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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법원까지 번진 방역 패스 갈등…세계 곳곳 몸살

송고시간2022-01-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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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증명하는 방역 패스(백신 패스) 도입을 둘러싸고 세계 곳곳에서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지난해 연말부터 확진자가 급증하자 각국 정부는 백신 접종만이 살길이라고 판단, 접종을 독려할 목적으로 방역 패스 제도를 속속 강화하는 추세다.

백신을 맞아야 다중이용시설에 들어가고, 장거리를 이동하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백신 패스 법안은 사흘간 이어진 진통 끝에 6일(현지시간) 오전 첫 입법 관문인 하원을 간신히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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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패스 찬성 의원 살해 협박에 보건장관 자택 습격

길거리 시위 격화…정부 조치에 법정 다툼 이어지기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 반대 시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 반대 시위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특파원종합=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증명하는 방역 패스(백신 패스) 도입을 둘러싸고 세계 곳곳에서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지난해 연말부터 확진자가 급증하자 각국 정부는 백신 접종만이 살길이라고 판단, 접종을 독려할 목적으로 방역 패스 제도를 속속 강화하는 추세다.

이와 동시에 전염병을 통제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을 차별하고, 사실상 백신 접종을 강요해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반대 목소리도 쏟아지고 있다.

방역 패스를 둘러싼 찬반 갈등은 길거리 시위로 이어졌고, 방역 조치에 찬성하는 의원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하거나, 보건 장관의 집이나 사무실로 찾아가 항의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정부의 업소 또는 시설 폐쇄 조치에 법원이 제동을 거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백신 패스 도입 법안을 심사하는 프랑스 하원
백신 패스 도입 법안을 심사하는 프랑스 하원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 프랑스 의원 살해 협박, 네덜란드 장관 자택 주소 공개

이달 15일부터 백신 패스 도입을 목표로 하는 프랑스에서는 백신 패스 법안에 찬성하는 일부 의원들이 살해 협박에 시달려야 했다.

백신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정파를 가리지 않고 백신 패스에 찬성하는 의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협박했다.

백신을 맞아야 다중이용시설에 들어가고, 장거리를 이동하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백신 패스 법안은 사흘간 이어진 진통 끝에 6일(현지시간) 오전 첫 입법 관문인 하원을 간신히 통과했다.

지난달 전국적인 봉쇄 조처를 내린 네덜란드에서는 휘호 더용어 보건부 장관 자택 주소가 온라인에 공개돼 곤욕을 치렀다.

더용어 장관의 집 앞으로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성이 코로나19 조치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며 찾아오기도 했다고 dpa 통신 등이 전했다.

시흐리트 카흐 네덜란드 재무부 장관 자택 밖에서도 횃불을 들고 제한조치에 항의하던 남성이 구금되는 일이 벌어졌다.

독일 보건당국 수장인 카를 라우터바흐 보건장관의 지역사무소는 새해 벽두부터 백신 반대론자들로 추정되는 무리의 습격을 받아 유리창이 깨졌다.

미하엘 크레취머 작센주 총리 암살을 텔레그램에서 모의한 용의자 6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독일 뮌헨에서 경찰과 대치 중인 코로나19 방역 조치 반대 시위대
독일 뮌헨에서 경찰과 대치 중인 코로나19 방역 조치 반대 시위대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독일, 보건업계 백신 접종 의무화…게릴라 시위 격화

독일에서는 정부가 지난달 병·의원과 요양원 등 보건 분야 종사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자 반대 시위가 거세졌다.

당국이 시위를 금지해도 텔레그램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극우 성향의 '생각이 다른 사람들'(Querdenker·크베어뎅커) 등은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다.

독일 뮌헨에서 이달 5일로 예정됐던 '뮌헨이 일어난다' 가두시위 허용 장소를 당국이 시내 중심가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자 시내 곳곳에서 소규모 기습시위가 벌어졌다.

지난 4일에는 독일 구동독 지역과 바이에른주 등 독일 전역에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조치에 반대하는 4만여명이 모여 거리 시위에 나섰다.

시위대는 경찰관을 물어 상처를 입히거나 저지선을 뚫으려고 폭죽을 터뜨렸고, 경찰은 페퍼 스프레이를 동원해 맞섰다.

오스트리아에서도 다음 달부터 14세 이상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되자 이에 반발하는 시민들 수만 명이 거리에 나와 항의 시위를 벌였다.

벨기에 브뤼셀 쇼핑가
벨기에 브뤼셀 쇼핑가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벨기에 정부, 극장 폐쇄 조치했다가 집행정지 처분

벨기에 정부는 지난달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영화관, 극장, 공연장 등 문화 시설을 폐쇄하는 새로운 조치를 발표했다가 법원의 반대로 제동이 걸렸다.

극장 업계가 정부의 명령이 비례성 원칙에 어긋나고 시민의 일할 권리와 문화 활동에 접근할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최고행정법원은 비례성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집행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에 따라 벨기에 정부는 극장, 영화관, 콘서트장이 다시 문을 열도록 허용하되 동시 수용 관객을 200명까지 제한하고 모두 착석해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이와 동시에 코로나19 백신 접종, 음성 검사 결과나 최근 회복 사실을 보여주는 증명서를 제시한 사람만 입장할 수 있도록 했다.

영국 런던에서 코로나19 테스트기를 나눠주는 자원봉사자
영국 런던에서 코로나19 테스트기를 나눠주는 자원봉사자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개인 자유에 무게 둔 영국…방역규제·백신강제에 소극

유럽연합(EU)을 떠난 영국은 개인의 자유에 무게를 두고 방역 규제와 백신 접종 강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자 보리스 존슨 총리가 지난해 말 '플랜B'를 도입했다가 친정 보수당 평의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정치적 위기를 겪기도 했다.

'플랜B'는 실내 마스크 착용, 재택근무 권고, 대형 행사장 등에 백신 패스(백신 2회 접종이나 신속검사 음성결과) 도입을 골자로 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에 20만명씩 나오고 의료체계에 가해지는 압박이 커지지만, 정부는 방역 규제를 더 강화하지 않기로 했다.

코로나19 백신은 아직 12세 이상 인구의 약 10%가 1차 접종을 하지 않았지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존슨 총리는 6일 백신 접종을 독려하면서도 접종을 사실상 강제화하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영국은 계속 자발적인 사안으로 두고 싶다고 말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미국에선 엇갈리는 법원 판결

미국에선 방역패스에 대해 법원의 판결이 엇갈리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미 텍사스 북부지방법원은 국방부가 군인에 대해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데 대해 3일 "코로나19 대유행을 빌미로 정부가 자유를 박탈해서는 안 된다"라며 접종을 강제해서는 안 된다는 예비적 금지 명령을 내렸다.

루이지애나 서부연방지방법원도 2일 미취학 아동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교사에 대해 미 정부가 백신을 의무접종토록 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미국 제5 연방항소법원은 지난달 15일 하급심을 파기하고 "연방정부의 지원금을 받는 의료기관 종사자에 대한 백신 접종 의무화 명령이 26개주에서 유효하다"라고 결정했다.

미국의 제6 연방항소법원도 지난달 18일 100인 이상의 민간 사업장에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 유엔 인권최고대표 "백신 접종 의무화는 최후의 수단"

각국에서 백신 접종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유엔 최고인권대표는 백신 접종 의무화는 신중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첼 바첼레트 대표는 지난달 9일 백신 접종 의무화는 공중 보건 대책의 '최후의 수단'으로 간주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백신 접종 의무화는 강력한 공중 보건 목적의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적용돼야 한다"며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 같은 조처들이 그러한 보건 요구를 분명하게 충족하지 못했을 때야만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백신을 강제로 접종하는 것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미접종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학교 및 공공장소에 대한 출입을 제한하는 한이 있더라도 강제 접종은 무슨 일이 있어도 안 된다"고 못 박았다.

(런던 최윤정, 베를린 이율, 브뤼셀 김정은, 제네바 임은진, 파리 현혜란 특파원)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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