 시민단체 대표는 일본 정부가 사도(佐渡)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고 싶다면 역사를 직시하라고 촉구했다.

이노우에 요코(井上洋子·72) '조세이(長生)탄광 물비상(水非常·수몰사고)을 역사에 새기는 모임'(이하 모임) 공동대표는 "사도(광산 추천서)를 냈더라도 유네스코가 그것을 인정하기에는 장애물이 높아졌다"면서 이런 견해를 밝혔다.

조선인 136명이 바다 밑에서 목숨을 잃은 조세이탄광 수몰사고 발생 80년을 하루 앞둔 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 응한 이노우에 공동대표는 일본 정부가 2015년 세계유산에 등록된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의 강제노동을 제대로 알리기로 약속해놓고 결국 알맹이 없는 정보센터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이 사도 광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면서 대상 기간을 에도 시대(1603∼1867년)까지로 한정해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문제를 피하려고 하는 것에 대해 "강제노동이나 강제연행 사실을 빼고 세계유산으로 하려고 하는 것은 군함도 문제와 마찬가지"라고 진단했다.

메이지시대 이후 건설된 사도광산 갱도
메이지시대 이후 건설된 사도광산 갱도

(사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사도광산을 대표하는 아이카와 금은산에서 메이지시대 이후 건설된 갱도. 구불구불하고 좁은 에도시대 갱도와 달리 비교적 넓게 매끈하게 뚫려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선인을 탄광에 동원한 것이 강제노동이 아니라는 주장 등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이노우에 공동대표는 "조세이탄광은 자유 도항(渡航·배를 타고 바다를 건넘)으로 와서 가족이 있는 분과 강제 연행돼 강제 수용소에 수용돼 일한 분, 두 가지 방식이 있었는데 강제 연행이 아니고 자유 도항으로 온 분들도 도망했다는 증언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만큼 노동이 힘들었거나 매우 위험했다"며 "조세이탄광은 매우 위험한 탄광이라서 주변에서 일본인이 (일하겠다고) 응모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고 덧붙였다.

폐허가 된 군함도의 건물
폐허가 된 군함도의 건물

(하시마[일본 나가사키]) 이세원 특파원 =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 노역 현장인 일본 나가사키현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에 2016년 7월 1일 폐허가 된 건물들이 방치돼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노우에 공동대표는 일본 정부가 "옛 국가총동원법 제4조 규정에 토대를 둔 국민징용령(1939년)에 의해 징용된 한반도 노동자의 이입(移入·이동해 들어옴)에 대해서는 이 법령에 의해 실시됐다는 것이 명확해지도록 '강제 연행' 또는 '연행'이 아닌 '징용'을 쓰는 것이 적절하다"는 답변서를 작년 4월 내각회의에서 결정해 '강제 연행'이라는 표현을 사실상 쓰지 못하게 압박한 것에 대해 위기감을 드러냈다.

조세이탄광 수몰사고 희생자 추도비
조세이탄광 수몰사고 희생자 추도비

(우베[일본 야마구치]=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2일 일본 야마구치(山口)현 우베(宇部)시 도코나미(床波) 소재 '조세이(長生)탄광 추도 광장'에 희생자를 추도하는 조화가 놓여 있다.
광장에 설치된 추도비에는 희생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2022.2.3 sewonlee@yna.co.kr

그는 "역사수정주의(자)라고 불리는 이들이 역사를 제대로 직시하지 않고 (강제 연행을) 없었던 일로 하려는 것에 대해 심한 초조함과 무력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모임은 걸어온 길을 보면 이노우에 공동대표가 이렇게 반응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앞서 모임이 조세이탄광 희생자 추도비를 설립할 땅을 사들이기 위해 모금 활동을 했더니 일본 각지에서 후원이 밀려들어 1천600만엔(약 1억6천805만원)이 마련됐다.

모임은 2009년 토지를 매입했고, 제2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초기인 2013년 2월 '강제 연행 한국·조선인 희생자'라고 새긴 추도비를 사고 현장 근처에 세웠다.

잘못을 반성하고 역사를 직시하겠다는 의지를 일본 시민의 노력으로 보여준 사례 중 하나다.

해안에서 보이는 조세이탄광 시설물
해안에서 보이는 조세이탄광 시설물

(우베[일본 야마구치]=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조세이(長生)탄광 수몰 사고 80주년을 하루 앞둔 2일 일본 야마구치(山口)현 우베(宇部)시의 해안에서 이노우에 요코(井上洋子) '조세이(長生)탄광 물비상(水非常·수몰사고)을 역사에 새기는 모임' 공동대표가 조세이탄광의 시설물이던 '피야'를 바라보고 있다.

이노우에 공동대표는 일본 정부의 역사 인식이 우경화하는 상황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그는 "조세이탄광을 하나의 역사적인 공통 과제로 삼아 강제 연행과 강제 노동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모든 것을 포함해서, 강제 연행·강제 노동이 있었던 것을 포함해서 역사에서 부(負·마이너스)의 유산을 인정하고, 세계유산으로 등록한다면 그것은 매우 좋은 일"이라며 사도 광산을 세계유산으로 추천한 것이 일본 사회가 역사를 직시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sewonlee@yna.co.kr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QufrKhtqu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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