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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In] 1년 전과 확 달라진 호주…조코비치는 '코로나 정치' 희생양?

송고시간2022-01-0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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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테니스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34·세르비아)가 코로나19 백신 면제조건 불충족을 이유로 호주 입국을 거부당한 사건의 후폭풍이 거세다.

이달 17일 개막하는 호주 오픈에서 사상 최초로 메이저 대회 21회 우승을 노리던 조코비치는 호주 정부의 입국 거부에 법적 대응으로 맞서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호주 내 급속한 코로나19 확산과 정책 난맥상으로 총선 패배의 위기에 몰린 스콧 모리슨 총리가 분위기 반전을 꾀하기 위해 조코비치를 희생양으로 삼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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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주정부·연방정부 방역 엇박자…비판여론 비등하자 입장 바꿔

BBC "지지율 추락 호주 총리, 5월 총선 앞두고 이번 이슈 정치화해"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남자 테니스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34·세르비아)가 코로나19 백신 면제조건 불충족을 이유로 호주 입국을 거부당한 사건의 후폭풍이 거세다.

호주 당국의 조코비치 억류에 항의하는 팬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호주 당국의 조코비치 억류에 항의하는 팬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달 17일 개막하는 호주 오픈에서 사상 최초로 메이저 대회 21회 우승을 노리던 조코비치는 호주 정부의 입국 거부에 법적 대응으로 맞서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그의 모국인 세르비아 대통령까지 가세하며 외교 문제로도 비화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호주 내 급속한 코로나19 확산과 정책 난맥상으로 총선 패배의 위기에 몰린 스콧 모리슨 총리가 분위기 반전을 꾀하기 위해 조코비치를 희생양으로 삼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호주 오픈이 낳은 최고의 스타 조코비치를 왜?

조코비치는 호주 오픈과 각별한 인연이 있다. 그가 처음으로 우승한 메이저 대회가 호주 오픈(2008년)이었고, 작년 대회를 포함해 지금까지 총 9차례 호주 오픈에서 우승했다. 이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이다.

조코비치는 호주에만 가면 펄펄 날았고, 그런 그에게는 '호주 오픈의 사나이'란 별명이 붙었다.

그런 조코비치인 만큼 당연히 올해 호주 오픈에서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고, 만약 이번에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면 전인미답의 그랜드슬램 21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호주 오픈 조직위원회와 빅토리아 주정부가 조코비치에게 코로나 백신접종 면제 혜택을 주었던 것도 그의 참가가 대회의 흥행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받아들여졌다.

조코비치가 백신접종 면제 허가를 받았다는 사실은 스스로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인스타그램을 통해 "호주 정부로부터 백신 접종 면제 허가를 받아서 떠난다"고 밝히면서 알려졌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5일 오후 11시 30분 멜버른 국제공항에 도착한 그는 입국이 거부됐다. 백신 접종 면제의 당위성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세르비아의 한 건물에 걸린 조코비치 사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세르비아의 한 건물에 걸린 조코비치 사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출입국을 담당하는 호주연방국경부(ABF)는 조코비치가 적절한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충족하지 못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반년 전 코로나에 걸렸다 회복했기 때문에 백신이 필요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코비치는 질병을 약보다 음식이나 기(氣)치료 등으로 고칠 수 있다고 믿는 대체의학 신봉자로, 코로나 백신에 대해서도 줄곧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조코비치 측 변호인은 호주 정부의 입국 불허 결정에 대해 호주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여 정식 심리가 열리는 10일 오후 4시까지 조코비치의 추방을 금지하는 임시 명령을 내렸다.

조코비치는 법원의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멜버른 공항 근처의 파크 호텔에 격리될 예정이다.

세계 최고의 테니스 스타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인 조코비치의 입국이 거부됐다는 소식은 세계적인 뉴스가 됐다.

조코비치와 통화한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이 주(駐)세르비아 호주 대사를 불러 항의하고 조코비치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했다.

하지만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6일 기자회견에서 "규정은 규정이고 특별한 경우는 없다"며 조코비치의 입국을 거부한 ABF의 결정을 옹호했다.

조코비치에게 면제 허가를 준 것으로 알려진 빅토리아 주정부는 문제가 커지자 "국경 통제는 연방정부 관할"이라며 한 발 뺐다. 백신면제 특별허가 소식이 알려지면서 호주 내에서 비판 여론이 비등한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호주는 코로나 사태 초기부터 국경을 봉쇄해 해외 거주 자국민도 2년 넘게 고향의 가족을 만나지 못했다.

특히 호주 오픈이 열리는 멜버른 시민들은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무려 262일 동안 도시가 봉쇄돼 이동이나 외출이 극도로 제한되는 고통을 겪었다. 백신 접종을 받지 않으면 사회 활동이 불가능해 16세 이상 인구의 90%가 2차 접종까지 마쳤다.

BBC는 "모리슨 총리가 처음에는 빅토리아 주정부와 호주테니스협회의 조코비치에 대한 백신면제 결정을 지지했으나 국민 여론이 좋지 않자 입장을 바꿨다"며 "모리슨이 이번 이슈를 정치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 "호주 총리, 방역 실패로 지지율 추락…조코비치 이슈로 국면 전환"

호주 정부가 서류 미비 등을 이유로 조코비치의 입국을 불허한 것은 오는 5월 총선을 앞둔 호주 정치 일정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리슨 총리가 이끄는 자유·국민 연립여당은 최근 코로나 방역 실패 논란이 커지면서 궁지에 몰려 있다.

지난 6일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7만 명을 넘어설 정도의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도 점점 늘면서 의료체계 마비에 대한 위기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한겨울인 북반구와 달리 여름이 한창인 호주는 크리스마스부터 이듬해 1월 중순까지가 본격적인 휴가철이지만 많은 호주인이 코로나 확산세 탓에 휴가를 망쳐 여론이 좋지 않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런데도 모리슨 총리는 "호주는 다시 봉쇄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며 코로나와 함께 살아갈 것"이라며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한 '위드 코로나' 정책을 계속 밀어붙이고 있다.

호주 민영방송 채널7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기관 뉴스폴이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모리슨 총리가 이끄는 연립여당은 5월 총선에서 야당인 노동당에 완패할 것으로 예측됐다.

앤서니 알바니스 당수가 이끄는 노동당은 80석 이상의 과반 의석을 얻어 9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됐다.

호주 하원은 총 151석인데, 지금은 자유·국민 연립여당이 76석, 노동당이 68석, 무소속이 7석을 차지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총선을 앞두고 코로나 확진자 수 급증과 코로나 검사 방식을 둘러싼 난맥상 등으로 위기에 처한 모리슨 총리가 코로나 관련 악재를 덮기 위해 조코비치 이슈를 이용한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꼬집었다.

BBC도 "방역 실패로 지지율이 추락한 모리슨 총리가 5월 호주 총선을 앞두고 조코비치를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분석했다.

passi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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