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 imazine] "혼령 떠난 뒤 그 허한 뒷맛"…헛제삿밥과 안동식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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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연합뉴스) 국내에서 경북 안동만큼 유교적 전통이 잘 살아있는 지역이 없다.

1999년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한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나흘간의 짧은 방문 기간에 안동 하회마을을 찾은 것도 이 때문이다.

유교 문화를 상징하는 도시 안동을 대표하는 음식에는 어떤 게 있을까?

가장 대표적인 걸 꼽으라면 안동식혜를 들 수 있다.

안동식혜는 밥에 무를 썰어 넣고 생강즙, 고춧가루, 엿기름물을 넣고 따뜻한 곳에서 발효시켜 만든 음료다.

경북 안동과 영양, 청송 등 북부권역에서 먹던 대표적인 겨울 음식으로, 온도가 높으면 쉬기 쉬워서 겨울에만 먹는다.

살얼음이 살짝 낀 식혜를 장독에서 건져 먹는 맛은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모른다.

제사를 지낸 뒤 새벽에 잠자리에 들면 소화가 안 되니 소화제 역할을 한 음료수가 안동식혜라고 알려져 있다.

안동을 비롯한 경상도 지역에서는 제사를 지낸 음식 재료로 비빔밥을 만들어 먹곤 했다.

이런 전통에서 착안한 메뉴가 '헛제삿밥'이다.

'의미 없다', '이유 없다'는 의미를 지닌 접두사 '헛'이 붙은 것에서 미뤄 짐작할 수 있듯, 제사음식을 흉내 내어 장만한 갖가지 나물과 반찬, 밥을 한데 버무려 먹는 음식이다.

음식의 탄생 기원이 흥미롭다. 조선 시대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등에서 공부하던 학자와 유생들이 출출함을 달래려 일부러 제사상을 보게 한 뒤 그 제사음식만 먹었다는 설이 전해진다. 제사를 핑계로 허기를 달랜 셈이다.

어떤 시인은 '혼령 떠나고 난 뒤의 그 심심한 뒷맛'이라는 말로 안동의 헛제삿밥을 표현했다.

헛제삿밥을 제사음식처럼 보이게 하는 메뉴는 제기 위에 올라가 있는 것들로, 쇠고기 꼬치와 간고등어 꼬치, 배추전과 호박전, 다시마전, 두부전, 삶은 계란 등이다. 다시마와 무, 두부를 넣고 끓인 탕도 곁들인다.

특이한 것은 상어고기 꼬치로, 경상도 지역에서는 돔배기로 불린다.

헛제삿밥이 상업화돼 식당에서 팔리게 된 것은 진성 이씨 집안의 맏며느리였던 조계행 씨 덕분이다.

조 씨는 안동민속촌에서 헛제삿밥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는데 이후 며느리인 방옥선 씨 등에 의해 전수됐다.

기획·구성 성연재 여행전문기자·편집 박정연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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