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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네트워크에서 자라난 극단주의라는 괴물

송고시간2021-11-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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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프린터와 복사 기술은 과학의 진보에 따라 디지털 소셜미디어로 대체됐을 뿐, 극단주의자들은 새로운 기술로 무장한 선전을 통해 대중들을 또다시 생각의 극단으로 내몰아갔다.

책은 극단주의가 어떻게 사람들을 사로잡고, 교육하며 연결하고 행동으로 이끄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저자에 따르면 오늘날 극단주의자들은 청년들을 네트워크로 끌어들이기 위해 소셜미디어에서 공격적인 모집 캠페인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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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주의 민낯 파헤친 '한낮의 어둠' 출간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독일 출신의 유대인 철학자 발터 베냐민(1892~1940)은 1936년 스크린 프린트와 초기 복사 기술의 발명이 파시즘의 발흥에 일조했으며 이런 기술이 미디어와 예술, 정치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80여 년이 지났지만, 베냐민의 탁월한 통찰은 여전히 유효하다. 스크린 프린터와 복사 기술은 과학의 진보에 따라 디지털 소셜미디어로 대체됐을 뿐, 극단주의자들은 새로운 기술로 무장한 선전을 통해 대중들을 또다시 생각의 극단으로 내몰아갔다.

율리아 에브너 런던 전략대화연구소 연구원이 쓴 '한낮의 어둠'(원제: Going Dark)은 저자가 백인 인종주의자, 여성 혐오주의자, 기독교 근본주의자, 이슬람 지하디스트, 음모론자로 각각 구성된 세계극단주의 단체 10여 곳에 잠입해서 쓴 르포르타주다. 책은 극단주의가 어떻게 사람들을 사로잡고, 교육하며 연결하고 행동으로 이끄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모스크 자폭테러 희생자 추모 기도회 여는 아프간인.
모스크 자폭테러 희생자 추모 기도회 여는 아프간인.

[연합뉴스 자료사진. AFP 제공]

저자에 따르면 오늘날 극단주의자들은 청년들을 네트워크로 끌어들이기 위해 소셜미디어에서 공격적인 모집 캠페인을 벌인다. 이들은 실시간 음성채팅으로 가입자를 심사하고, 암호화된 채팅방을 활용한다.

또한 현실에서 벌이는 극단적인 행동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한다. 이 내용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트렌디하게 포장돼 다시 대중을 포획한다. 극단주의자들은 청년층의 문화 레퍼런스와 게임용어를 이용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침투한다. 이들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데이팅 앱까지 선전에 활용한다.

극단주의자들은 이런 광범위한 기술을 활용해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신규 회원들에게 주입한다. 저자가 '사회화'라고 부르는 이 과정을 통해 극단적인 생각은 회원들에게 뿌리내린다.

그 과정은 은밀하면서도 강력하다. 극단주의자 지도부는 우선 회원들의 무너진 자존감을 세워준다. 회원들은 자신의 가장 은밀한 경험과 두려움, 비전을 공유하며 공동의 언어와 상징, 농담을 지도부와 함께 개발한다. 채팅방 안의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낯선 사람들은 점차 각자의 가족과 친구들을 대체하기 시작한다.

이처럼 모든 극단주의 리더들은 구성원들에게 소속감을 주고, 사회적으로 보호받고 있다는 안전감을 준다. 그 후 집단 바깥의 더 넓은 세계를 향해 반사회적인 행동을 하도록 회원들을 독려한다. 그 결과는 전 세계적으로 목도되고 있는 테러 등 일련의 극단주의적 사건들이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목격한 혐오 콘텐츠의 규모는 정신이 번쩍들 만큼 거대했고, 극단주의 운동에 참여한 젊은 사람들의 수는 낙담스러울 정도로 많았다."

저자는 극단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선 극단주의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약점을 쥐고 흔드는지를 널리 알리는 것만큼 강력한 무기가 없다고 단언한다.

아울러 온라인상에서 폭력을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 개발과 함께, 극단주의자들의 조종 전략에 대비할 수 있도록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문해력 강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겨레출판. 김하현 옮김. 384쪽. 1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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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출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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