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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한 근거로 영장 재청구 '무리수'…맥없이 주저앉은 공수처

송고시간2021-12-0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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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의 구속 필요성을 법원에 주장하면서도 이렇다 할 근거를 제시하지 못해 영장 기각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수처의 수사력 부족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공수처 폐지론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3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는 전날 서울중앙지법 서보민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손 검사의 2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그가 고발 사주에 개입한 근거로 전 수사정보정책관실(이하 수정관실) 수사관의 진술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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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로 파일 전송 때 사진으로' 수사관 진술 제시…설득력 부족해 기각

여운국 차장, 영장심사서 '아마추어' 발언 …공수처 폐지론까지 나와

(과천=연합뉴스) 이대희 최재서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의 구속 필요성을 법원에 주장하면서도 이렇다 할 근거를 제시하지 못해 영장 기각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수처의 수사력 부족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공수처 폐지론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고발사주' 의혹 손준성 또 영장기각
'고발사주' 의혹 손준성 또 영장기각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2일 저녁 영장이 기각돼 서울구치소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수사정보정책관실 수사관 진술 제시했지만 "소명 불충분"

3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는 전날 서울중앙지법 서보민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손 검사의 2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그가 고발 사주에 개입한 근거로 전 수사정보정책관실(이하 수정관실) 수사관의 진술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사관의 진술은 수정관실에서 일반적으로 자료를 주고받는 관행과 관련된 것이라고 한다.

대검에서 업무용 PC로 생산된 문서 파일은 외부 전송이 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수사관에게 공유할 때는 해당 문서를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보내는 경우가 있다는 취지로 해당 수사관은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이러한 관행으로 봤을 때 김웅 의원이 최초 제보자인 조성은 씨에게 보낸 고발장 등 문서가 역시 사진 파일이었다는 점, 이 파일에 '손준성 보냄'이 꼬리표로 달려 있다는 점을 손 검사가 개입했다는 증거라고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공수처의 주장은 즉각 손 검사 측의 반박에 부딪혔다고 한다. 문제의 고발장 전송에 대한 직접 진술이 아니기 때문에 논리적 비약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서 부장판사는 이번 2차 영장실질심사에서 영장청구서에 새로 기재된 고발장 작성자 및 전달자가 어떻게 파악된 것인지를 물었지만 공수처는 정황 외에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영장에 고발장 작성·전달자로 3명의 전 수정관실 소속 직원 등 검찰공무원을 특정했다고 적었는데, 서 부장판사가 간접 증거라도 제시해 보라고 요구하자 여운국 공수처 차장은 "업무처리 구조상 A 검사가 작성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데서 그쳤다고 한다.

여 차장은 "피의자 측은 특수수사 경력이 10년이 넘는 사람들이지만 저나 (김진욱) 처장은 수사 경력이 없어 저쪽에서 아마추어라고 할 것"이라며 "(피의자 측이 이를 이용해) 수사를 회피하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했다고 한다.

결국 이러한 심문 끝에 서 부장판사는 "구속 사유와 필요성·상당성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며 2차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진욱 공수처장 출근
김진욱 공수처장 출근

(과천=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3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2021.12.3 ondol@yna.co.kr

◇ 최초 제보자도 "자신 없으면 수사 중단해야"…야권에서는 무용론 대두

법조계에서는 출범 때부터 인권 친화적 수사를 하겠다고 선언했던 공수처가 손 검사의 신병 확보에 집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김진욱 처장은 지난 1월 21일 취임사에서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을 준수하며 인권친화적인 수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손 검사에 대해서만 체포영장 1회, 구속영장 2회 청구했고, 그마저도 모두 기각됐다. 아울러 지난 9월 10일 국민의힘 김웅 의원실 압수수색이 위법했다는 법원 결정까지 나왔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구속영장 청구는 수사 편의가 아니라 후일 기소를 하더라도 증거인멸 혹은 도주로 정의 공백이 발생할 때 하는 것인데 공수처 영장 청구는 이와는 다른 모습"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수사역량은 올라갈 수 있으나 적법절차 위반은 수사 담당자의 인식과 태도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법무법인 이공의 양홍석 변호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대로 가면 공수처는 고위공직자범죄 은폐의 주범이 될 것이고 범죄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기관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이쯤 되면 김 처장이 그만둬야 한다"고 했다.

최초 제보자인 조성은 씨도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반쪽짜리 수사"라며 "한동훈 검사장 감찰 수사 방해 사건까지 개시하며 가든가, 자신이 없으면 대선 끝까지 그냥 수사를 중단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수사력 부족에 대한 지적과 함께 '무용론'도 고개를 들며 공수처가 궁지에 몰리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전주혜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청부수사처·정치수사처·창작수사처인 공수처는 존재 이유를 상실했다"며 "즉각 대선 개입 행위를 멈추지 않으면 이 땅에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공수처는 손 검사 영장 기각과 관련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일단 이달 6일 또 다른 혐의인 '판사 사찰 문건' 의혹 사건 조사를 위해 손 검사에게 출석 통보를 한 상태다.

다만 사실상 고발 사주 수사의 동력이 상실된 만큼 이 의혹과 관련한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불구속기소하는 선에서 수사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vs2@yna.co.kr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fLDCMR7ToS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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