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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마을관광]② 동백숲과 300년 함께한 동백마을

송고시간2021-11-1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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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매섭게 몰아치는 추위 속에도 꽃망울을 터트리는 '동백'(冬柏)의 꽃말이다.

제주 사람들에게 동백꽃은 더없이 친숙하다.

제주에서도 특히 동백마을로 유명한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2리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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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숲 지키고 가꿔온 헌신…대표 동백마을로 우뚝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연 매출 5억원 올리기도

(서귀포=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나는 당신만을 사랑합니다."

눈 쌓인 동백꽃
눈 쌓인 동백꽃

(서귀포=연합뉴스) 제주 서귀포시에 동백꽃이 활짝 피어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겨울 매섭게 몰아치는 추위 속에도 꽃망울을 터트리는 '동백'(冬柏)의 꽃말이다.

새하얀 눈 속에서 붉은빛으로 피어나는 동백은 김유정의 소설에서처럼 알싸한 매력을 내뿜는다.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하면서도 정열적이다.

제주 사람들에게 동백꽃은 더없이 친숙하다. 마을 어귀와 오름 등 제주 곳곳에서 쉽게 동백을 볼 수 있다.

제주에서도 특히 동백마을로 유명한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2리로 떠나보자.

◇ 신비의 동백나무숲

지난 9일 찾은 신흥2리 동백나무숲.

마을 한가운데 자리한 숲에 들어가자 하늘 높이 자란 동백나무들이 그 자태를 드러냈다.

10m를 훌쩍 넘는 동백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어 마치 한라산 중산간 곶자왈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이 숲에는 동백나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선흘2리 동백나무숲
선흘2리 동백나무숲

(서귀포=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지난 9일 촬영한 제주 서귀포시 선흘2리 동백나무숲 입구 모습. 2021.11.17

참식나무, 생달나무, 귤나무, 대나무, 팽나무, 후박나무 등 다양한 나무들이 함께 자라나고 있다.

숲은 탐방로를 따라 느린 걸음으로 걸어도 10분 남짓한 시간이면 전체를 다 보고도 남을 정도로 아담하다.

하지만 묘한 신비로운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아직 꽃을 피우기 전이라 꽃 대신 동백 열매가 숲길 이곳저곳에 떨어져 있었다.

동백은 11∼12월 꽃을 피운다고 하지만, 이곳 신흥2리에선 동백이 조금 늦은 12월부터 피기 시작해 1∼2월에 절정을 이룬다.

동백은 아기 주먹만 한 꽃을 피워냈다가도 어는 순간 '툭' 하고 꽃송이 전체를 땅에 떨구는 게 특징이다.

1월 중순 즈음에는 이곳 탐방로에는 붉은 레드카펫을 깔아 놓은 것처럼 동백꽃 길이 방문객들에게 황홀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신흥2리는 이곳 동백나무숲과 300년 넘는 긴 세월을 함께 했다.

숲 입구에 있는 안내문이 마을이 생긴 유래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선흘2리 동백나무숲
선흘2리 동백나무숲

(서귀포=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지난 9일 촬영한 제주 서귀포시 선흘2리 동백나무숲 입구 모습. 2021.11.17

신흥2리는 서귀포시 남원읍의 맨 동쪽에 있는 중산간 마을이다.

1706년(숙종 32년) 광산 김씨 일가가 '여웃내'(여운내) 또는 '여옷내'(여온내)라 불렸던 이 지역에 정착해 살면서 마을이 생겨났다.

마을이 생길 당시 주민들은 방풍림 용도로 동백나무를 심었는데, 나무들은 군락을 이루며 지금까지 오랜 세월을 이어오고 있다.

가장 오래된 동백나무 나이가 300년이 넘은 셈이다.

재미있는 것은 100세를 바라보는 할머니가 17살 때 마을로 시집올 때 이곳 동백나무 나이가 300년이 넘었다고 들었다는데 지금도 여전히 동백나무 나이를 300여 년 됐다고 말씀하신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다.

오랜 세월 마을이 동백나무와 함께했고 마을 사람들이 동백을 소중히 아끼고 지켜왔다는 것이다.

동백나무숲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1973년 4월 제주도 지방기념물 제27호로 지정됐다.

제주 대표 동백마을 선흘2리
제주 대표 동백마을 선흘2리

(서귀포=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지난 9일 촬영한 제주 서귀포시 선흘2리. 2021.11.17

◇ 진정한 동백마을로 거듭

동백과 오랜 세월 함께한 마을이지만, 동백마을로 이름을 알리게 된 건 사단법인 '동백고장보전연구회'의 노력이 많다.

2007년 마을 청년 중심으로 결성된 동백고장보전연구회는 마을이 생긴 지 300년이 된 것을 기념해 마을에 토종 동백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2008년부터 2014년까지 7년간 300그루를 심으며 마을을 더욱 '동백마을'답게 만들었다.

덕분에 마을 곳곳 어디를 가든 친근하게 동백나무를 만날 수 있다.

특히, 마을 주민들은 서귀포시와 함께 뜻을 모아 개인 사유지였던 동백나무숲을 공유화하는 결실을 보기도 했다.

2009년의 일이었다.

이러한 노력은 제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전통마을 숲 부문 어울림상', 제10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아름다운 숲지기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동백고장보전연구회는 동백마을 방문자센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방문객을 맞이한다.

동백꽃과 함께 선흘2리 할머니들도 '활짝'
동백꽃과 함께 선흘2리 할머니들도 '활짝'

(제주=연합뉴스) 지난 2010년 동백꽃과 동백 씨를 들고 있는 제주 서귀포시 선흘2리 어르신들. 2010.2.4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주 토종 동백나무에서 얻은 동백을 이용한 동백비누 만들기와 주민들이 재래식으로 압착해 짜낸 동백기름을 맛볼 수 있는 동백비빔밥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동백마을에서 짜낸 동백기름은 품질 좋기로 유명하다.

동백 열매를 하나하나 손으로 골라내고 재래식으로 기름을 생산하고 있어 그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국내 대형 화장품 업체에 납품할 정도다.

가을철 감귤 수확시기와 맞물린 농번기에 숲에 떨어진 동백나무 열매를 줍는 일은 대부분 할머니의 몫이다.

10월쯤 동백 열매가 무르익어 나무에서 저절로 떨어지면 매일 아침저녁으로 열매를 주워 모아 마을 방앗간에서 기름을 짠다.

아이들과 여성들이 즐거워하는 동백비누 만들기 체험은 제주동백마을 방앗간에서 마을 주민들이 직접 생산한 동백기름을 생활에서 활용하는 방법과 효능에 대해 배우고 직접 천연 동백비누를 만들어 볼 수 있다.

진피와 녹차, 백련초 등 천연재료를 피부에 맞게 첨가해 천연비누를 만들어 직접 가져갈 수 있어 인기가 좋다.

먹음직스러운 동백비빔밥
먹음직스러운 동백비빔밥

(서귀포=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지난 9일 촬영한 제주 서귀포시 선흘2리 동백 음식 체험에서 선보인 동백비빔밥. 2021.11.17

동백 음식 체험은 동백기름의 제조과정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식용 동백기름을 이용해 조리한 다양한 동백요리를 먹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주민들이 직접 채취한 제주 고사리와 동백기름이 첨가된 드레싱 야채샐러드, 동백기름으로 양념한 톳을 넣어 지은 톳밥 등을 맛볼 수 있어 제주의 향기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이를 통해 버는 수익은 그대로 마을발전기금으로 적립된다.

지난 2010년 1천만원이던 매출은 점차 사업이 번창하면서 2018년 5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수익이 3억5천만원 가량으로 줄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매출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11월을 전후해 가족단위 여행객과 견학팀 예약이 이어지고 있다.

오동정 동백고장보전연구회장은 "마을의 자랑인 '동백'을 통해 발전하는 마을로 만들고 싶은 희망을 품고 있다"며 "민박을 통한 머무는 관광을 통해서도 방문객들에게 마을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느끼게 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동백꽃이 피는 겨울 외에도 감귤꽃이 피는 봄철, 감귤이 익는 가을철 등 사시사철 동백마을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하는 오동정 동백고장보전연구회장
인터뷰하는 오동정 동백고장보전연구회장

(서귀포=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지난 9일 제주 서귀포시 선흘2리 동백마을 방문자센터에서 인터뷰하는 오동정 동백고장보전연구회장. 2021.11.17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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