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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사회 속 외로움…노리나 허츠 '고립의 시대'

송고시간2021-11-1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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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는 공동체에서 개인으로, 개인은 더 미세한 존재로 분해해 서로 이름조차 모르는 고립된 섬이 되어간다는 의미였다.

코로나 이전부터 사람들은 이미 '고립된 섬'에서 살고 있었다고 영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노리나 허츠는 말한다.

최근 국내에 번역돼 출간된 저서 '고립의 시대'(원제 The Lonely Century)를 통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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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극복하려면 돌봄과 온정·협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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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지식하우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 내년 트렌드로 '나노 사회'를 꼽았다. 사회는 공동체에서 개인으로, 개인은 더 미세한 존재로 분해해 서로 이름조차 모르는 고립된 섬이 되어간다는 의미였다.

코로나19로 모임은 크게 줄었다. 일터에서 재택근무는 활성화했다. 회사 동료들은 메신저와 화상 프로그램을 통해 소통했다. 이에 따라 회사에 나와 동료들과 이야기할 시간은 크게 줄었다. 본격적인 비대면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이전부터 사람들은 이미 '고립된 섬'에서 살고 있었다고 영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노리나 허츠는 말한다. 최근 국내에 번역돼 출간된 저서 '고립의 시대'(원제 The Lonely Century)를 통해서다.

스마트폰
스마트폰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사회가 원자화된 배경에는 2000년대 초반 등장한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가 있다. '좋아요', '리트윗', '팔로'를 쫓느라 사람들은 주변을 챙길 시간이 부족해졌다. 휴대전화에 빠진 파트너 때문에 결혼 생활 상담사에게 외로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이는 수많은 원인 가운데 한두 개에 불과할 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21세기 외로움 위기의 근본적 원인은 "유난히 가혹한 형태의 자본주의, 즉 자유가 최우선시되는 신자유주의"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외로움은 파트너, 가족, 친구, 이웃 등 일상적으로 교류하는 사람들이 우리를 무시하거나 보지 못하거나 보살피지 않을 것 같은 기분만이 아니다. 외로움은 우리의 동료 시민, 고용주, 마을공동체, 정부로부터 지지와 관심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기분이기도 하다. 또한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배제된 느낌이기도 하다.

신자유주의가 외로움을 부채질하는 건 "잔인하리만치 경쟁적인 사고방식"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선 신자유주의가 내몬 무한 경쟁 탓에 부의 불평등이 심화했다. 영국에선 소득수준 상위 1%가 차지하는 소득이 지난 40년간 3배로 급증해 하위 50%보다 5배나 많은 재산을 보유하게 됐다.

일본 도쿄의 우버이츠 배달원
일본 도쿄의 우버이츠 배달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또한 효율이 중시되면서 기업들의 재량권도 커졌다. 기업들이 정규직보다 필요에 따라 계약직 혹은 임시직으로 사람을 고용하는 긱 이코노미가 대세가 됐고, 기술발전에 따라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는 무인 매장이 점차 늘어나게 됐다.

아울러 능력주의가 꽃피우면서 재산에 따른 차별도 발생하고 있다. 도시에서는 소득 수준에 따른 분리 조치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는 민영주택 주민과 공공주택 주민의 놀이터가 구분된다. 이런 현상은 런던, 도쿄 등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저자는 "이런 행위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거나 단속하지 않는다면 시장은 자꾸 분리를 시도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본다.

저자는 신자유주의가 촉발한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선 모래알처럼 흩어진 이 세계를 다시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자본주의를 공동선과 다시 연결하고 자본주의의 심장부에 돌봄과 온정과 협력을 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이 나서야 한다. 저자는 부유세 도입, 다국적기업의 세율 인상 등과 함께 자유 계약노동자, 임시직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개인들도 노력이 필요하다. 사무실 동료들과 나눠 먹을 비스킷을 가져가거나 휴대전화를 한쪽에 치워두고 파트너나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저자는 곁들인다.

저자는 "이 외로운 세기에 덜 외로워지려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많이 접촉해야 한다"고 말한다.

웅진지식하우스. 492쪽. 2만2천 원.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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