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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이슈] 상사 아닌 옆자리 동료가 나를 평가한다면?

송고시간2022/01/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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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5-fEb2fc9Z4

(서울=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시범 도입한다는 '피어 리뷰(peer review)', 즉 '동료 평가제'가 요즘 화제입니다.

삼성전자 측은 "아직 구체적 안은 없지만, 무기명·서술형·상호 평가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기업들이 앞다퉈 동료 평가제를 들여오는 배경에는 상급자 앞에서만 열심히 일하는 척하는 '월급루팡'을 잡아내려는 포석도 깔려있습니다.

직장인들 역시 이 같은 시도에 대체로 긍정적인데요.

지난해 11월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730명에게 물었더니 이 중 64.2%가 '동료평가 도입을 원한다'고 답했습니다.

그 이유로는 '수평적이고 유연한 분위기로 업무 효율이 높아질 것'(52.1%)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고, '철저한 성과 평가로 공정성 제고'(32.0%), '성과 인정을 통한 유능한 인재 관리 가능'(15.8%) 등이 뒤를 이었죠.

회사원 김동환(28) 씨는 "상사가 미처 보지 못하는 부분이 보완될 것", IT업계 종사자 이제훈(54) 씨 또한 "실제로 해보니 누가 일을 잘하고 못하는지 옆에서 더 잘 알더라"며 찬성했죠.

이 같은 추세는 누군가 자신의 성과를 가로채거나 무임 승차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MZ세대 성향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한데요.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연공 서열에 의한 문제점이 드러난 조직, 나이·연차와 능력은 관계없다고 믿는 신세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강혜련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작년 초 SK하이닉스 등에서 일어났던 성과급 갈등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습니다.

강 교수는 "조직 내 반란을 일으킨 저연차 직원들은 성과급 산정 지표 공개ㆍ개선을 요구하며 공정성과 투명성을 전면에 내세웠다"며 "이들이 원하는 정당한 보상 체계로 가려면 동료평가가 필연적"이라고 짚었는데요.

반면, 동료끼리 점수를 매기는 과정에서 과도한 견제·경쟁을 유발하거나 보복성 평가, 인기 투표로 변질해 사내 위화감을 조성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대학생 박재희(24) 씨는 "서로가 서로의 적이 될 것 같다", 취업준비생 정준형(28) 씨는 "일과 상관없이 선호하는 동료에 좋은 점수를 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죠.

시중은행 임원인 이모(51) 씨는 "저성과자도 충분히 기회를 주면서 안고 가야지 동료평가를 통해 퇴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전 직장에서 동료평가를 경험한 원혜빈(28) 씨는 "아무리 익명이라도 누군가가 나에 대해 부정적 피드백을 한다면 배신감이 들 것 같다"고 토로했는데요.

실제로 지난해 2월 한 누리꾼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직장 내 왕따를 부추기는 동료평가 때문에 죽고 싶다'는 유서 형식 글을 올려 논란이 됐죠.

평가 항목 등을 정교하게 설계하고, 평가하는 훈련도 선행돼야만 당초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텐데요.

현재 동료 평가제가 있는 회사들은 인사 고과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로는 활용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SK그룹 관계자는 "그 사람의 업무능력을 측정하는 객관적 지표가 되긴 어렵고, 위에서 좋게 봤는데 동료들도 그렇다면 참고하는 식"이라고 밝혔죠.

여준상 교수는 "이 제도를 너무 맹신하거나 가중치를 높이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기업이 처한 상황·성격 등에 맞춰 수직·수평 평가 반영 비율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지선 기자 송정현 박혜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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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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