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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롱 슬라임·젤리 손소독제…소비자 위협하는 이색상품

송고시간2022-01-0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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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 소재 장난감인 슬라임이 젤리와 마카롱, 음료수 등 먹거리처럼 포장돼 버젓이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식음료를 본떠 포장한 '이색상품'들이 소비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8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음료수나 마카롱 형태를 한 슬라임 제품 판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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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모방…만 14세 미만 '이물질 삼킴' 매년 증가

"흥미 끄려는 욕구가 소비자 안전 위협…엄격한 관리 필요"

음료수 모방한 슬라임 제품
음료수 모방한 슬라임 제품

[인터넷 쇼핑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전국종합=연합뉴스) 김상연 나보배 한지은 기자 = 인천에 사는 박모(39)씨는 최근 유치원생 딸에게 줄 선물을 찾으러 인터넷 사이트를 둘러보다 깜짝 놀랐다.

젤 소재 장난감인 슬라임이 젤리와 마카롱, 음료수 등 먹거리처럼 포장돼 버젓이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슬라임을 찾아보다가 음식과 구분이 어려운 제품이 많아 놀랐다"며 "흥미만 생각하고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상혼이 아쉽다"고 했다.

이처럼 식음료를 본떠 포장한 '이색상품'들이 소비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8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음료수나 마카롱 형태를 한 슬라임 제품 판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 모 완구업체는 기존 음료상품을 모방한 플라스틱병과 마카롱 모양 용기에 슬라임을 담아냈다. 달고 짠맛의 조화를 일컫는 '단짠단짠'이나 '치즈젤리'와 같은 문구로 제품을 홍보하거나, '저칼로리 스포츠 슬라임'이란 표현도 넣었다.

또 다른 업체는 '맛있는 거 빼 먹어'라는 문구와 함께 슬라임을 자판기에 보관한 음료수처럼 구성해 판매 중이다.

주로 어린아이들의 놀잇감인 슬라임을 먹거리로 흉내 낸 제품들이 무분별하게 유통되자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어린이가 먹고 응급실 간 제품"이라는 제목과 함께 음료수를 모방한 슬라임 제품이 논란을 빚었다. 이 게시글에는 "어른들도 모르고 먹을 것 같다", "아이들한테 너무 위험하다"는 비판성 댓글이 달렸다.

한국소비자원 조사한 '어린이 안전사고 동향 분석'에서 만 14세 미만 어린이가 이물질을 삼키거나 흡인한 사고는 2016년 1천293건, 2017년 1천498건, 2019년 1천915건, 2020년 2천11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해당 기간 사고 유형 중 '완구'가 3천725건(45.1%)으로 가장 많았던 만큼, 식품 모방 완구류 제품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식품 오인 우려 손소독제 용기·포장
식품 오인 우려 손소독제 용기·포장

[식품의약안전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식품으로 오인하는 생활제품은 유아용 장난감에 그치지 않는다. 젤리 용기 형태로 포장된 손소독제를 착각하고 마시는 사례도 있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따르면 손소독제를 음료 또는 젤리로 오인해 마시는 사고가 2020년 11건 접수됐다. 이들 피해자는 만화 캐릭터나 과일 삽화 등이 새겨진 손소독제 포장재를 먹거리로 착각했다.

주요 사례 중에는 영유아뿐만 아니라 50대 여성이 손소독제를 마셔 속쓰림을 호소한 경우도 있었다.

하이트진로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자사의 주류 판촉물로 손소독제를 배포했다가 음용사고 우려가 제기돼 2개월 만에 전량 폐기했다. 당시 식당·술집 등에 배포된 손소독제는 30㎖ 소형 비닐파우치에 '초 깔끔한 맛'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소비자정책위원회는 최근 젤리 모양 세제·빵 모양 방향제 등 식품을 모방한 생활화학제품에 대해 제품 외관 등 안전·표시 기준을 마련하도록 환경부에 권고했다.

식품을 모방한 생활화학제품을 오인·섭취하는 사례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며, 이 가운데 8세 미만 어린이가 피해자인 경우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의 시선을 끌고 싶어하는 생산자의 욕구가 어린이들,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먹지 말라'는 문구를 넣는 것만으로 사고 예방에 한계가 있다"며 "엄격한 기준을 세워 식품과 유사한 형태의 생활화학제품을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good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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