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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모 쓰세요"…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첫날 건설현장 바짝 긴장

송고시간2022-01-27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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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가 숨지는 등의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첫날인 27일 수도권 지역 건설 현장은 사소한 안전사고라도 날까 바짝 긴장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상시 근로자가 50인 이상인 사업장의 경우 이날부터 바로 법 적용을 받기 때문에 대기업이 시행하는 현장은 예전보다 안전 관리가 더욱 철저해진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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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대 카메라에 곳곳 안전순찰원…"1호 처벌 대상 되어선 안 돼"

(평택·화성=연합뉴스) 권준우 김솔 기자 = 노동자가 숨지는 등의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첫날인 27일 수도권 지역 건설 현장은 사소한 안전사고라도 날까 바짝 긴장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상시 근로자가 50인 이상인 사업장의 경우 이날부터 바로 법 적용을 받기 때문에 대기업이 시행하는 현장은 예전보다 안전 관리가 더욱 철저해진 모습이었다.

현장 모니터링은 꼼꼼하게
현장 모니터링은 꼼꼼하게

(평택=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첫 날인 27일 경기도 평택시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안전관리자가 CCTV 실시간 영상을 통해 현장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2022.1.27 stop@yna.co.kr

이날 오전 찾은 경기 평택시 지제역 A 건설 아파트 공사장에서는 몇 걸음을 뗄 때마다 기둥과 벽 등에 설치된 CCTV가 눈에 띄었다.

건설사 측은 법 시행 전 이미 첫 삽을 뜨면서부터 타워크레인과 고층부, 지하층 등 곳곳에 사각지대가 없도록 30대가 넘는 카메라를 설치했다.

안전관리자는 현장사무실에서 카메라를 통해 300명이 넘는 노동자를 지켜보면서 안전모 착용이나 안전고리 결합 등 개인 장구류 착용 여부 등을 살폈다.

카메라 화질이 매우 뛰어나 해당 노동자의 이름표까지 명확히 나오다 보니 안전관리자는 미비한 점을 발견하면 마이크로 이름과 함께 지적사항을 말했고, 이 내용은 스피커를 통해 현장 노동자에게 직접 전달됐다.

이곳 근무자는 "중국인 노동자가 적지 않아 안전관리 모니터링은 중국어 가능자가 맡고 있다"며 "물 샐 틈도 없도록 안전사고 예방에 신경을 쓰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공사장 곳곳을 직접 발로 뛰는 안전순찰원 11명도 근무 중이었다. 이들은 콘크리트 타설 등 위험 작업장을 중심으로 관리를 하되 안전관리자에게 긴급히 투입해야 할 현장을 지시받기도 했다.

현장 취재 중 한 지게차 노동자가 헬멧을 쓰지 않은 채 차량에서 내리다가 안전순찰원에게 지적을 받기도 했으나 사고 예방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면서 기본적인 안전 수칙 위반 사례는 거의 없어졌다고 공사 관계자는 전했다.

화재 발생 등 유사시 탈출이 비교적 어려운 지하층에 들어가 봤다.

대피로를 따라 반짝반짝 빛나는 대피 유도선이 눈에 들어왔다. 유도선에 붙은 전구는 축전지 방식으로, 전기 공급이 차단되더라도 최대 20분간 정상 작동한다고 했다.

A 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건설 현장에서 안전관리비를 많이 쓰면 방만한 운영이라는 왜곡된 시각이 존재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중대재해법 시행으로 안전관리비를 100% 이상 사용하려고 하는 분위기가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뒤이어 가 본 화성시 반월동의 B 건설 아파트 공사장에서는 벽면 군데군데 붙은 QR 코드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이 QR 코드는 누구든 현장의 위험요소를 발견하면 이를 사진으로 찍어 신문고 페이지에 올리도록 한 것으로, 감독자는 신고 사항을 최대 7일 안에 해결해야 한다.

현장 위험요소는 QR코드로 바로 신고
현장 위험요소는 QR코드로 바로 신고

(화성=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첫 날인 27일 경기도 화성시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작업자가 QR코드를 이용, 현장 개선 및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다.
이 현장은 위험요소를 빠르게 없애기 위해 QR코드가 적힌 안내문을 곳곳에 배치, 작업자들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받아 대안을 마련한다. 2022.1.27 stop@yna.co.kr

보름 전 설치한 QR 코드로 전날까지 12건의 신고가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하 주차장 공사 구간에 소화기가 없어 화재 발생 시 위험하다'는 내용 등이었다. 신고된 지적 사항들은 현재는 모두 개선됐다고 한다.

B 건설 관계자는 "QR 코드를 통해 작업자와 안전관리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현장 속 작은 문제까지 해결하고 있다"고 했다.

중대재해법 시행 첫날이라고는 하나 법 시행은 예고됐던 사안이고, 주 내용이 경영책임자에 대한 처벌이다 보니 이날부터 뭐가 갑자기 달라진 것은 아니라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처벌법이 본격 시행된 만큼 평소보다 안전사고 예방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두 공사장을 포함해 대부분 건설 현장은 28일부터 설 연휴 마지막 날인 내달 2일까지 휴업에 들어가지만, 각 현장 관계자들은 언제라도 안전사고 발생 원인을 철저히 차단해 나가겠다는 각오다.

현장마다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안 되고, 특히 '1호 처벌 대상'이 되어서는 더욱 안 된다는 분위기마저 읽혔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대재해법이 규정하는 경영책임자의 의무 범위 등이 모호해 현장에 혼란이 일고 있다"며 "이 법으로 기소될 경우 어떻게 처벌받을지 알 수 없어 모두 '1호가 될 순 없다'며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대재해법은 노동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법은 상시 근로자가 5인 이상인 사업장에 적용된다. 다만, 산업 현장의 혼란을 줄이고자 상시 근로자가 50인 미만인 사업장이나 공사 금액 50억원 미만의 공사 현장은 유예 기간을 거쳐 2024년 1월 27일부터 법이 적용된다.

사업주·경영책임자는 ▲ 재해 예방에 필요한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이행 ▲ 재해 발생 시 재해방지 대책의 수립·이행 ▲ 중앙행정기관·지방자치단체가 관계 법령에 따라 개선 시정 등을 명한 사항의 이행 ▲ 안전·보건 관계 법령상 의무 이행에 필요한 관리상 조치 등 크게 4가지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화재 대피유도선 점검
화재 대피유도선 점검

(평택=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첫 날인 27일 경기도 평택시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안전관리자가 지하에 설치된 화재 대피 유도선을 살피고 있다. 2022.1.27 stop@yna.co.kr

stop@yna.co.kr

s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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