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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임무 중인 경찰·소방관 살해에 최저 종신형 법 추진

송고시간2021-11-24 16:59

결혼 4주 만에 경찰관 남편 잃은 부인, 2년간 '하퍼법' 제정 운동

2019년 앤드루 하퍼 순경 살해 현장
2019년 앤드루 하퍼 순경 살해 현장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앞으로 영국에서 경찰, 소방관, 구급대원 등 '응급 출동 요원'을 살해하는 경우 최저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을 전망이다.

BBC방송과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3일(현지시간) 영국 법무부가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형사소송법을 수정하는 이른바 '하퍼 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법안은 임무 수행 중인 경찰, 교도관, 소방관, 구급대원 등을 살해한 피고인의 최저 형량을 종신형으로 정하는 내용이다. 살해의 고의가 없었더라도 같은 형량이 적용된다.

하퍼 법은 2019년 잉글랜드 남부 버크셔 지역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가 살해된 앤드루 하퍼 순경의 이름을 땄다.

하퍼 순경은 당시 도주하던 용의자들의 차량 견인 줄에 발목이 걸려 약 1.6㎞를 끌려가다 참변을 당했다. 부상이 심각해 동료가 그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다.

하퍼 순경은 당시 결혼한 지 한 달밖에 지나지 않은 신혼이었다.

범행을 저지른 19살짜리 운전자는 살인죄가 아닌 과실치사죄가 적용돼 징역 16년형을 선고받았다. 함께 있던 공범 2명도 각각 징역 13년형을 받았다.

형량이 너무 낮다는 검찰 측의 항소도 법원에서 기각됐다.

졸지에 남편을 잃은 아내 리시 하퍼는 당시 판결 직후 "나야말로 '종신형'을 견뎌야 한다. 누군가 맞이한 고작 몇 년의 감옥 생활보다는 내가 견뎌야 할 형벌이 더 고통스럽고 영혼을 망가뜨리는 일이라는 것을 나는 안다"고 분노했다.

항소심까지 기각되자 "선택은 둘 중 하나다. 구석에 찌그러져 있든지 아니면 계속 나아가든지"라며 각오를 다졌다.

그는 이어 응급 출동 요원을 보호하는 법을 제정하자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가 시작한 법 개정 청원에는 75만 명이 서명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법무부 장관은 하퍼의 노력에 대해 "대단한 일"이라며 "정부는 피해자와 가족의 편이다. 긴급출동 요원이 언제나 든든한 지원을 받는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응원했다.

프리티 파텔 내무부 장관도 "법을 도입함으로써 하퍼 순경의 생명을 기릴 수 있게 돼 자랑스럽다"며 "하퍼 부인과 그 가족의 헌신 덕분에 미래의 살인자가 거리로 나설 수 없도록 무기징역으로 자유를 완전히 박탈하는 것이야말로 올바른 길"이라고 강조했다.

하퍼 부인은 BBC에 "긴 여정이었다"며 "하퍼 법이 이런 중요한 순간을 맞이하게 된 것을 보면 남편도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이어 "응급 출동 요원들은 더 보호돼야 한다"라며 "나는 그들이 얼마나 큰 위험을 맞닥뜨리는지, 사회를 대신해 얼마나 큰 위험에 뛰어들어야 하는지 너무도 잘 안다"고 말했다.

또 "하퍼 법이 그들을 보호해줄 것"이라며 "이 법의 보호를 받게 될 가족이 응원해준 덕"이라고 공을 돌렸다.

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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