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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혁신' 정체는 쪼개기 상장 후 임원 지분 팔기?"

송고시간2022-01-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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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임원 8명이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한 뒤 약 900억원어치 지분을 한 번에 매각한 것은 '혁신'을 내세우는 이 회사의 표리부동(表裏不同·겉과 속이 같지 않음)을 보여 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나란히 주식시장에 상장되면 주주 이해 상충 등 잠재적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카카오[035720]는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연달아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경영진이 엄청난 개인 이득을 챙겼다.

카카오그룹은 이런 방식으로 경영진 사익 챙기기에 악용될 소지가 다분한 계열사 상장을 줄줄이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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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이어 모빌리티·엔터테인먼트도 상장 대기

카카오페이 지분 대량 매각한 카카오페이 임원들
카카오페이 지분 대량 매각한 카카오페이 임원들

(서울=연합뉴스) 작년 10월 25일 열린 카카오페이 온라인 IPO 기자간담회에서 이진(왼쪽부터) 카카오페이 CBO, 장기주 CFO, 류영준 CEO, 신원근 CSO, 이승효 CPO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들은 작년 12월 10일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해 얻은 카카오페이 지분을 동시에 대량 매각했다.
[카카오페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한혜원 기자 =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이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한 뒤 약 900억원어치 지분을 한 번에 매각한 것은 '혁신'을 내세우는 이 회사의 표리부동(表裏不同·겉과 속이 같지 않음)을 보여 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나란히 주식시장에 상장되면 주주 이해 상충 등 잠재적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카카오[035720]는 자회사 기업공개(IPO)를 연달아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경영진이 엄청난 개인 이득을 챙겼다.

이어 카카오페이 상장 한 달 만에 경영진이 지분을 대량으로 현금화하면서 그룹 전체의 신뢰도는 물론 윤리의식에도 큰 의심을 일으켰다.

게다가 카카오그룹은 이런 방식으로 경영진 사익 챙기기에 악용될 소지가 다분한 계열사 상장을 줄줄이 계획하고 있다.

◇ 카카오 주요 계열사 줄줄이 상장 대기

9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이동 호출 서비스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주식시장 상장을 목표로 상장 주관사 선정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18년에 NH투자증권[005940]과 KB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으며 상장 시점은 정하지 못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기업공개는 시장 상황을 보고 최적의 시점을 고려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작년에 카카오뱅크[323410](8월 6일)와 카카오페이(11월 3일)를 불과 3개월 간격으로 주식시장에 올려 '쪼개기 상장'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앞서 2020년 9월에는 카카오게임즈[293490]를 코스닥에 상장했다.

모기업 카카오는 이미 다음과 합병해 상장돼 있다.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하면서 우회상장 수법을 쓴 것이다.

상장 기념 북 치는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상장 기념 북 치는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작년 11월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카카오페이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가 북을 치고 있다. [공동취재] hwayoung7@yna.co.kr

◇ "자회사 상장, 투자자금 회수하는 쉬운 방법"

이처럼 신생 기업그룹의 모회사와 자회사를 함께 상장하는 것은 소액주주의 주주가치를 침해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승영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과거 대기업들은 복잡한 지분 관계 때문에 지주회사 설립 후에도 소유구조가 단순화되지 못했다"며 "순환출자로 지배력을 이어오던 기업들이 이를 해소하고자 일부 불가피하게 선택한 방법이 자회사 상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반면 카카오는 애초에 순환출자가 없었고 지주회사로 전환할 때 반드시 계열사를 동시 상장해야 할 만한 유인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상장 모회사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자회사를 또 신규 상장하는 것은 미국, 일본 등에서는 매우 드문 사례다.

2020년 일본 최대 통신사 NTT는 오히려 44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자회사 NTT도코모의 지분을 모두 매입해 완전 자회사로 전환하고 상장폐지를 했다.

윤 교수는 "모회사·자회사 동시 상장은 주주 간 이해 가치가 충돌할 가능성, 회사 기회가 유용될 위험, 이사의 충실의무를 다하지 못할 우려 등이 있고 모회사의 기업가치를 훼손해 소액주주에게 피해를 줄 위험이 있는데도 한국은 인식 부족으로 동시 상장이 지속해서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카카오는 한국 혁신 기업의 대명사가 되려고 하는데도 짧은 시간에 손쉬운 방법으로 투자 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선택하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작년 상장식에서 "원칙과 신뢰를 지키는 투명한 경영", "사용자 중심 금융 혁신"을 강조했다.

◇ 기업-직원 동반성장 동력 '스톡옵션', 한탕주의 변질

기업이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주는 것은 기업의 초기 성장기를 함께한 직원들에게 보상함으로써 근로의욕을 높이려는 취지다. 하지만 카카오페이 등 사례에서는 고위 임원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변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경제정책국장은 "임원은 기업 가치를 높이고 주주들의 자산 가치를 높이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번 일은 이와 정반대로 상장 후 차익만을 노리는 행태였다"고 비판했다.

국정감사 출석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국정감사 출석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작년 10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도로공사,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도로공사서비스(주)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권 국장은 "카카오가 몸집이 커지면서 혁신보다는 인수·합병(M&A)을 통한 확장 등 기존 대기업이 하던 행태를 보인다"며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이런 문제가 분명히 지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지난달 2일 회사로부터 스톡옵션 132만주를 받았다.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132만주를 주당 9천94원에 살 수 있는 권리다.

바로 전날인 지난달 1일 GS리테일[007070]이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1.3%를 인수하면서 매긴 가치가 주당 1만9천480원이다.

류 대표가 스톡옵션을 행사할 때까지 이 가치가 유지만 되더라도 류 대표는 137억원 차익을 볼 수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진수 대표가 회사 지분 3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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