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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어왕' 열연 이순재 "리더는 쓴소리 들을 줄 알아야"

송고시간2021-11-04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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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 모두가 사랑하는 대배우 이순재(88).

지난 3일 연극 '리어왕'을 공연 중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분장실에서 만난 그는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진정한 리더는 쓴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다양한 여론을 정확하게 가려내는 안목도 필요하다. 이런 면에서 참모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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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년 연기 생활, 새로움에 도전했기에 가능했다"

"'늙은이 시트콤' 해보고 싶어…열심히 한 배우로 기억되길"

인터뷰하는 배우 이순재
인터뷰하는 배우 이순재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연극 '리어왕'에 출연 중인 배우 이순재가 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11.4
mjk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셰익스피어는 귀족 출신이 아니었는데, 평민에 대한 연민이 상당합니다. 특히 '리어왕'은 권력자나 집권자의 평민에 대한 인식을 강조합니다."

남녀노소 모두가 사랑하는 대배우 이순재(88). 지난 3일 연극 '리어왕'을 공연 중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분장실에서 만난 그는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작품 속 한 대목을 읊었다.

"이 잔인한 폭풍을 견디고 있을 가난하고 헐벗은 자들아! 머리를 누일 집 한 칸 없이,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누더기를 걸치고 어떻게 이 험한 날씨를 견디었느냐. 내가 그동안 그들에게 너무나 무관심했구나. 부자들이여! 가난한 자들의 고통을 몸소 겪어봐라. 넘쳐나는 것들을 그들과 나누고 하늘의 정의를 실천하자."

그는 "작품을 보면 '자식들에게 빨리 유산을 물려주면 안 되겠구나' '큰일 나겠네' 하는 것을 느끼겠지만, 핵심은 최고 권좌에 있던 사람이 나락으로 떨어지면서 비로소 가난한 사람을 인식하게 된다는 것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리더는 쓴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다양한 여론을 정확하게 가려내는 안목도 필요하다. 이런 면에서 참모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정권을 예로 들며 "당시 충신들이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이대로는 안 된다'고 말했어야 한다. 또 리더는 그것을 알아들을 줄 알아야 했다. 권력자가 되면 좋은 말만 듣고 싶어 하지만, 참과 거짓을 분별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 "민주주의 사회에서 리더는 투표로 선택된다. 반대했던 국민이 '아, 내가 잘못 반대했구나' 할 수 있는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 퇴임할 때 반대자의 30%는 지지 세력으로 데려올 수 있는 포용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인터뷰하는 배우 이순재
인터뷰하는 배우 이순재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연극 '리어왕'에 출연 중인 배우 이순재가 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11.4
mjkang@yna.co.kr

제14대 국회의원(서울 중랑구갑)을 지내기도 했던 이순재는 당시 정치 활동을 하며 생각한 것들도 털어놨다.

그는 "권력은 국민에게 있는데 가끔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 국회의원이 공항에서 출국 때 몸수색을 하니까 '왜 하냐'고 했다. 권력은 국민이 잘하라고 위임한 것인데 머슴이 되겠다면서 특권을 누리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권력을 쥐게 되면 유혹이 많다"면서 "원칙을 지키려는 자제력이 필요하다. 결코 공짜 돈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리더는 청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순재는 1956년 서울대 철학과 3학년 때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했다. 1960년 극단 실험극장의 창단 멤버로 소극장 운동에 참여했고, 1964년 TBC가 개국하면서 TV에 등장했다.

이후 '사랑이 뭐길래' '허준' '이산' '거침없이 하이킥' '그대를 사랑합니다' '꽃보다 할배' '덕구' '부릉부릉 천리마마트' '그랜파' '갓파더' 등 드라마, 영화, 예능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왕성하게 활동해왔다. '돈키호테' '세일즈맨의 죽음' '앙리할아버지와 나' '장수상회' 등 연극 무대에도 올랐다.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이 350여 편에 달한다.

연극 무대 선 이순재
연극 무대 선 이순재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연극 '리어왕' 인터뷰를 마친 배우 이순재가 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1.4
mjkang@yna.co.kr

올해로 연기 인생 65년의 그는 배우를 "독립적인 예술창조자"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배우는 비슷한 작품에서도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도전해야 한다. 새로운 것을 만들려는 의욕과 그 과정에 바로 배우의 생명력과 보람이 있다"고 했다.

이어 "나는 좋아서 하는 것이니 꾸준히 해보려고 단역부터 시작했다. 그동안 했던 다양한 역할이 바탕이 돼 새로운 캐릭터가 창조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연기 생활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도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기의 기본은 '말'이라고 단언했다. "배우는 언어 전달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셰익스피어는 언어가 정확하지 않으면 내용이 전달되지 않는다"면서 "배우는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표준어를 구사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순재는 그간 배우로 살아오며 특별히 보람된 일은 없었다고 했다. 자기 일을 꾸준히 해온 것이 그나마 보람이었다면서 "열심히 활동한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나 드라마는 모르겠지만 연극 무대에서 '리어왕' 이상의 큰 작품은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늙은이 시트콤'은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신구, 최불암, 박근형과 모이면 인생의 해학이 나올 것 같습니다."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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