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홍콩 '내로남불' 파티 일파만파…"中정부, 못마땅해 해"(종합)

송고시간2022-01-08 20:18

beta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는 와중에 홍콩 입법회(의회) 의원 20명과 정부 관리 수십명이 참석한 '내로남불' 생일 파티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홍콩 정부 최고위직 관료 13명과 의원 20명이 동시에 격리시설에 수용돼야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중국 정부도 이번 일을 못마땅해하는 기류로 전해졌고, 지지도가 떨어진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의 정치 생명에 적잖은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요약 정보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줄인 '세 줄 요약' 기술을 사용합니다.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야 합니다. 제공 = 연합뉴스&줌인터넷®

친중파는 '남 탓'…최고위직 13명·의원 20명 등 180명 참석해 100명 격리

코로나19 검사를 하는 홍콩 방역요원
코로나19 검사를 하는 홍콩 방역요원

(로이터=연합뉴스) 홍콩 방역요원들이 지난 7일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위해 봉쇄된 건물에 들어서고 있다. 2022.1.8.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는 와중에 홍콩 입법회(의회) 의원 20명과 정부 관리 수십명이 참석한 '내로남불' 생일 파티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홍콩 정부 최고위직 관료 13명과 의원 20명이 동시에 격리시설에 수용돼야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중국 정부도 이번 일을 못마땅해하는 기류로 전해졌고, 지지도가 떨어진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의 정치 생명에 적잖은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홍콩 대표 중 한명인 위트먼 헝(왼쪽)이 지난 3일 자신의 생일파티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 이 파티에는 홍콩 정부 고위직을 포함해 180명이 참석했다. [홍콩 HK01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홍콩 대표 중 한명인 위트먼 헝(왼쪽)이 지난 3일 자신의 생일파티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 이 파티에는 홍콩 정부 고위직을 포함해 180명이 참석했다. [홍콩 HK01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홍콩 정부 최고위직 13명·의원 20명 동시 21일간 격리시설행

람 장관은 지난 7일 밤 성명을 통해 지난 3일 밤 완차이에서 열린 한 생일파티에 참석한 최고위 관료 13명이 21일간 정부 격리시설에 수용되며 이들의 업무는 즉각 중지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별도의 조사팀을 꾸려 이들이 법과 방역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고 결과에 따라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홍콩 보건당국은 이 파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2명 나왔으며 이에 따라 참석자 170명 전원을 21일간 격리시설에 수용한다고 발표했다. 참석자의 가족도 나흘간 격리된다고 밝혔다.

문제의 파티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홍콩 대표중 하나인 위트먼 헝(洪民·53)의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당국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파티에 참석하지 말라고 권고한 상황에서 열린 파티에서 헝 등 많은 참석자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노래를 부르고 음식과 술을 먹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져나갔다.

이 파티에는 캐서퍼 추이(徐英偉) 민정사무국장(장관급)과 아우가왕(區嘉宏) 입경사무처장 등 최고위직 관료와 의원 20명이 참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고위직을 포함해 정부 관리 약 30명이 파티 장소에 있었다고 보도했다.

보건 당국은 "참석자가 밤늦게까지 종종 마스크를 벗은 채 먹고 마시면서 식당 내부를 돌아다녔다"면서 "이에 모든 참석자를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사례로 분류해 격리시설에 수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건 당국은 8일 추가 확인 결과 확진자 2명 중 1명이 오진이었다며 해당 사례와 연관된 약 80명은 격리가 면제된다고 발표했다.

이어 파티 참석자를 전날 발표보다 10명 늘어난 180명이라고 밝히며 그중 약 100명은 그대로 격리에 처해진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레이몬드 시우(蕭澤) 경무처장 등이 격리시설에서 퇴소할 예정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홍콩에서 지난 7일 코로나19 전수검사를 위해 봉쇄된 한 건물 앞. 2022.1.8.

(로이터=연합뉴스) 홍콩에서 지난 7일 코로나19 전수검사를 위해 봉쇄된 한 건물 앞. 2022.1.8.

◇ 친중 진영 "정부가 오미크론 감염 승무원 단속 안한 탓"

대표적인 친중 인사가 주최하고 친중파 의원 20명이 참석한 파티에서 사달이 났음에도 친중 진영은 '남 탓'을 하고 있다.

SCMP는 8일 "생일파티 스캔들에 대한 비판으로 캐리 람 행정장관의 정치적 운명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되지만 친중 진영은 똘똘 뭉쳐 캐세이퍼시픽 항공 승무원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지역감염이 해외 비행에서 돌아온 캐세이퍼시픽 항공 승무원들에게서 비롯됐다며 책임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말 해외 비행을 마치고 홍콩으로 돌아온 캐세이퍼시픽 항공 승무원 1명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채 자택 격리 규정을 위반하고 외부의 식당에 갔다가 다른 이가 감염됐다.

이어 이달 2일 또다른 캐세이퍼시픽 항공 승무원 1명의 어머니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상태에서 댄스동호회와 식당 등을 돌아다녀 바이러스를 전파한 것으로 확인됐다.

SCMP는 "인터뷰에 응한 친중 진영 인사들은 해당 생일파티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최고위직 관료들이 사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입을 모았다"며 "대신 그들은 지역사회 감염을 촉발한 승무원에 대한 느슨한 방역규정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참석자 중 주니어스 호(何君堯) 의원은 파티 이틀 후 선전에서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 샤바오룽(夏寶龍) 주임이 주재한 회의에 참석해 파장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호 의원은 "우리는 방역 정책의 희생자"라며 격리 규정을 위반한 캐세이퍼시픽 항공 승무원들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익명으로 발언한 한 중국 전문가는 "중국 본토에서였다면 바로 잘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이 홍콩 정부와 방역정책에 대한 시민의 신뢰를 갉아먹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콩 최대 야당인 민주당의 로킨헤이 주석은 "이 시점에서도 친중 진영이 여전히 다른 이들을 비난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홍콩 코로나19 검사 긴 대기줄
홍콩 코로나19 검사 긴 대기줄

(AP=연합뉴스) 홍콩에서 지난 7일 코로나19 검사소 앞에 길게 늘어선 대기줄. 2022.1.8.

◇ "홍콩 정부에 대한 신뢰에 또 하나의 타격"

레이 옙 홍콩 성시대 교수는 "친중 진영이 캐세이퍼시픽 항공 승무원에게 책임을 돌린다면 최고위직 관리와 친중 의원들이 파티에 참석한 것에 불만인 대중의 분노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람 행정부에 대한 신뢰에 또 하나의 타격이 됐다"고 평가했다.

친중 진영도 파티 참석자들을 비난하진 않으면서도 람 장관의 운명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홍콩 행정장관의 자문기구인 행정회의 버나드 찬(陳智思) 의장은 "이번 사건은 당국이 오후 6시 이후 식당 식사를 금지하는 등 방역규정을 강화해 여론이 좋지 않은 와중에 터져 시기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마이클 톈 의원은 "일부 관료가 방역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람 장관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옥 홍콩중문대 교수는 이번 일이 홍콩 정부에 나쁜 인상을 남겼다며 "고위직 관료엔 느슨하게 대처하면서 정부가 대중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비친다"고 지적했다.

한 홍콩정부 소식통은 SCMP에 "중국 정부가 홍콩 최고위직의 행동을 못마땅해하고 있지만 아직 다음 조치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홍콩은 전날부터 유흥시설을 폐쇄하는 등 방역규정을 대폭 강화했다.

홍콩의 코로나19 누적 환자는 1만2천902명이며, 이중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223명이다.

식당에서 테이크아웃으로 음식을 사는 홍콩 시민들
식당에서 테이크아웃으로 음식을 사는 홍콩 시민들

(홍콩 로이터=연합뉴스) 홍콩에서 코로나19 방역규정이 강화된 지난 7일 손님들이 테이크아웃을 위해 식당 앞에 줄을 선 모습. 2022.1.8.

pretty@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