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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사도광산 세계유산 추천 "판단 시기 다가와"

송고시간2022-01-28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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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의 조선인 강제 노역 현장인 사도(佐渡)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후보로 추천할지를 놓고 일본 정부가 금명간 결정을 내린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27일 저녁 민영방송 TBS 인터뷰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정부 차원에선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판단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명시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한국이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는 일본이 추천해도 등재를 달성하기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해 일단 내년 이후로 추천을 미룰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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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재 실현 가능성 관점에서 생각해야"…추천 연기 가능성 시사

내달 1일 추천 시한…금명간 관계부처 회의서 결정될 듯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제 강점기의 조선인 강제 노역 현장인 사도(佐渡)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후보로 추천할지를 놓고 일본 정부가 금명간 결정을 내린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27일 저녁 민영방송 TBS 인터뷰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정부 차원에선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판단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추천 시기에 대해선 "올해 또는 내년 이후 가운데 어느 쪽이 등재 실현 가능성이 높은가라는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며 "냉정하게 논의해 많은 나라에도 이해토록 하면서 등재를 완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명시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한국이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는 일본이 추천해도 등재를 달성하기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해 일단 내년 이후로 추천을 미룰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주무 부처인 외무성과 문부과학성에선 한번 추천해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새롭게 등재 추천을 하기가 어렵게 된다는 이유로 올해 추천을 보류하고 다음 기회를 엿보자는 의견이 많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외무성 관계자는 26일 기자회견에서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관련해 추천서 제출 전 당사자 간 대화를 촉구하는 지침이 지난해 7월 채택됐다"는 점을 거론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대해서 일본이 주도해 회원국의 반대가 있으면 등재하지 않는 제도가 도입됐는데 그 후속 조치로 세계문화유산에 대해서도 이런 지침이 생긴 것이다. 한국이 사도 광산 추천에 반발하고 있어 추천을 강행할 경우 탈락하면 등재 실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사도광산(CG)
일본 사도광산(CG)

[연합뉴스TV 제공]

그러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를 중심으로 한 집권 자민당 내 보수계 의원들은 올해 추천을 강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년으로 추천을 미룬다고 해서 등재 가능성이 커지지 않는다며 한국과의 역사전(歷史戰)을 피할 수 없는 이상 추천을 강행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아베는 또 자신이 이끄는 당내 최대 파벌 모임에선 총리 재임 당시 주한 대사에게 당부한 말을 소개하면서 "(한국이) 역사전을 걸어오는 상황에서 싸울 때는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를 추종하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자민당 정조회장도 닛테레(日テレ)방송 인터뷰에서 한국이 역사전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일본의 명예'를 운운하면서 추천 강행을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이르면 28일 외무성이 주도하는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추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정부가 애초 목표했던 내년 등재를 위한 심사를 받으려면 오는 2월 1일까지 추천서를 제출해야 한다.

일본 정부가 올해 추천서를 제출하면 등재 여부는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심사와 권고를 거쳐 내년에 결정된다.

앞서 문부과학상과 문화청 장관의 자문기구인 문화심의회는 내년 등재를 목표로 사도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천 후보로 지난달 28일 선정했다.

이후 일본 정부는 유네스코에 공식 추천서를 제출할지를 놓고 검토해 왔다.

사도광산 메이지 시대 갱도
사도광산 메이지 시대 갱도

(사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사도광산을 대표하는 아이카와 금은산에 메이지 시대 이후 건설된 갱도 모습. 사도광산 관리회사는 이 갱도에서 쓰인 광석 운반수단을 전시해 놓았다. [자료사진]

니가타(新潟)현의 사도섬에 있는 사도 광산은 에도(江戶) 시대(1603∼1868년)에 금광으로 유명했던 곳이다.

일제가 일으킨 태평양전쟁 기간에는 구리, 철, 아연 등 전쟁 물자를 확보하는 광산으로 활용되면서 조선인이 동원돼 강제노역에 시달린 현장이기도 하다.

'최대 1천200여 명' 또는 '적어도 2천 명 정도'의 조선인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 일본 정부가 2015년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 탄광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전제 조건으로 강제노역과 관련한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알리겠다고 약속하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점을 들어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27일 일본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결론을 예단하지 않고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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