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빈소' 사흘째 조문발길…노무현 사위, 가족대표로 조의(종합2보)
송고시간2021-10-29 22:09
박근혜, 유영하 변호사 통해 추모…박지원도 발걸음
전두환정권 군부핵심 허화평 "5·18 묻지말라"

(서울=연합뉴스) 아트센터 나비 직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21.10.28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이은정 기자 =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유족들은 29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빈소에서 사흘째 조문을 받았다.
닷새간 국가장으로 치러지는 노 전 대통령의 장례는 30일 오전 발인과 연희동 노제(路祭), 올림픽공원 영결식 등으로 사실상 마무리된다.
발인을 하루 앞둔 빈소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변호사가 가족대표로 찾았고, 김대중(DJ)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국가정보원장도 발걸음을 했다.

(서울=연합뉴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변호사가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위로하고 있다. 2021.10.29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노태우 정부에서 '6공 실세'로 불렸던 인사들은 사흘 내리 빈소를 지켰다.
보건사회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오전 빈소를 찾아 "내가 모시던 분이니까 떠나실 때까지 매일 인사하러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6공 황태자'로도 불린 박철언 전 정무 제1장관과 임재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도 줄곧 빈소를 지켰다.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도 이틀 만에 빈소를 다시 찾아 "밑에 사람들 의견을 100% 수용해주신 분이고 후덕한 분이다. 그만큼 일 많이 한 대통령도 흔치 않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노태우정부 때 야당 원내총무를 지냈던 김원기 전 국회의장도 조문하고 고인에 대해 "여소야대 국회에서 상당히 협력을 많이 해 주셔서 여당 원내총무와 많은 협상을 통해 입법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서울=연합뉴스) 전두환 정권의 군부 핵심으로 꼽혔던 허화평 전 의원이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 조문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2020.10.29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전두환 정권의 군부 핵심으로 꼽혔던 허화평 전 의원도 조문하고 취재진에 "병상에 계시다 운명하셨는데 훗날 되돌아보면 큰 업적을 남겼다. 대통령으로서 성공적인 업무를 수행했다"며 "아마 국민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이 5·18 유족에 사과한 것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는 "그 부분은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고인을 위해서도 덕담하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어 5·18 유족에 사과할 것인지 묻자 "그것도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입장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 비서실장을 지낸 허 전 의원은 '5·18 사격 지시'와 관련된 질문에는 "그건 저한테 물어보지 말라. 그때 내가 비서실장을 했기 때문에 아무 관계가 없다"며 "내가 사과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다.

(서울=연합뉴스) 27일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에 무궁화대훈장이 놓여있다. 2021.10.27 [사진공동취재단] jeong@yna.co.kr
노 전 대통령의 동생 노재우 씨 부부도 오전에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DJ 3남인 무소속 김홍걸 의원도 빈소에 발걸음을 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변호사는 오후 조문하고 취재진과 만나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돌아가시기 전에 역대 대통령들에 대해 평가를 하셨다. 그때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대통령직 업무 수행에 대해 매우 높게 평가하셨다"고 소개했다.
유영하 변호사는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신해 조문 왔다며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올려달라 하셔서 전해드리고 왔다"고만 언급했다.
강창희 전 국회의장,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각국 주한대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노태우 정부 때 특허청장을 지낸 김철수 전 상공자원부 장관, DJ정부의 한광옥 전 청와대 비서실장,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정몽준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국민의힘 조해진 박대출 한무경 서정숙 의원과 김세연 안상수 지상욱 전 의원,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서경석 주 동티모르 대사도 빈소를 찾았다.

(서울=연합뉴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나서고 있다. 2020.10.29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한광옥 전 실장은 북방외교 공헌을 업적으로 꼽으며 "과거 쿠데타 문제도 있고 하지만 공과 과를 같이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서경석 대사는 베트남전 때 노 전 대통령을 직속상관이자 대대장으로 모셨던 인연을 소개하며 "작전계획을 만들어서 대대장님께 설명하면 다른 이야기 없이 '잘하고 와' 네 마디가 끝이었던 게 인상적이다. 너그럽고 부하를 믿었다"고 추억했다.
노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강용식 전 문화공보부 차관은 방명록에 "'킹 메이커 6인방'이 함께 명복을 빕니다. 이춘구, 심명보, 현홍주, 최병렬, 이병기, 강용식"이라고 적었다.
노태우 정부 청와대에 몸담았던 김시복 공보비서관, 이양기 정무비서관, 이양래 행정비서관도 함께 빈소를 찾았다. 노 전 대통령 경호팀으로 일했던 박상범 전 경호실장도 당시 간부들 10여명과 조문했다.
빈소 옆 접객실에서는 노 전 대통령 장례위원회 유족측 장례위원인 심대평 전 충남지사, 임재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을 비롯해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 금진호 전 상공부 장관, 김진현 전 과기부 장관, 장호경 전 경호실 차장 등 관계자들이 장례 준비를 논의했다. 행정안전부 고규창 차관도 빈소에 들러 장례 일정을 논의했다.
박철언 전 장관은 발인 전날까지 장지가 정해지지 않았다며 "파주 통일동산 부근 장소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게 산림청 소유이기도 하고 해서…"라며 "검단사에 안치했다가 묘역이 확정되고 공사가 끝나야 (안장이 가능해)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https://youtu.be/REA1z3e32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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