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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이슈] NYT도 주목…집밖에서 헤어롤 말면 실례일까?

송고시간2021-12-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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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앞머리에 헤어롤을 매단 채 도심을 활보하는 젊은 여성들의 모습을 한국의 독특한 현상으로 조명했습니다.

연예인들이 헤어롤을 말고 방송에 출연할 만큼 우리나라에선 드물지 않은 풍경이지만 외국인들 눈에는 생소했던 것인데요.

레깅스 차림처럼 '길거리 헤어롤'을 둘러싼 논쟁은 현재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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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q2MkneWpHIk

(서울=연합뉴스) "시간을 아끼려는 거니까 딱히 흉볼 일도 아닌 것 같습니다."

"좋게 생각하진 않아요. 멋 내려고 티 내는 것 같기도 하고…"

"솔직히 지인이 그러면 밖에선 하지 말라고 부탁할 것 같아요."

"첨엔 좀 생소하고 이해가 안 됐는데 지금은 너무 보편적이라…"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앞머리에 헤어롤을 매단 채 도심을 활보하는 젊은 여성들의 모습을 한국의 독특한 현상으로 조명했습니다.

연예인들이 헤어롤을 말고 방송에 출연할 만큼 우리나라에선 드물지 않은 풍경이지만 외국인들 눈에는 생소했던 것인데요.

레깅스 차림처럼 '길거리 헤어롤'을 둘러싼 논쟁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재작년 한 대학 교수가 수업 중 "헤어롤을 하고 화장하는 건 외국에서 매춘부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말했다가 뭇매를 맞기도 했죠.

흥미로운 점은 같은 공공장소라도 그 성격에 따라 헤어롤을 받아들이는 정도에 온도 차가 있다는 것인데요.

실제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대중교통, 식당, 카페에서의 헤어롤 착용은 괜찮지만, 강의실, 사무실에선 TPO(시간·장소·상황)에 어긋난다는 시민이 상당수였죠.

특정 목적을 위해 모인 '닫힌 공간'은 동질성을 바탕으로 한 지배규범이 따로 존재하며, 그에 맞는 몸가짐을 요구받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NYT는 길거리 헤어롤 문화에 대해 '숨어서 꾸밀 필요가 없고 소중한 사람에게 잘 보이면 그만'이라 여기는 젊은 층 성향이 반영된 결과로 헤어롤이 '신구 세대 구분의 아이콘'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이수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후배들이 회사 엘리베이터에서는 에어팟을 끼고 알은 척 않다가 에어팟을 빼고 사무실에 들어올 땐 인사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헤어롤과 에어팟은 하나의 기준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지혜 연구위원은 "장소별로 가면을 바꿔쓰듯 다양한 정체성을 보이는 '멀티 페르소나'가 헤어롤 문화에 담겨 있다"고 분석했죠.

매거진 '입구' 편집장인 함돈균 문학평론가는 "디지털 환경을 기반으로 성장해 시공간 개념이 뒤섞인 MZ세대 특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사례"라고 밝혔습니다.

집 안팎에서 가능한 행위의 경계가 흐릿한 세태를 드러낸다는 헤어롤.

성과 나이가 따로 없는 '젠더리스 룩' 등 요즘 트렌드의 연장선에서 해석하기도 하는데요.

패션 칼럼니스트 박세진 씨는 "트레이닝복을 일상에서 입는 멋쟁이가 늘어났고 명품 브랜드도 관련 상품을 출시한다"며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와 그렇지 않은 자리가 혼재되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김종갑 건국대 몸문화연구소장은 "언제부터인가 속옷이 밖으로 삐져나와도 신경 쓰지 않더니 속옷을 겉옷 위에 입는듯한 의상이 나오며 감춰야 할 옷과 보여줘야 할 옷을 가르는 장벽도 허물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수진 연구위원은 "과거 앞머리를 띄우는 기능적 측면이 중요했다면 힙한 자신을 표현하는 상징적 측면이 부각되는 추세"라며 헤어롤의 변화된 의미에 주목했죠.

우리 사회 단면을 읽는 키워드로 한 번쯤 생각해볼 문제라는 의견도 나오는데요.

김종갑 소장은 "'옳고 그름'(규범) 문화에서 '좋고 싫음'(취향) 문화로 대체되는 과도기", 함돈균 편집장은 "어떻게 하면 남에게 불쾌감을 안 주고 내가 원하는 것을 하며 공존할 수 있을지 얘기해봄 직한 재밌는 주제"라고 짚었습니다.

김지선 기자 김이영 김민주 인턴기자

[포켓이슈] NYT도 주목…집밖에서 헤어롤 말면 실례일까? - 2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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