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고발사주' 손준성 검사 구속영장 재청구 고심
송고시간2021-11-12 15:35
촉박한 시간에 '판사 사찰 문건'·'장모 대응 문건' 의혹 등 새 변수

(과천=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의 핵심 연결고리로 지목된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차장검사급)을 태운 승용차가 10일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로 들어가고 있다. 2021.11.10 pdj6635@yna.co.kr
(과천=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핵심 피의자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을 두 차례 소환 조사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구속영장을 재청구를 놓고 고심 중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손 검사는 전날 오후 과천 공수처 청사에 재출석해 10일 2차 소환조사에서 하지 못한 조사 열람을 3시간가량 했다.
손 검사는 지난해 4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일하며 소속 검사들에게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 작성과 근거 자료 수집을 지시하고 이를 국민의힘 김웅 의원에게 보내 고발을 사주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를 받는다.
그는 2차 조사에서도 고발장 작성과 전달 등 이번 의혹에 대해 관여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공수처가 이달 5일 대검찰청 감찰부 등을 압수수색하며 확보한 새로운 단서를 조사에서 들이밀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공수처는 고발장 작성자를 '성명불상'으로 했던 구속영장 청구나 1차 소환 조사 때와 비슷하게 2차 소환조사에서도 결정적인 증거를 내밀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공수처는 두 차례 소환에서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조사가 마무리됐다고 보고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이 건으로 손 검사를 다시 부르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일단 손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를 검토하고 있지만, 쉽게 결정을 내리지는 못하고 있다.
영장이 한 차례 기각됐기 때문에 또다시 기각된다면 수사가 완전히 동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변수도 등장했다. 공수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때 벌어졌던 '판사사찰 문건' 불법 작성 의혹 사건과 관련해 윤 후보에 이어 손 검사도 입건했다.
여기에 더해 권순정 대검 전 대변인이 일부 기자들에게 '장모대응 문건'을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이 15일 손 검사와 권 전 대변인을 공수처에 고발할 예정이다.
공수처로서는 고발 사주 의혹뿐 아니라 나머지 두 의혹도 손 검사가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일할 당시 벌어졌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묶어서 수사하는 것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효율적일 수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이 세 의혹의 최종 종착지는 윤 후보이기 때문에 대선 일정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대선 후보 등록은 내년 2월 13일, 공식 선거 운동은 같은 달 15일부터다.
공수처가 고발 사주 의혹 수사를 시작한 것은 9월 9일이다. 두 달 동안 진행된 수사의 진행 정도를 고려한다면 세 사건을 동시에 수사하다간 선거 개입 논란이 더 커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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