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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만든 잡색 부대…'대서양의 무법자'

송고시간2021-11-1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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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시인이자 연극연출가인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자신의 시 '역사책 읽는 노동자의 의문'에서 역사 기록은 전통적으로 "왕의 이름"을 다루지만 "울퉁불퉁한 돌덩이를 나른 이들"도 있었다며 이런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위대한 역사의 저변에 숨겨져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 졸업 후 3년간 공장노동자로 일하다 다시 대학으로 돌아와 교수가 된 그는 최근 번역 출간된 '대서양의 무법자'(갈무리)에서 육지 중심, 왕과 영웅 중심의 주류 역사관에 제동을 건다.

저자는 육지와 영웅 중심적 사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바다의 역사, 그중에서도 바다에서 활동했던 무법자들의 역사를 조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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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노예·해적 등 주변인 조명한 역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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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무리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독일의 시인이자 연극연출가인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자신의 시 '역사책 읽는 노동자의 의문'에서 역사 기록은 전통적으로 "왕의 이름"을 다루지만 "울퉁불퉁한 돌덩이를 나른 이들"도 있었다며 이런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위대한 역사의 저변에 숨겨져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역사학자 마커스 레디커가 역사를 바라보는 입장도 브레히트와 비슷하다. 대학 졸업 후 3년간 공장노동자로 일하다 다시 대학으로 돌아와 교수가 된 그는 최근 번역 출간된 '대서양의 무법자'(갈무리)에서 육지 중심, 왕과 영웅 중심의 주류 역사관에 제동을 건다.

저자에 따르면 바다는 "텅 빈 공간", "미학적 관조에나 걸맞은 거칠고 숭고하며 상상의 모습으로 가득한 장소"로 오랫동안 간주됐다. 역사가 만들어지는 장소가 아닌 "아무것도 없는 곳"으로 무시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시각을 "육지 중심주의"라고 비판한다.

설사 바다를 다룬다 해도 바다의 역사는 해군 제독·사령관·선장·기업가·상인들의 모험과 국가의 영광, 국가의 신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저자에 따르면 이는 전형적으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본 역사"다.

저자는 육지와 영웅 중심적 사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바다의 역사, 그중에서도 바다에서 활동했던 무법자들의 역사를 조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해군 대장·상인·국민국가의 관점이 아니라 선원·노예·계약 하인·해적 그리고 다른 여러 무법자의 시점으로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역동적인 해상 세계를 탐험한다.

저자는 이 기간 대서양과 카리브해를 누볐던 잡색 부대가 "철학, 정치적 사고, 극예술, 시 그리고 문학의 고결한 역사"에 다양한 영향을 주며 '혁명의 시대'를 여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잡색 부대의 사상과 행동은 대서양 전역에서 민주주의와 평등주의적 사고를 형성했고, 아메리카 혁명과 노예제도 폐지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곁들인다.

"해적들이 세운 사회 질서와 관행은 고대와 중세 해양 세계의 핵심적인 특징을 재현했다. 그들은 돈과 물품을 개별 몫으로 나누었고 중요한 문제에 관해서는 집단적이고 민주적으로 협의했으며 조타수를 선출하여 마치 중세의 '집정관'처럼 선장과 승무원들 사이의 불화를 중재하도록 했다."

저자는 강탈당한 자, 주변화된 인물들, 사회로부터 버림받거나 사회를 버리고 나온 자들이 역사를 움직이는 힘이라고 강조한다.

박지순 옮김. 304쪽. 1만7천원.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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