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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산 감귤' 등장, 온난화 증거일까…"아직은 아냐"

송고시간2021-11-2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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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농업계에 따르면 인천에서 감귤이 수확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수도권산(産) 감귤'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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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2곳·경기 25곳 감귤농가…전부 기온 무관 '하우스 귤'

장기적으론 재배지 '북진' 전망…"2060년대 제주서 재배 불가"

15일 오전 인천시 계양구 한 농가에서 관계자가 감귤을 수확하고 있다. 인천시 농업기술센터는 이 농가가 인천에서 처음으로 감귤 재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15일 오전 인천시 계양구 한 농가에서 관계자가 감귤을 수확하고 있다. 인천시 농업기술센터는 이 농가가 인천에서 처음으로 감귤 재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겨울철 '국민과일'을 꼽으라면 단연 귤이다.

최근 인천 계양구 한 농장서 감귤이 수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8일 농업계에 따르면 인천에서 감귤이 수확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농장은 2019년 인천시 농업기술센터 시범사업에 선정돼 비닐하우스 4개동 2천㎡에 감귤(온주밀감) 나무 323그루를 심어 이번에 수확의 기쁨을 맛봤다.

올해 수확량은 2천㎏이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시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인천엔 이 농장과 비슷한 규모로 감귤농사를 짓는 농장이 1곳 더 있다.

제주만의 특산물로 여겨지는 감귤이 인천에서 나는 것이 신기할 수 있다.

하지만 '수도권산(産) 감귤'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경기도 농업기술원 자체 집계에 따르면 현재 경기 내 8개시 25개 농가가 6만5천400㎡(1만9천700여평) 규모로 귤 농사를 짓는다. 특히 경기 농가들은 수확시기가 비교적 늦은 한라봉 등 만감류도 재배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감귤 재배면적은 2만1천111헥타르(약 6천386만평) 가운데 99%인 2만991헥타르(약 6천349만7천여평)가 제주였다.

하지만 전남(62헥타르)과 충남(21헥타르), 경북(20헥타르), 경기(9헥타르) 등에도 귤 재배지가 존재했다.

지난 9월 28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의 한 과수원의 감귤이 주황색을 띠며 익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9월 28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의 한 과수원의 감귤이 주황색을 띠며 익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주 밖에서도 감귤이 나온다는 이야기에 꼭 따라붙는 것이 기후변화 우려다.

온난화로 재배지가 북진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다.

한국도 점차 따듯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1981년 이후 10년 단위로 평균기온을 살펴보면 1981~1990년 12.2도, 1991~2000년 12.5도, 2001~2010년 12.8도, 2011~2020년 13.1도로 꾸준히 상승했다.

다만 현재 수도권 감귤 재배는 온난화와 별개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과 경기 귤 농가는 모두 노지가 아닌 비닐하우스에서 귤을 재배하고 있다.

한승갑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소 연구원은 "난방 등 시설만 적절히 갖추면 (남한보다 추운) 북한에서도 비닐하우스에서 감귤을 기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온난화도 사실이고 '수도권서 감귤이 재배된다'는 점도 사실이지만 수도권 감귤은 전부 '비닐하우스 감귤'이니 '기후변화로 따듯해지면서 수도권에서 귤이 나온다'라고 할 상황은 아직 아니라는 것이다.

업계에선 현재 수도권 감귤 농사는 온난화에 대응해서라기보단 화훼농가처럼 원래도 비닐하우스를 활용해 농사를 짓던 농가가 중국으로 수출길이 좁아지는 등 어려움에 직면해 찾아낸 새 활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연구원은 "감귤은 (같이 비닐하우스에서 기르는) 토마토 등 과채류보다 수확 기간이 길어 수확 때 노동력을 덜 집중적으로 투입해도 되는 등 농사가 상대적으로 쉽다"라면서 "겨울에도 비닐하우스 안 온도만 영상을 유지해주면 수확에 큰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온난화가 심각하긴 하지만 '수도권 내륙에서 텃밭에 감귤나무를 심어 귤을 따 먹는 시대'는 근미래에 오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감귤은 아열대 작물로 기온이 영하 5도 이하로 내려가 며칠만 있으면 냉해를 입고 심지어 나무가 동사하기도 한다.

한 해 농사만 짓고 나무가 죽어버리면 농사의 경제성이 없게 된다.

이 때문에 매 겨울철 영하권 추위가 반복해서 찾아오는 수도권 내륙에선 비닐하우스와 같은 시설을 갖추지 않고 감귤 농사를 짓기가 어렵다.

지난 2018년 1월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의귀리에 있는 한 과수원의 노란 감귤에 눈이 쌓여 있다. [독자 김영하 씨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2018년 1월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의귀리에 있는 한 과수원의 노란 감귤에 눈이 쌓여 있다. [독자 김영하 씨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물론 기온이 점차 올라가고 있어 장기적으론 감귤 재배지도 변할 것이다.

감귤연구소 연구진이 2017년 한국농림기상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RCP 8.5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적용했을 때 온주밀감을 재배하기 적합한 지역은 2040년대까지 늘어나다가 이후 감소하고 재배가능지는 2080년대까지 확대되다가 2090년대엔 줄어드는 것으로 전망됐다.

RCP 8.5는 인류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못하고 현재 추세대로 배출해 2100년 이산화탄소 농도가 940ppm에 도달하는 경우로 이때 21세기 말(2070~2099년) 한반도 평균기온은 6.0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나리오가 실제로 진행됐을 때 2030년대 온주밀감 재배적지는 제주 해안지역과 남해안 섬 일부로 제주 대부분인 현재보다 북쪽으로 옮겨질 전망이다.

2060년대가 되면 재배적지가 제주 산간과 전남, 경남, 강원해안으로 이동한다.

제주 산간 대부분이 한라산 국립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제주에서 온주밀감 재배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온주밀감은 연평균 기온이 20도가 넘는 지역에선 착색이 안 돼 재배가 어렵다.

온주밀감 재배가능지는 2030년대 전남·경남 남해안 일부로 늘고 2060년대 전남·경남 내륙과 경북·강원 동해안으로 확대된 뒤 2090년대엔 제주 산간이나 강원 동부를 빼고는 온주밀감을 재배할 수 있는 곳이 줄어들 전망이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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