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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대관식' 앞둔 중국, 5% 경제성장 사수 총력전

송고시간2022-01-17 13:41

헝다·코로나 충격 속 1분기 고비…성장 엔진 수출도 증가세 둔화 전망

'안정 우선' 기조…적극적인 경기부양 수단 부족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 시대 개막을 선포할 '대관식'이 될 올가을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경기가 급속히 얼어붙으면서 중국 당국의 고심이 커졌다.

헝다(恒大·에버그란데)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로 대표되는 중국 부동산 산업의 위축과 코로나19 확산 등의 악재가 쌓이면서 올해 중국의 5%대 경제성장률 달성이 만만치 않다는 관측이다.

◇ 경제 성적표 반영되기 시작한 '헝다 충격'

17일 작년 4분기 성장률 발표로 중국의 경기 둔화 흐름이 선명해졌다.

기저효과 덕에 작년 1분기 18.3%까지 올랐던 분기 성장률은 작년 2∼4분기 7.9%, 4.9%, 4.0%로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까지 이런 경기 둔화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 속에도 중국 당국도 큰 어려움에 맞닥뜨린 상태라고 자인한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달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자국 경제가 수요 축소, 공급 충격, 전망 약세 전환이라는 '3중 압력'에 직면했다고 진단하면서 '안정 성장' 기조 전환을 선언했다.

중국의 경제 성장 동력 약화는 일정 부분 자초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많다.

중국 상하이의 헝다센터
중국 상하이의 헝다센터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 당국은 자국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완연하게 벗어나자 작년부터 고강도 경기 부양책을 거둬들이는 가운데 부동산·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사교육 업계 규제, 탄소 배출 저감 등 장기 경제 발전의 토대 마련을 위한 소위 '구조 개혁'으로 눈을 돌렸다.

단기 성장에 연연하기보다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건강한 발전'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시장과 '계급투쟁'을 벌이듯 거칠게 추진된 '개혁'은 원자재 가격 급등, 공급망 병목 현상, 미중 갈등 심화 등 외부 변수와 상승 작용을 일으키면서 급속한 경제 성장 동력 훼손의 결과로 이어졌다.

전방위 규제로 성장에 제동이 걸린 대형 인터넷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면서 게임,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등 분야에서 잇따라 대규모 감원 소식이 들려왔다.

합법적으로 사업을 벌이던 사교육 기업들을 사실상 '박멸'하는 초강력 조처로 중국 거대 학원 기업들에서 수십만명의 대졸 실업자들이 쏟아져나왔다.

작년 가을 중국 산업 현장에 일대 혼란을 초래한 전력 대란 역시 중국 중앙정부의 '운동식' 탄소 배출 저감 목표 집행 요구가 근본적 발단이 됐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 개발 업체의 과도한 차입 경영과 주택 투기를 억제하겠다는 목표로 추진된 부동산 규제 정책은 '대마' 헝다의 디폴트를 촉발하는 등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부동산 시장을 극도로 위축시켜 경기 급랭 흐름이 고착화하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중국의) 성장 둔화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중국 경제에 끼치는 충격을 잘 드러낸다"고 평가했다.

이날 발표된 통계를 보면, 2021년 부동산 신규 착공 면적과 부동산 개발 업체들이 향후 개발을 위해 불하받은 토지 면적이 각각 전년보다 11.4%, 15.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부동산 업계의 침체가 장기간 이어질 것임을 보여준다.

중국 당국이 '안정 성장' 기조로 전환한 뒤 은행에 '우량' 부동산 개발 업체 대상 사업 자금 대출과 주택 구매자를 위한 주택담보대출을 지시했지만 실제 관련 대출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조짐도 아직은 없다. 중국의 주택 가격이 작년 9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 중인 가운데 시장의 심리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 "경제 안정은 정치 문제"…시진핑 장기집권 정당화 총력전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올해 5%대 성장률을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예상한다.

아직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올해 3월 열릴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5%가량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할 것으로 관측한다.

중국의 경제 전망과 관련해 가장 권위 있는 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국무원 싱크탱크 사회과학원은 지난달 2022년 경제성장률을 5.3%가량으로 예측하면서 약간의 여지를 두기 위해 '5% 이상'의 목표를 설정하라고 정책 당국에 공개 건의한 바 있다.

시 주석은 20차 당대회에서 최고 지도자 '10년 임기' 관례를 깨고 당 총서기 3연임을 할 것이 확실시된다.

중국은 100년이 넘는 당 역사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정치 행사를 앞두고 국민들이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의 정당성에 의문을 품지 않도록 사회·경제 환경을 조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올해 5% 성장률을 사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공산당의 핵심 경제 관료인 한원슈(韓文秀) 중앙재경위 판공실 부주임은 지난 5일 관영 잡지 랴오왕(瞭望) 기고문에서 "거시경제 안정은 경제 문제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 문제"라고 강조했는데 이는 일선의 각 지방정부 지도자들에게 전통적인 경제 총량 지표가 올해 평가의 핵심이 될 것임을 시사한 대목이다.

하지만 향후 경기 저점이 언제인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중국이 올해 '안정 성장' 기조하에 5%대 성장률을 지켜내는 것이 만만치 않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출근길 베이징 시민들
출근길 베이징 시민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 경제 성장의 3대 엔진 가운데 소비와 투자가 코로나19의 장기적 여파로 지속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작년 성장을 홀로 떠받친 수출 마저 증가율이 예년 수준으로 둔화할 가능성이 커 올해 전체 경제 여건은 작년보다 나아지기 어렵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최근 베이징, 톈진, 상하이 등 중국의 여러 거대 도시에 오미크론 변이가 유입돼 비상이 걸린 가운데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이 코로나19 상황 악화를 주된 근거로 삼아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4.3%, 4.9%로 낮추는 등 시장의 중국 경제 성장 기대치가 낮아지는 모습도 나타난다.

중국이 이미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고강도 경기 부양에 나선 결과로 경제 일선에 있는 지방정부의 부채 문제가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나온 가운데 미국이 본격적인 금리 인상 시기에 접어들어 중국 당국의 경기 부양 공간이 그리 넓지 못하다는 평가가 많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경제 성장 전망에 대해 경종이 울리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정책 결정권자들이 경기 완화를 위해 모든 수단을 꺼내 들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베이징은 재정 및 통화 수단을 급속히 내놓기보다는 점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런 여러 제약 속에서도 중국은 올해 '안정 성장'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나름대로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본격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세계 주요국들이 줄줄이 금리를 내리는 가운데서도 중국은 지난 12월 지급준비율을 내린 데 이어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0.05%포인트 내리는 '역주행'을 선택했다.

또 인민은행은 17일 경제지표 발표 직전 시장의 예상을 깨고 시중 은행에 공급하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0.1% 인하하면서 오는 20일 한 차례 더 LPR가 인하될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다만 추가 LPR 인하가 단행된다고 해도 지난 두 차례에 걸쳐 조정된 금리는 총 0.15%포인트로 통상 한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 폭인 0.25%포인트에 못 미치는 '미세 조정'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인민은행이 '자주성'을 앞세워 상대적으로 좀 더 적극적인 통화 정책을 펴나가는 모습이지만 재정 정책 측면에서는 더욱 조심스러운 접근이 예상된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11일 리커창(李克强) 총리 주재 회의에서 경제 운용의 고비가 될 상반기에 공공 인프라 투자를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경기를 안정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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