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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행정장관 시진핑 만났지만 연임 언질 못받아(종합)

송고시간2021-12-2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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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행정부 수반인 행정장관 선거가 3개월밖에 안 남았지만 아직 출마자 윤곽도 드러나지 않아 중국이 마음을 정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홍콩 장악을 위해 지난 3월 선거제를 개편한 후 치러진 선거위원회(선거인단) 선거와 입법회(의회) 선거가 '중국의 각본'대로 진행된 가운데 이제 내년 3월 27일 행정장관 선거가 남아있다.

이런 상황에서 캐리 람(林鄭月娥) 현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 20일 연례 업무보고를 위해 베이징으로 떠나자 그가 연임에 대한 언질을 받을 것이냐에 관심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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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선거…시진핑 누굴 점찍나

캐리 람 홍콩행정장관(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캐리 람 홍콩행정장관(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연합뉴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왼쪽)이 지난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면담하고 함께 사진을 찍은 모습. 2021.12.23.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 행정부 수반인 행정장관 선거가 3개월밖에 안 남았지만 아직 출마자 윤곽도 드러나지 않아 중국이 마음을 정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홍콩 장악을 위해 지난 3월 선거제를 개편한 후 치러진 선거위원회(선거인단) 선거와 입법회(의회) 선거가 '중국의 각본'대로 진행된 가운데 이제 내년 3월 27일 행정장관 선거가 남아있다.

중국이 선거제를 개편한 궁극적 목적은 행정장관 선거를 아무런 잡음없이 치르기 위한 것으로, 앞선 두번의 선거를 통해 모든 준비는 끝났다.

그러나 정작 후보는 아직 결정되지 않아 과연 중국이 누굴 점찍을 것이냐에 관심이 쏠린다.

(EPA=연합뉴스) 2017년 3월 27일. 홍콩 차기 행정장관 선거에서 승리한 캐리 람(왼쪽) 후보와 렁춘잉 당시 홍콩 행정장관이 악수를 하는 모습. 2021.12.23.[연합뉴스 자료사진]

(EPA=연합뉴스) 2017년 3월 27일. 홍콩 차기 행정장관 선거에서 승리한 캐리 람(왼쪽) 후보와 렁춘잉 당시 홍콩 행정장관이 악수를 하는 모습. 2021.12.23.[연합뉴스 자료사진]

◇ 시진핑 만난 캐리 람, 연임 언질 못 받아

이런 상황에서 캐리 람(林鄭月娥) 현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 20일 연례 업무보고를 위해 베이징으로 떠나자 그가 연임에 대한 언질을 받을 것이냐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지난 22일 람 장관을 만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나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그에게 아무런 '신호'를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홍콩국가보안법 전면 시행과 선거제도 개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경제회복 등을 위해 람 장관이 노력한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람 장관도 홍콩에 대한 시 주석의 관심에 감사를 전했다고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보도했다.

홍콩 행정장관은 5년 임기로 한번 연임이 가능하다. 람 장관의 임기는 내년 6월30일 끝난다.

람 장관은 전날 시 주석과 리 총리를 만난 후 현지 기자회견에서 이번 베이징 방문의 목적은 업무보고일 뿐이며, 두 지도자와의 만남에서 자신의 미래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차기 행정장관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 즉답을 회피했다.

일각에서는 람 장관이 중국 정부의 지시를 잘 따라 다른 인사들에 비해 신임을 얻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선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도 아직 행정장관 후보자가 거론되지 않자 중국이 대안을 찾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홍콩 명보는 23일 "중국 정부가 람 장관에게 차기 행정장관 후보에 대한 정보를 비공개로 전달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면서도 "시 주석과 리 총리의 발언에서는 단서를 찾을 수 없다. 중국 정부는 어떠한 특별한 공개적인 신호도 보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현재로서는 람 장관과 렁춘잉(梁振英) 전 홍콩 행정장관, 레지나 입(葉劉淑儀) 신민당 주석 정도가 차기 행정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렁 전 장관은 지난 3월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행정장관 재도전 의사를 시사했다. 대표적인 친중 인사인 렁 전 장관은 2012년 7월부터 2017년 6월까지 홍콩 행정장관을 지냈다. 현재는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이다.

그는 2016년 말 딸이 아프다며 행정장관 연임에 도전하지 않았다. 그러나 홍콩 정가에서는 당시 그가 중국 정부로부터 연임에 대한 언질을 받지 못했다고 말한다.

앞서 행정장관 선거에 두 차례 도전한 레지나 입 주석 역시 대표적인 친중 정치인으로, 홍콩 첫 여성 보안국장(법무장관 격) 출신이다.

그는 세번째 도전에 대한 질의에 "아직 답하기 이르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두고 그가 3번째 도전을 위해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9월 홍콩 선거위원회 선거 개표 현장
지난 9월 홍콩 선거위원회 선거 개표 현장

[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 선거위원회·입법회 선거로 행정장관 선거 준비 마쳐

중국이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기조로 홍콩의 선거제를 대대적으로 개편한 것은 홍콩 정계에서 반대파를 제거하기 위함이자, 행정장관 선거를 매끄럽게 치르기 위함이다.

홍콩 행정장관은 1천500명 정원의 선거위원회가 뽑는 간접선거로 선출된다.

2014년 홍콩에서는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는 '우산혁명'이 거세게 일어났지만 실패했다.

이번 선거제 개편으로 선거위원회는 권한과 규모가 막대해졌다.

정원이 300명 늘어났고, 행정장관 선출에 더해 입법회 선거 출마자에 대한 사실상 추천 권한을 갖게 됐다. 또 선거위원 가운데 40명이 입법회 의원이 된다. 입법회전체 의원(90명)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선거위원회의 규모와 권한이 커졌지만 선거로 채워지는 자리의 비중은 과거 86%에서 64%로 줄었다. 나머지는 당연직이거나 단체 추천, 관리로 채워진다.

또 기존 구의원 몫 117석이 선거위원회에서 제외된 대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홍콩 대표 등 '친중 세력' 300석이 선거위원회에새롭게 가세했다. 2019년 구의회 선거에서 홍콩 야권이 압승을 거두자 선거위원회에서 구의원 몫 의석을 빼버린 것이다.

선거위원회는 40개 직군으로 세분돼 간접선거가 진행되는데, 올해 9월 선거에서는 13개 분야만 선출직 자리보다 출마 후보가 많았다. 나머지 27개 분야는 선출직 자리와 출마 후보 수가 일치하거나 오히려 후보가 적었다.

선거위원회 출마 희망자도 자격심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야해 입법회 선거와 마찬가지로 민주 진영이 출마를 하지 않으면서 친중 진영 후보가 당선인의 99.7%를 차지했다.

중국 정부는 앞서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범민주진영이 재계와 연대해 당시 입후보한 존 창 전 재무장관을 지지한 것에 당황하고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선거에서 중국 정부가 민 캐리 람 후보가 결국 당선되기는 했지만 재계가 가세한 '반란표'가 만만치 않았다.

이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작은 분란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홍콩 선거제 개편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홍콩 입법회 선거
홍콩 입법회 선거

(신화=연합뉴스) 지난 19일 홍콩 입법회 선거 투표소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2021.12.23.

◇ "중국 정부 최종 결정 빨리 할 필요 없어"

이렇게 사전 정지 작업을 마친 까닭에 사실 행정장관 선거에서는 중국이 후보만 내세우면 잡음없이 당선될 수 있는 상황이다.

앞서 라우시우카이(劉兆佳) 중국 홍콩마카오연구협회 부회장은 현재의 새로운 상황과 새 선거체계 아래에서 행정장관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은 중국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중국 정부는 최종 결정을 너무 빨리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명보에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차기 홍콩 행정장관의 가장 중요한 요건으로 꼽는 것은 애국 세력 단결을 위해 필요한 책임감과 용기, 충성심과 카리스마"라고 설명했다.

또 여론조사기관 홍콩민의연구소의 청킴화(鍾劍華) 부총재는 차기 행정장관 후보는 중국 정부의 승인만 얻으면 될 것으로 본다며 "중국 정부가 빨리 (후보자) 결정을 하지 않는다면 후보자는 출마 선언을 빨리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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