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대놓고 파마 연습이라니…카페에선 어디까지 해도 될까[포켓이슈]

송고시간2022/01/06 07:00

기사 본문 인쇄 및 글자 확대/축소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FPn0AsM2qk

(서울=연합뉴스) 최근 한 온라인 자영업자 커뮤니티에 '카페에서 파마 연습하는 손님에 화가 난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6인석에서 3시간 동안 미용 실습을 한 이들 남녀는 종업원의 제지에도 끝까지 하던 일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가열된 고데기를 놔둬 소파가 녹아내렸다', '데스크톱(아이맥)을 들고 와 일하더라' 등 제보가 잇따르면서 카페에서 용인 가능한 행동은 어디까지인지 논쟁이 일었죠.

한 시민은 "치아 모형, 치과 치료용 기기를 가져와 연습하는 사람도 본 적 있다"며 혀를 내둘렀는데요.

서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26) 씨는 "주변에 피해를 주느냐 아니냐를 따져보면 고데기나 파마약은 민폐"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연합회 회장은 "네일케어 시 매니큐어, 아세톤 냄새가 업장을 가득 채우고 특정 종교가 기도 모임을 하면 다른 쪽에서 방문을 꺼린다"며 "전동킥보드를 충전하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는데요.

적당한 소음이 있는 탁 트인 공간에서 집중이 잘 된다는 인식 속에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 '코피스족'(카페에서 업무 보는 사람)은 이제 카페의 주요 고객층이 됐습니다.

하지만 널찍한 테이블을 종일 독차지하며 대화하는 옆 사람에게 눈치를 주거나, 자리에 짐을 놔둔 채 밖에서 식사하고 돌아오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하죠.

카페를 집, 도서관, 사무실 대신 시간을 보내는 곳으로 인식하는 데다 '돈을 낸 만큼 누리겠다'는 권리 의식까지 더해진 결과라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대학생 권나영(23) 씨는 "커피값에 공간 이용료가 포함됐다고 생각하지만 어디까지 해도 되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아직 없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카페에서 책 읽고 공부도 할 수 있다면 그와 유사한 취미활동까지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짚었죠.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은 콘센트, 와이파이를 제공하지 않거나 '음식물 반입 금지' 등 나름의 규정이 마련해놓긴 했지만, 예상 범위를 벗어난 행동들에 일일이 딴지를 걸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일각에선 망신 주기식이나 규제 강화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시민들이 집 밖에서 향유할만한 장소가 카페 외에는 사실상 없어 이러한 현상이 빚어진 측면도 있기 때문에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인데요.

고교 졸업반인 최준혁(18) 씨는 "도심에 앉을 자리가 워낙 부족하다 보니 쉬기 위해 카페를 찾는다"고 말했습니다.

건축가인 유현준 홍익대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야외에 공짜로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너무 없어 너도나도 카페로 간다"며 "벤치를 많이 만드는 것이 다 함께 쓸 수 있는 가장 경제적 방법"이라고 제안했죠.

이수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매장 내 금지사항을 문서 형태로 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장기적으론 동네 곳곳에 돈을 들이지 않아도 다양한 용도로 사용 가능한 사랑방이 생겨야 하고, 이는 공공기관이 나서야 해결될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지선 기자 김민주 이희원 인턴기자

대놓고 파마 연습이라니…카페에선 어디까지 해도 될까[포켓이슈] - 2

sunny10@yna.co.kr

댓글쓰기

포토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