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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마을관광]① "너와 나 함께라면 좋아" 제주 머체왓숲길

송고시간2021-11-1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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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 잔뜩 움츠러들었던 제주 관광도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제주의 자연·문화·사람이 함께 어우러진 '힐링 여행', 마을 주민과 관광객이 모두 만족하는 '행복 여행'을 만들어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곳 한남리가 '머체왓숲길'로 유명세를 치르며 제주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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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더 많은 관광객 몰려…올해 20만명 기대

난개발로부터 마을주민 모두가 지켜낸 숲 '10년째 운영'

[※ 편집자 주 = 단계적 일상 회복을 뜻하는 '위드 코로나'가 도래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 잔뜩 움츠러들었던 제주 관광도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제주의 자연·문화·사람이 함께 어우러진 '힐링 여행', 마을 주민과 관광객이 모두 만족하는 '행복 여행'을 만들어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 마을 주민이 합심해 지역 경제도 살리고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도 지키는 착하고 건강한 제주의 마을 관광지를 주 1회씩 5차례에 걸쳐 안내합니다.]

머체왓숲길 입구
머체왓숲길 입구

(서귀포=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지난 9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머체왓숲길 입구 모습. 2021.11.10

(서귀포=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한라산 중산간의 드넓은 초원을 간직한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오랜 세월 농업과 목축을 주업으로 땅을 일구며 살아온 사람들이 모여 만든 마을이다.

드넓게 펼쳐진 초지를 고이오름, 넙거리오름, 머체오름, 사려니오름 등 수많은 오름이 포근하게 감싸 안고 있다.

이곳 한남리가 '머체왓숲길'로 유명세를 치르며 제주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 맑은 날의 행복, 흐린 날의 낭만

지난 9일 머체왓숲길을 찾았다.

입구를 지나 드넓게 펼쳐진 초원. 그 한복판에 서 있는 나무 한 그루가 시선을 잡아끌었다. 아니, 가까이서 자세하게 보니 두 그루다.

조록나무와 동백나무.

서로 다른 나무가 마치 한그루처럼 다정하게 서 있어 '느영나영 나무'라는 애칭이 붙었다.

'느영나영'은 '너랑나랑'이란 뜻의 제주어다.

느영나영 나무와 망아지
느영나영 나무와 망아지

(서귀포=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지난 9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머체왓숲길에 있는 느영나영 나무와 그 곁에서 풀을 뜯는 망아지. 2021.11.10

관광객들은 연인 같기도 하고 부모와 자식 같기도 한 나무를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다 자연스레 카메라 또는 휴대전화를 들고 연방 사진을 찍게 된다.

나무 주변으로 조그만 말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어 먹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하는데 '목가적'(牧歌的)이란 말이 어울리는 순간이다.

가을에는 초원에 메밀꽃이 피어 환상적인 풍경을 자아내고, 봄에는 노란 유채꽃이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에는 오름들 너머로 우뚝 솟은 한라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문득 피크닉을 하고 싶다면 얼마든지 머체왓숲길 방문객지원센터 카페에서 피크닉 세트를 구매해 오붓한 시간을 즐길 수도 있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유명 드라마의 명대사를 굳이 빌지 않더라도 함께라면 '맑은 날의 행복', '흐린 날의 낭만'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머체왓숲길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머체왓숲길 피크닉
머체왓숲길 피크닉

(서귀포=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지난 9일 촬영한 제주 머체왓숲길을 소개한 브로슈어. 2021.11.10

◇ 마을주민이 지켜낸 숲길

tvN 예능 '바퀴 달린 집' 촬영지이자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아신전'에서 죽은 자를 살린다는 '생사초'를 발견한 신비의 숲 촬영지로 알려진 제주 머체왓숲길.

'머체왓'은 '돌무더기와 나무가 한껏 우거진 밭'이란 뜻의 제주어다.

'머체'는 돌이 쌓이고 잡목이 우거진 곳을 뜻하고, '왓'은 밭을 의미한다.

원래 이곳은 소와 말을 방목해 키우던 마을공동목장이었다.

조선시대에는 국영목장이 이곳 한남리 일대에 있을 정도로 번성했다.

하지만 목축업이 쇠퇴하면서 1990년대 마을공동목장에 골프장이 들어설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아 목장을 지켜냈고, 활용방안을 고민한 끝에 2012년 머체왓숲길이 탄생하기에 이른다.

언뜻 봐선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이었을까 싶을 정도의 원시림을 간직한 머체왓숲은 산 중턱 목장과 제주에서 세번째로 긴 서중천 계곡을 따라 두 개의 탐방코스로 나뉜다.

머체왓숲길 안내도
머체왓숲길 안내도

(서귀포=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지난 9일 촬영한 제주 머체왓숲길 입구 안내도. 2021.11.10

주차장 입구에 설치된 안내판에서 1코스 머체왓숲길(6.7㎞, 2시간 30분), 2코스 소롱콧길(6.3㎞, 2시간 30분) 등 2개 코스를 확인할 수 있다.

머체왓숲길 코스 중간 즈음에는 제방남기원쉼터, 전망대에서 마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망원경도 있다.

소롱콧길 코스 삼나무숲에는 40∼50년 전 주민들이 실제로 거주했던 머쳇골 옛집터를 볼 수 있다.

다만, 머체왓숲길 코스는 숲휴식년제 도입으로 2021년 한해동안 탐방을 중단하고 있다.

머체왓숲에는 황칠나무·청미래덩굴·예덕나무·계피·감초·편백나무열매 등 건강 약재가 많은데 코스를 한바퀴 완주한 탐방객을 위한 건강약재차와 귤효소차, 편백 족욕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모두 마을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

머체왓숲길 판매 상품
머체왓숲길 판매 상품

(서귀포=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 머체왓숲길은 관광객들을 위한 피크닉세트와 꿀, 건강약재차 등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9일 촬영한 머체왓숲길 판매 상품. 2021.11.10

◇ 코로나19 이후 더 많은 관광객

2012년에 첫선을 보인 머체왓숲길은 올해로 10년을 맞고 있다.

마을주민 중심으로 조직한 머체왓숲길영농조합법인이 숲길을 관리하며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수익사업을 통해 마을 소득을 창출해내고 있다.

주민 20여 명이 해설사로 나서 '해설사와 함께 걷는 머체왓숲길' 행사를 진행하고 있고, 문화공연도 연다.

마을에서 생산한 농산물과 꿀, 약재 등을 활용한 상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마을 주민이 직접 운영하며 환경을 지키고 숲길을 잘 가꿔온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2018년 산림청 주최 '제1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공존상을 받았다.

이어 올해는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로부터 웰니스 관광지 인증을 받기도 했다.

덕분에 탐방객이 해마다 꾸준히 늘어나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첫해 탐방객이 1만 명에 불과했으나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에는 10만 명으로 늘었다.

머체왓숲길
머체왓숲길

(서귀포=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지난 9일 제주 머체왓숲길을 걷는 제주도민. 2021.11.10

특히,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친 지난해에는 더 많은 16만 명이 찾았고 올해는 20만 명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위드 코로나 시행 전후를 기해 이전보다 탐방객이 60∼70% 늘었다.

탐방객 중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 1980~2000년대 출생)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코로나19 사태가 2년째 이어지면서 과거 단체관광 대신 비대면(언택트·Untact)·개별·소규모·안전 관광으로 관광산업의 체질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고철희 머체왓숲길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실내보다는 실외 관광지를, 기존 관광지와는 다른 새로운 곳을 찾기 시작하면서 많은 관광객이 이곳 머체왓숲길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에서 2주간 제주를 찾은 관광객 오은희(62), 권중자(61) 씨는 "제주를 많이 돌아다녔는데도 보면 볼수록 갈 곳이 참 많은 것 같아 오래 머물며 관광하게 된다"고 말했다.

머체왓숲길을 처음 찾은 이들은 "올레길과는 달리 광활하게 탁 트인 초원이 아주 매력적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인터뷰하는 고철희 대표
인터뷰하는 고철희 대표

(서귀포=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지난 9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머체왓숲길에서 고철희 머체왓숲길영농조합법인 대표가 인터뷰하고 있다. 2021.11.10

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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