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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이슈] "콘셉트가 안맞아서 좀…" 노키즈존 이어 이번엔 노○○존

송고시간2021/12/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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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NeDE2v1haDE

(서울=연합뉴스) "그렇게 하면 안 되죠. 그건 차별이잖아요." (최엘레나·53)

"우리처럼 나이 든 사람은 갈 데가 없는 거예요" (이응열·58)

최근 서울의 한 카라반 야영장이 마흔 살 넘는 이용객은 사실상 받지 않겠다고 공지해 화제가 됐습니다.

해당 업체는 "고성방가, 과음을 사전 차단하자는 차원이며, 2030 여성·커플 취향에 맞춘 캠핑장 콘셉트도 중년팀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는데요. 40대 이상이라도 가족 단위라면 가능은 하지만 되도록 예약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죠.

이처럼 '노키즈존'에 이어 중학교 2학년생 이하 입장을 막는 스터디카페부터 '노중년존','노시니어존'까지 특정 연령대 출입금지 구역이 조금씩 확대되는 모양새입니다.

이들이 종종 다른 고객에게 피해를 주고 영업을 방해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조처라는 것이 업주들 항변인데요.

실제로 2019년 '49세 이상 정중히 거절합니다'라는 문구를 걸었던 음식점주는 당시 일부 중장년층 손님의 성희롱을 견디다 못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히기도 했죠.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노키즈 식당은 부당한 차별'이라고 결론 내렸지만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않는 이상 법적으론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반면 유튜브용 영상 촬영 같은 구체적 행위가 아닌 나이를 기준으로 한 제한을 두고 '영업의 자유'가 어디까지 용인돼야 하는지 논란은 계속되고 있죠. '노○○존'이 배제와 분리의 습관화를 불러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인데요.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 미국은 흑인 등 유색인종이 백인 전용 업소에 드나들지 못했는데, 자신들만의 공간을 위해 누군가를 배척한다는 점에서 같은 논리"라고 꼬집었습니다.

김도균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키즈존이 용납된다면 노시니어존도 나올 수밖에 없다"며 "어린이·어르신을 인격적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선 '노장애인존'이 출현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죠.

'개저씨 심리학' 저자 한민 씨는 "자녀를 키워본 어른이라면 노키즈존 필요성에 공감하기 힘들다"며 "노중년존이 등장한 배경도 20대를 비롯한 젊은이들이 기득권에 대해 느끼는 박탈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자신이 지불한 비용에 대한 권리를 온전히 누리고자 하는 분위기 또한 노○○존이 늘어나는 원인으로 꼽히는데요.

경희대 사회학과 정고운 교수는 "소비자 권리와 다른 기본권 충돌 시 전자가 더 인정받는 세태를 반영한다"고 짚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배경의 시민이 섞이는 과정에서 이해와 공감 폭이 넓어지는 측면도 있는지라 집단에 따라 사용 장소가 나뉘는 것은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 의견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연합뉴스가 만난 시민들은 이번 캠핑장 사안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는 것인데요.

주부 최은경(33) 씨는 "우리도 나이를 먹는데 안타깝고 슬픈 현실"이라며 "그런 시설이 많아지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죠.

클럽, 헌팅포차에서 소위 '수질 관리' 차원에서 이뤄지는 '입뺀'(입장 금지)도 문제지만 일상적 공간 속 제재라는 점에서 본인은 물론 부모도 겪을만한 일이라고 여긴다는 설명인데요.

이 문제를 풀어가는 실마리 역시 상대방 입장을 먼저 헤아리는 역지사지 자세를 통해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김지선 기자 송정현 인턴기자 김지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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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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