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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방역지침 위반 논란속 대규모 승려대회 강행한 조계종

송고시간2022-01-2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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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이 21일 문재인 정부의 종교 편향을 주장하며 대규모 승려대회를 열었다.

"현 정부 들어 심화한 공공 영역에서의 종교 편향 행위들이 더는 묵과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게 겉으로 내건 대회 개최 이유다.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대회에는 전국에서 5천 명가량의 승려들이 참석했다는데, 이번 대회에 대한 불교계 안팎의 시선은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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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승려대회 규탄 기자회견
전국승려대회 규탄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에서 촛불시민연대 등 시민단체 주최 '전국승려대회 규탄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조계종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문화재관람료 징수 비하 발언, 정부의 천주교 캐럴 캠페인 지원 등을 종교편향, 불교왜곡 행위로 규정하고 21일 서울 조계사에서 전국승려대회를 열 계획이다. 2022.1.20 scape@yna.co.kr

(서울=연합뉴스) 조계종이 21일 문재인 정부의 종교 편향을 주장하며 대규모 승려대회를 열었다. "현 정부 들어 심화한 공공 영역에서의 종교 편향 행위들이 더는 묵과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게 겉으로 내건 대회 개최 이유다. 구체적으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문화재 관람료 비하 발언, 정부의 천주교 캐럴 캠페인 지원, 천진암 등 불교 유적의 천주교 성지화 등을 종교 편향과 불교 왜곡 사례로 지목했다.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대회에는 전국에서 5천 명가량의 승려들이 참석했다는데, 이번 대회에 대한 불교계 안팎의 시선은 엇갈린다. 무엇보다 대선을 한 달 보름 앞두고 선거 개입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코로나 사태가 위중한 시점에서 대규모 집회가 적절하냐는 지적도 있다. 일반 국민은 종교의 역할에 대해 화해와 용서, 화합과 치유의 가치를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종교가 정치와 충돌하는 장면은 다소 불편해 보일 수밖에 없다.

조계종의 불만을 폭발하게 만든 결정적 계기는 정 의원의 국정감사 발언이다. 정 의원은 지난해 10월 문화재청 국감에서 해인사 문화재 구역 입장료를 '통행세'로 지칭하고 전통 사찰을 '봉이 김선달'로 표현했다. 이에 불교계의 반발이 이어지자 정 의원과 민주당은 여러 차례 고개를 숙였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후원회장인 정세균 전 총리와 윤호중 원내대표 등 주요 인사들도 지난 17일 조계사를 찾아 108배를 올렸다. 불심을 놓치고서는 선거가 힘들다는 위기의식의 발로였을 것이다. 물론 정 의원의 국감 발언은 부적절했고, 불교계가 발끈한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지금까지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정 의원 탈당이나 제명, 대통령 사과 등을 요구하는 조계종의 태도는 다소 과해 보인다. 불교계 사회단체인 정의평화불교연대가 19∼20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승려 918명 중 588명(64.7%)이 승려대회 개최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도 이런 시각을 뒷받침한다. 승려대회 봉행위원장인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대회에 앞서 '위법망구'(爲法忘軀·법을 위해 몸을 잊다)의 자세로 분연히 일어날 것을 주문했지만, 조계종 불학연구소장을 지낸 허정 스님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승려대회도 아니고…"라고 일갈했다. 등산객에게 입장료를 받지 말라는 정치인의 발언에 이런 방식으로 대응하는 불교계를 국민이 어떻게 보겠느냐는 비판이었다.

조계종은 이날 승려대회에 이어 2월 말에는 일반 신도까지 참여하는 '범불교도 대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종교 편향 문제로 전국의 승려와 불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2008년 이명박 정부 이후 처음이다. 일각에선 대선 정국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려는 종단 실세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지만, 어쨌든 이 같은 강경 일변도에 공감하는 국민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 같다. 정 의원의 발언이 비록 거칠기는 했지만, 일반 등산객에게 관람료를 징수하는 데 대한 문제 제기 자체가 완전히 잘못됐다고 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이번 승려대회를 불교계의 '기득권 지키기'로 보는 일각의 시각도 그런 부분과 궤를 같이한다. 사실 종교계는 세금은 물론 코로나 방역에서도 많은 혜택을 누린다. 종교시설이 방역패스 대상에서 제외된 것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금은 나라 안팎의 사정이 어렵고 국민도 매우 힘든 시기라는 점을 조계종이나 정치권 모두 무겁게 인식하기를 바란다. 정부도 종교적 중립에 엄정하지 못했다는 불교계의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오해를 자초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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