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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집권 10년] ⑥ 선대와 다르다…측근그룹이 없다

송고시간2021-11-2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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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0년 공식 집권 기간 허약했던 정치적 기반과 개인의 성격을 그대로 노출하며 자신만의 통치 스타일을 보여줬다.

측근 위주의 정치를 해온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사실상 측근그룹 없이 실적과 시스템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했고, 선대와 달리 부인을 공개하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같은 세습 지도자이지만 성장 과정과 정치적 기반의 차이가 가져온 결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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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공개하며 파격행보…직설적 리더십에 부작용도 커

김정은, 김일성생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김정은, 김일성생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인 지난 15일 김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참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16일 보도했다. 좌측부터 현송월 당 부부장,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리설주, 김정은, 박정천 군 총참모장.[조선중앙TV 화면] 2021.4.16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0년 공식 집권 기간 허약했던 정치적 기반과 개인의 성격을 그대로 노출하며 자신만의 통치 스타일을 보여줬다.

측근 위주의 정치를 해온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사실상 측근그룹 없이 실적과 시스템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했고, 선대와 달리 부인을 공개하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또 과거의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거나 대외적으로 과격한 언사도 주저하지 않았으며 정책 추진에서 좌고우면하지 않는 등 직설적인 리더십의 젊은 지도자 면모를 드러냈다.

◇ 짧은 후계수업에 '측근' 대신 '시스템·실적' 중시

김정은은 직위·직책에 따른 공식 서열을 중시하면서 젊고 실무 능력을 갖춘 인물을 발탁하는 등의 인사 원칙에 기반해 국정을 운영했다.

비공식적인 거대 측근 그룹에 의존해 체제를 유지했던 부친과 가장 비교할만한 통치 스타일이다. 이는 같은 세습 지도자이지만 성장 과정과 정치적 기반의 차이가 가져온 결과로 분석된다.

김정일은 1974년 후계자로 공식 선출되기 이전까지 무려 10년간 당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에서 근무하며 수많은 측근을 뒀다. 6·25전쟁 시기 중국 동북지방으로 함께 피난했던 만경대혁명학원 출신의 빨치산 유자녀들이 측근 그룹에 다수 포진됐다.

이들은 김정일이 계모 및 이복동생과의 치열한 권력투쟁과 권력 장악 전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고, 나이와 공식 권력 서열에 무관하게 권세를 누리며 체제 유지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반면 김정은은 스위스 유학 외에는 북한에서 보통교육 과정 뿐 아니라 김일성군사종합대학 과정마저 '홈스쿨링'으로 마쳤고 일반인과 격리돼 2009년 김정일의 후계자로 공식 내정되기 전까지 무직으로 있었다.

김정은·조용원·김여정, 나란히 가죽 롱코트 입어
김정은·조용원·김여정, 나란히 가죽 롱코트 입어

(서울=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최측근'으로 꼽히는 조용원 당비서(오른쪽 사진),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왼쪽 사진 가운데)과 나란히 가죽 롱코트를 입어 눈길을 끌었다. 가죽 롱코트는 북한 간부들은 좀처럼 입지 않는 옷이다. 2021.1.15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조선중앙TV 화면] nkphoto@yna.co.kr

그러다가 김정일이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회복되며 서둘러 후계 수업에 들어갔으나 불과 3년여 뒤 김정일이 사망하면서 27세의 어린 나이에 권좌에 올랐다.

주변에는 비슷한 동년배 측근이 없었고 고모부 장성택 등 부친의 측근들은 자신을 어리게만 보는, 신뢰할 수 없는 '올드보이'인 셈이어서, 10년간 꾸준한 세대교체를 통해 정계에서 완전히 퇴출했다.

대신 노동당 대회와 전원회의, 정치국 회의 등 다양한 공식 협의체를 통해 노선과 정책을 결정하는 시스템 통치를 정상화했고, 세대교체를 하면서도 실무 능력을 위주로 등용하고 문제가 생기면 가차 없이 방출했을 뿐, 측근세력을 만들거나 관리하려는 경향을 보이지 않았다.

현재 김정은의 '사적인 신임'을 받고 공식 서열을 뛰어넘어 김정은과 모든 것을 논의할 수 있는 측근은 조용원 노동당 조직비서와 김여정 국무위원 겸 당 부부장, 현송월 당 부부장 등으로 손에 꼽힌다.

◇ 복잡한 여성관계 부친과 달리 아내 공개하며 정상국가 지도자 과시

불화설은 무색…김정은ㆍ리설주, 웃으며 공연 관람
불화설은 무색…김정은ㆍ리설주, 웃으며 공연 관람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ㆍ2월 16일) 기념공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TV가 18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1.2.18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김정은 정권이 공식 출범한 석 달 뒤 2012년 7월 조선중앙TV에는 모란봉악단 공연을 관람하는 김정은 옆자리에 한 여성이 등장했다. 세련된 투피스 정장을 입은 이 여성은 북한 퍼스트레이디 리설주.

당시만 해도 리설주의 실체를 두고 여동생 김여정이라는 관측이 무성할 정도였다. 그도 그럴 것이 1970년대 중반 김정일 후계체제 때부터 최고지도자의 부인 실체는 금기어였기 때문이다.

특히 주민들은 최고지도자의 부인이 누구인지 알지 못했고 알아서도 안 됐던 만큼, 부인 공개는 대외적으로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에게도 가히 충격이었다.

김정일은 생존 기간 김일성 앞에서 결혼한 김영숙 외에 첫 번째 동거녀인 유부녀 출신의 성혜림, 김정은의 생모 고용희, 김옥 등 최소 4명의 동거녀를 뒀다.

<그래픽> 김정은 가계도
<그래픽> 김정은 가계도

김정일의 복잡한 여성 관계는 사생활에 그치지 않고 후계자 자리를 두고 치열한 권력 암투를 낳았으며, 일찍이 생모를 여윈 김정은의 삶도 순탄치 않아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지기 전까지 무직으로 지낸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결국 부친의 여성 편력으로 인한 트라우마와 거부감은 김정은이 권좌에 오르자마자 부인을 전격 공개하고 '여사' 또는 '동지'라고 호칭을 쓰며 퍼스트레이디의 지위를 확실히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북소식통들에 따르면 특히 김정은은 리설주를 공식 퍼스트레이디 뿐아니라 아내로서도 존중하고 돈독한 부부 사이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백두산 오른 북한 김정은…리설주 동행
또 백두산 오른 북한 김정은…리설주 동행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 간부들과 함께 군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TV가 4일 보도했다. 부인 리설주 여사도 동행했다. 사진은 중앙TV가 공개한 김 위원장과 리 여사의 모습. 2019.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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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일 정책·관행' 공개 비판…직설적 통치방식 오히려 미숙함 노출

김정은은 '수령의 무오류성'을 내세웠던 부친과 달리 현실을 직시하고 정책과 추진 과정의 오류를 과감히 인정하며 치부를 감추지 않는 '거침없고 솔직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정책 미달과 실패를 공식 시인하는가 하면 김정일 집권 시기 정책과 관행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바로잡기'에 나섰다.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개회사를 통해 5년간의 국가경제발전 계획이 "거의 모두 엄청나게 미달"했다고 밝히는가 하면 이어진 당 전원회의에서는 경제계획을 형식적으로 세우는 오랜 관행을 거칠게 질타했다.

김정일의 업적 중 하나인 금강산관광사업을 '대남의존정책'으로 공개적으로 깎아내리며 매우 잘못했다고 비판하는가 하면 김정일 시절의 협동농장이 오늘의 모델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북한 김정은, 금강산 관광지구 현지 지도
북한 김정은, 금강산 관광지구 현지 지도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지구를 현지 지도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2019.10.23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photo@yna.co.kr

또 김정일 체제의 대표적 병폐로 꼽히는 '단위 특수화', 즉 노동당과 군부 등 이른바 힘센 특수기관들이 알짜배기 기업과 이득을 독점·독식하던 행태에 "당권, 법권, 군권을 발동해 단호히 처갈겨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김정은의 시찰이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서 사회 여러 문제점을 비판하는 건 이제는 너무 흔한 일이 돼버렸다.

이 과정에서 직설적이고 다혈질적인 기질을 그대로 노출했는데, 때로는 젊은 세습 지도자의 '즉흥적이고 기분주의적인 결정'으로 비치기도 했다.

그의 이런 성격은 대남관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고 문재인 대통령과 세 차례 정상회담에도 남북관계가 풀리지 않자 전 세계에 공개되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문 대통령에게 '오지랖 넓은 중재자'라고 비아냥거리며 비신사적 모습을 드러냈다.

더욱이 남북관계 경색 속에서 지난해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사건이 발생하자 남측 당국이 방치했다며 남측 국민의 세금 수백억 원으로 지어진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해 버리는 충격적 행태를 보여 전 세계의 비난을 샀다.

또 김정일의 경우 남북 간 경색 국면에도 민간단체들의 교류를 통해 소통하고 활로를 열어뒀지만, 김정은은 '뒷거래 안 한다'며 차단막을 치고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국경 봉쇄를 고집하며 경제 어려움을 가속했다.

다분히 젊은 지도자가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즉흥적이고 직설적인 통치로 노련함의 부족을 노출하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이 폭파한 개성공단 남북 연락사무소 일대
북한이 폭파한 개성공단 남북 연락사무소 일대

(서울=연합뉴스) 북한이 16일 오후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
위편 사진은 2019년 5월 파주 도라 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일대의 모습. 아래 사진은 국방부가 공개한 것으로 북한이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뒤 화염이 일어나고 있는 모습으로 연락사무소는 물론 주변 건물의 모든 시설물이 피해를 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2020.6.16
[연합뉴스 자료사진ㆍ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kmpooh@yna.co.kr

ch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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