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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데뷔한 이주청소년들 "한국생활 적응하고 꿈도 생겼어요"

송고시간2022-01-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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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군은 1일 연합뉴스에 "맡은 배역도 나와 상황이 비슷한 중도입국 청소년이었다"며 "모국에서 음악학원에 다닐 정도로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도전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공연을 보러온 부모님도 감동하셨고, 이번 일을 계기로 친구들과도 가까워졌다"며 "공부도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교에 입학하겠다는 꿈도 생겼다"고 고백했다.

최근 성안중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독립국가연합(CIS) 국가 등 다양한 배경의 다문화가정 자녀와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꾸민 뮤지컬 '수크라이'가 무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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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뮤지컬 '수크라이' 무대 꾸민 안산 성안중 이주배경 학생들

학교 측 "학생·학부모 반응 좋아 연례행사로 이어나갈 계획"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한국에 정 붙이고 오래 살고 싶었어요. 하지만 낯선 나라에 적응하기란 너무 어려웠어요. 이번 뮤지컬 공연은 '나도 이곳에 안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계기가 됐습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김블라디미르(16) 군은 경기 안산에서 일하는 부모님과 함께 살기 위해 2019년 9월 난생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집 근처에 있는 안산 성안중학교에 진학했지만, 소통 문제나 교우 관계 등 김 군이 홀로 해결하기에는 버거운 숙제가 닥쳐왔다.

끙끙대는 그를 보던 담임 교사는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며 교내 뮤지컬에 참여할 것을 권했다.

교내 뮤지컬 '수크라이'에 참여한 안산 성안중학교 학생들.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손소피아, 박크세니아, 손비올레타, 김소피아, 김블라드미르 김이골, 한마트베이, 유아르종. [성안중학교 제공]

교내 뮤지컬 '수크라이'에 참여한 안산 성안중학교 학생들.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손소피아, 박크세니아, 손비올레타, 김소피아, 김블라드미르 김이골, 한마트베이, 유아르종. [성안중학교 제공]

김 군은 1일 연합뉴스에 "맡은 배역도 나와 상황이 비슷한 중도입국 청소년이었다"며 "모국에서 음악학원에 다닐 정도로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도전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공연을 보러온 부모님도 감동하셨고, 이번 일을 계기로 친구들과도 가까워졌다"며 "공부도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교에 입학하겠다는 꿈도 생겼다"고 고백했다.

최근 성안중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독립국가연합(CIS) 국가 등 다양한 배경의 다문화가정 자녀와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꾸민 뮤지컬 '수크라이'가 무대에 올랐다.

국내 최초 다문화 극단 샐러드(대표 박경주)가 기획한 이번 작품은 중도입국 청소년 '경희'가 자신을 괴롭히던 학교 친구 '진주'와 대화를 통해 양국 문화를 이해하게 되면서 화해하고 우정을 다지는 내용을 담았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살던 학생들이 만나 발생할 수밖에 없는 갈등을 해결하고, 다문화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안산시와 양원선 재단의 지원을 받아 마련한 행사다.

이 학교는 전국에서 대표적인 이주민 밀집 지역인 안산 지역 학교답게 구성원이 다양하다.

학교 측에 따르면 전교생 650명 중 15%가 넘는 100여 명이 중도입국 자녀나 다문화 자녀, 고려인 동포 등이다. 학급당 평균 학생 수가 30명인데, 이 중 4∼5명은 이주배경 청소년이라는 의미다.

학생부장을 맡은 양영모 교사는 "문화나 가치관 차이 등으로 종종 학생 간에 마찰이 빚어지는데, 서로 오해를 풀고 이해를 돕기 위한 방안으로 내놓은 아이디어"라며 "모든 대사는 한국어로 구성해 자연스럽게 언어 실력도 늘릴 수 있도록 유도했다"고 했다.

학생들 반응은 뜨거웠다.

주인공과 갈등을 빚는 '진주'역을 맡은 고려인 동포 출신의 김소피아(15) 양은 "한국에 온 지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한국어는 어렵다"며 "뮤지컬 연습이 (한국어를) 정확하게 발음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교내 뮤지컬 '수크라이'에 참여한 안산 성안중학교 학생들. [성안중학교 제공]

교내 뮤지컬 '수크라이'에 참여한 안산 성안중학교 학생들. [성안중학교 제공]

김 양은 "함께 무대에 오른 친구들로부터 대본 읽기나 발성 등에 많은 조언을 받았다"며 "내가 작사한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되겠다는 목표도 생겼다"고 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박크세니야(16) 양도 "연습하는 과정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많이 가까워졌다"며 "부모님도 '내 딸이 가장 잘했다'고 칭찬하셨다. 나중에 가족끼리 한국에서 행복하게 오래 사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박경주 극단 샐러드 대표는 "이번 경험을 토대로 중도입국 학생들이 좋은 추억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교내 문화가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소극적인 성격이 많은 이주 청소년들이 상대방에게 다가가는 경우가 드물었다"며 "행사가 끝나고 나서 먼저 고맙다고 할 정도로 마음을 열었던 게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그는 "다음에 뮤지컬에 참여하고 싶다고 밝힌 학생들도 많고, 학부모 반응도 좋았던 덕분에 연례행사로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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