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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비상' 유럽, 올해도 잃어버린 크리스마스(종합)

송고시간2021-11-24 11:12

프랑스 하루 3만명…'노마스크' 확진 총리 향한 비판도

유럽 경제 회복세 주춤할까 우려…"봉쇄 이어지면 타격"

오스트리아의 코로나19 중증 환자
오스트리아의 코로나19 중증 환자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브뤼셀·서울=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전명훈 기자 = 유럽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곳곳에서 비상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병상이 모자라 이웃나라로 환자를 옮기는 상황까지 발생한 가운데, 앞으로 수개월 안에 유럽에서만 70만 명 이상 사망할 수 있다는 섬뜩한 경고도 나오고 있다.

각국은 방역 강화 대책을 서두르고 있지만 재봉쇄로 인해 경기회복 시점이 더 미뤄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 WHO "유럽은 코로나19가 제1 사망요인…3월까지 70만 명 사망"

세계보건기구(WHO)는 23일(현지시간) 내년 3월까지 유럽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가 220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WHO는 러시아, 중앙아시아 일부 국가까지 포함한 53개국을 유럽으로 분류하는데, 현재까지 이 지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150만 명이다.

이 지역의 일일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지난 9월 말까지만 해도 2천100명 수준이었으나 지난주에는 4천200명으로 두 배가 됐다.

WHO는 코로나19가 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 제1의 사망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네덜란드에선 병상을 찾지 못한 환자들을 이웃 독일의 병원으로 이송하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보건 당국은 이날 로테르담에서 한 환자가 240㎞ 떨어진 독일 보훔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또 다른 환자도 추가로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마스크 쓴 독일 시민들
마스크 쓴 독일 시민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 하루 40만 명씩 확진…프랑스 보건부 장관 "5차 유행"

유럽의 코로나19의 확산세는 전례 없는 수준이다.

WHO 데이터를 보면 최근 유럽의 일일 확진자 수는 40만 명에 육박해 팬데믹 발생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지난 7일간 유럽의 확진자 수는 253만 명에 이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구 6천700만명인 프랑스의 이날 확진자 수는 3만454명이다. 이는 지난 8월 11일(3만920명) 이후 최대 규모이며 1주 전보다 54%나 증가했다. 전주 대비 확진자 수 증가율은 벌써 11일째 5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중증 환자 수도 1천455명에 달했고, 사망자 수 증가세도 가파르다.

프랑스에서는 초등학교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 대책을 강화하고, 백신 부스터샷(추가접종) 범위도 40세 이상으로 확대했지만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올리비에 베랑 보건부 장관은 "감염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르다"며 "안타깝게도 우리는 5차 유행기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특히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10일간의 격리에 들어갔다. 카스텍스 총리는 딸에게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동정보다는 비판 여론이 많다.

AP통신은 소셜미디어에서 카스텍스 총리가 마스크 없이 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활기차게 다른 사람과 악수를 하는 장면 등이 담긴 동영상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총리가 자국 방역 지침을 스스로 어긴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일각에서는 카스텍스 총리의 '내로남불' 행위가 내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연임 도전에도 걸림돌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폴란드에서는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가 1만8천320명에 달했다. 전날보다 962명 늘어난 수준이다. 증가 폭은 4월 이후 최대치다. 인공호흡이 필요한 중증 환자 수도 1천551명에 달했다.

벨기에의 한 시민
벨기에의 한 시민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 마스크 의무화·재택근무 권고…거리두기 위반은 '경찰 단속'

각국은 서둘러 방역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 재봉쇄에 들어간 오스트리아에 이어 영국과 핀란드 등지에서도 방역 조치가 속속 강화되고 있다.

영국 스코틀랜드에서는 실내에 다수가 모이거나, 환기가 제한되는 곳을 방문할 때 측방유동방식(LF)을 활용한 신속 검사를 받으라고 권고했다. 약 15분 만에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는 검사 방식이다.

스코틀랜드 정부 수반인 니컬라 스터전 제1장관은 "누군가를 만나 포옹하거나 시간을 보내기 전에 백신을 접종하거나 검사를 받는 것이 우리가 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호소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이날부터 권고사항이었던 사회적 거리두기를 의무화했다. 사람들 사이에 1.5m 이상 거리를 유지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경찰의 단속을 받을 수 있다.

핀란드 헬싱키와 주변 도시는 재택근무를 다시 권고했다.

재택근무가 불가능하다면 직장에서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실내 공공시설과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다.

백신 접종을 권고하는 다급한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남편인 요아힘 자우어 훔볼트 대학교 교수는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백신 접종 거부자를 겨냥해 "아직도 인구의 3분의 1이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아마도 부분적으로는 현 상태에 안주하고 게으른 독일인의 성향 탓"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독일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68% 정도다.

다만 독일에서는 최근 미접종자에 대한 방역 제재가 강화되면서 백신 접종 센터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 유럽 경기 회복세까지 '봉쇄'조치?

방역 조치가 강화되면서 경제 회복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일각에선 제기된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유럽 주요 증시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일제히 하락했다.

통신은 "오스트리아의 봉쇄 조치가 경제에 충격을 줬는데 독일까지 이런 조치를 따른다면 유럽의 경제 회복세에 강력한 타격이 될 수 있다"며 "아직은 유럽 상황이 나쁘지 않지만, 이런 상황도 올해 안에 달라질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을 전했다.

아일랜드의 저비용항공사 라이언에어의 마이클 올리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유럽 각국의 방역 강화·봉쇄 조치에 대해 "크리스마스를 앞둔 항공사 입장에서는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까지는 상황이 괜찮았지만,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자신감이 점차 줄어든다. 방역 조치가 업황에 지장을 주고, 또 그 영향으로 크리스마스-신년 사이에 사람들에게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사람들이 내년 여름 휴가를 계획한다"고 말했다.

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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